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학회, 상담료 보상·신약 사용 관련 MRI 비용 지원 촉구

이재원 기자 2026. 4. 1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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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진료 30~60분 설명·교육 필수...“상담료 신설 시급”
보호자 교육까지 포함된 치매 진료 특성...현 수가체계 반영 미흡
레켐비 등 처방시 식약처 권고 MRI 반복 촬영...보험 공백 해소 요구
[의학신문·일간보사=이재원 기자] 대한치매학회 박기형 이사장은 초기 치매 환자 진료에서 '설명과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현행 수가체계가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등 항체치료제 사용 과정에서 요구되는 MRI 검사는 비급여로 남아 있어 환자와 의료진 모두 부담이 가중되는 '이중 구조'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최성혜 현 치매학회 이사장(인하대병원 신경과), 박기형 치매학회 신임 이사장(길병원 신경과), 정지향 학회 신임 회장(이대서울병원 신경과) 

11일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열린 대한치매학회 춘계학술대회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박기형 신임 이사장(길병원 신경과)은 "초기 치매 환자를 진단한 이후 환자와 보호자에게 질환을 설명하는 데만 통상 30분에서 1시간이 소요된다"며 "이 과정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이해시키고 향후 치료 방향과 돌봄 계획을 함께 설계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설명했다.

특히 치매 진료는 환자 본인뿐 아니라 보호자에 대한 교육과 심리적 지원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환자보다 보호자가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큰 경우가 많다"며 "보호자에 대한 교육과 케어 없이는 적절한 치료와 돌봄이 지속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약물 처방도 중요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환자와 보호자의 이해를 돕고 돌봄을 유지하는 과정이 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러한 진료 특성은 현재 수가체계에서 충분히 보상받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이사장은 "다른 과에서는 같은 시간 동안 여러 명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지만, 치매 진료는 한 명의 환자와 보호자에게 긴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며 "특히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진료 효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건강보험 체계는 처방과 시술 중심으로 설계돼 있어, 설명과 상담 중심의 치매 진료는 구조적으로 불리하다"며 "정신건강의학과 영역처럼 치매 분야에서도 환자 및 보호자 상담과 교육에 대한 별도 상담료 신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형평성 문제를 이유로 도입이 지연되고 있지만, 치매 진료는 특수성이 분명한 만큼 별도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최근 도입된 레켐비(성분명 레카네맙) 등 항체치료제 사용 과정에서 발생하는 검사 비용 부담 문제도 짚었다. 박 이사장은 "ARIA(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 모니터링을 위해 투약 전과 투약 후 여러 시점에서 반복적으로 MRI 촬영을 해야 한다"며 "초기 투약 단계에서만 해도 수차례 촬영이 필요하고, 이후에도 정기적으로 검사를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러한 검사 대부분이 비급여로 남아 있어 환자 부담이 크다는 점이다. 그는 "이러한 MRI 촬영은 임상의가 자의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 가 제시한 권고사항에 따른 것"이라며 "안전성 확보를 위해 필수적인 검사라면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지는 것이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박 이사장은 "관련 질의를 제출해 검토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명확한 답변은 없는 상황"이라며 "고가 약제 사용 여부와 별개로, 최소한 안전성 모니터링에 필요한 검사에 대해서는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 3월 시작된 통합돌봄 서비스 내 역할과 관련해서는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평가보다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최호진 정책이사(한양대구리병원 신경과)는 "시행 초기라 단정적 평가는 어렵지만, 치매안심센터 등 기존 시스템이 통합 안에서도 독립성과 역할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향후 과제로는 지역별 맞춤형 역할 재정립이 제시됐다. 통합돌봄 체계 내에서 치매 관리 기능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만 예산 문제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최 정책이사는 "현재 통합돌봄 예산이 약 700억~800억 원 수준인데, 과거 치매국가책임제 초기 투자(약 2000억원)와 비교하면 부족한 규모"라며 "더 큰 사업임에도 재정 기반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치매 관리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