[ 칼럼 ] 산에서 듣는 오묘한 바람 소리는 환상곡

주영일 전문기자 2026. 4.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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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나는 왜 산에 가는가?

[<사람과 산>  주영일 전문기자]      우리는 통상적으로 산에 간다고 표현을 한다. 때에 따라서는 입산이란 말을 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는 산이 무척이나 많다. 거대한 산으로 만들어진 국토는 산과 산 사이의 계곡 내지 개활지에서 산을 개간하여 농사를 지으며 촌락을 이루고 더불어 지극히 작은 소도시를 이루며 사람들이 옹기종기 살아가고 있다.

물론 근세 들어 인구가 많아지며 대도시가 인위적으로 개발 형성되고 거대한 평야도 전국에 분포되어 있지만 대체적으로 산과 산으로 형성된 국토라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산은 자연이다. 새삼스런 말 같지만 나무와 풀과 언덕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자연이 산이다. 

산이란 높은 봉우리가 있는 경우를 칭하는데 산 이름이 주어진 산들이 있는가 하면 산 이름이 없는 무명봉들이 몇 배 이상 더 많다. 무명봉의 산들이 능선을 따라 이어져 가다가 주변보다 좀 더 높은 봉우리에 올랐을 때 그 봉우리의 이름이 적혀있는 표지석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는 그제야 명산의 정상에 올랐다고 생각하며 모든 것을 이루어 내었다는 안도의 숨을 돌리기도 한다. 살아오면서 꽤나 많은 단수형의 이름이 주어진 산만을 골라 다니며 세월을 보내었다.

산의 형태가 아름다우면 명산이라고 칭한다. 통상적으로 100명산 200명산으로 구분하며 골라 다니기도 한다. 이제 산들이란 복수형의 산맥을 표현하고 싶다. 백두대간과 정맥은 산과 산들이 이어져 나가는 국토의 골격으로 산이란 단수형으로 표현할 수가 없고 복수형의 산과 산, 산들과 산들로 이어져 나간다.

이름이 주어진 산과 산 사이에는 수없이 많은 무명 봉우리의 산들이 능선에 줄지어 서 있다. 때에 따라서 무명봉들도 아름다운 경관을 보여주기도 한다.
산에는 옛사람들이 살아온 많은 역사와 흔적이 있으며 이를 토대로 산 이름들이 주어진 듯하고 능선의 재를 넘나들며 사람들이 오고 가며 소통 내지 더불어 살아간 애환이 서려 있기도 하다.

다행히 각 지자체들이 주어진 이름에 대한 애환의 스토리를 적은 팻말을 세워 놓아 이들을 보며 가슴이 뭉클해지기도 한다. 우리 선조들은 산속에서 산을 개간하며 산 사람으로 살아온 민족이라는 것과 선조들의 삶이 산속에 배어 있다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산속에 선조들의 민속 문화가 녹아있으며 그 내음이 가슴 속 깊이 호흡되어지는 것을 산행을 통하여 더욱 실감하게 된다. 백두대간 내지 정맥 산행만을 고집스럽게 선호하는 이들이 꽤나 많이 있다. 왜일까? 이들의 답변은 단수형의 명산을 다니는 것은 아무리 이름있는 명산이라도 싱겁고 단조롭게 느껴진다고 이구동성 말한다.

물론 단수형의 산을 절대로 과소평가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 다. 땅 위에서 편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왜 힘들게 산을 오르는가? 땅의 세상과 산 능선 위 하늘의 세상은 달라도 너무나 크게 다르다. 산 위 하늘 세상의 자연환경은 거칠기가 그지없다.

더우기 겨울철 능선 위에 불어 닥치는 차가운 바람은 동서남북 가리지 않고 자기들 마음대로 불어제낀다. 얼굴을 칼로 난도질하며 쪼개어 버릴 듯 거세게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뿐이 아니라 어느 틈에 순간 돌풍이 몰려올 때에는 내 몸이 들어 번쩍 올려져 심연의 계곡 아래로 내동댕이쳐질 듯 무섭게 불어 온다. 지난 주말(Jan. 11. 2026) 낙동정맥 침곡산 구간 산행에서 능선을 홀로 걷고 있는데 갑자기 너울 바람이 휘몰아쳐 오는 것을 감지하며 한동안 자세를 낮추기를 여러 차례 반복하기도 하였다.

너울 바람이란 무엇인가? 드넓은 바다에는 여러 종류의 파도가 있다. 파고가 아무리 높아도 출렁이는 파도는 눈에 보이지만 너울 파도는 파고의 간격이 수십 내지 수백 미터가 되어 눈에 파도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저 멀리서 울렁거리며 밀려오는 쓰나미가 아마도 최고의 너울 파도이리라 생각된다. 하늘에도 너울 바람이 회오리 틀며 산을 돌고 돌며 불어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 수십 년 된 나뭇가지들이 비틀리며 찢기어지고 뿌리째 뽑혀져 나가기도 하며 나뭇잎과 가지들을 무수히 잘개 쪼개어져 떨어지게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가장 무서운 바람은 하늘 저편에서 회오리치며 연속적으로 불어 오는 강력한 힘을 지닌 너울 바람이라는 생각이다. 산행하며 가장 경계해야 하고 직격탄으로 맞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 산 능선 위의 바람은 소리를 동반한다. 나뭇가지나 잎에 부딪쳐 나는 소리 뿐이 아니라 하늘 공중 위의 바람은 바람이 바람을 몰고 다니며 별의별 소리를 다 토해낸다.
산은 온갖나무와 풀과 바위를 다 품고 있듯이 산을 방문하는 사람 또한 다 포용한다. 

그 소리들은 하늘의 휘파람 소리처럼 들려오며 때에 따라서는 고막이 터질 듯한 굉음의 소리를 내기도 한다. 하늘을 날아다니는 거대한 바람 소리들은 도시의 소음과는 다르다. 바람이 바람을 밀며 날아다니듯 소리가 소리를 밀며 야릇한 소리를 자아낸다. 이제는 거칠고 사나운 바람과 바람 소리들이 정겹게 느껴진다.

도시의 콘서트장에 앉아서는 들어볼 수 없는 불협화음과 크고 작은 볼륨으로 창작되어지는 천상의 환상곡들이다. 하루 종일 산행하며 들어도 싫증나지 않는 하늘의 소리는 추위도 잊어버리게 한다. 산에 오르는 사람만이 들을 수 있으며 감상할 수 있는 천상의 바람이 만들어 낸 소리 환상곡이다.

[ 칼럼 ] ② 나는 왜 산에 가는가?에서 이어집니다.

글.사진 주영일 전문기자  ㅣ (사) 한국 산악회 평생 회원 · 상임 이사 역임 · 현 자문위원 한국 산악 연수원 등산학교 암빙벽 강사 역임 / 산악 연수원 동문회 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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