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눈치’···영국, 차고스 제도 모리셔스에 돌려주는 협정 ‘보류’
모리셔스, 반환 지연에 소송 제기 방안 검토
2019년 국제사법재판소선 “반환해야” 판결

영국 정부가 미국과 영국의 합동 공군기지가 있는 인도양 차고스 제도를 모리셔스에 반환하는 협정을 보류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실은 “영국 정부는 차고스 제도 반환에 대한 미국의 공식 승인을 얻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도 차고스 제도 반환 협정 안건이 다음 달 공개될 차기 의회 회기 안건에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협정 이행을 위해선 의회에서 관련 법안을 논의해야 한다.
영국 정부는 지난해 5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고 제도 내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군사기지를 최소 99년간 통제하는 협정을 체결했다.
앞서 영국이 1965년 식민지였던 모리셔스에서 차고스 제도를 분할하면서 1968년 모리셔스가 독립하고 나서도 차고스 제도는 영국령으로 남았다. 모리셔스는 영국의 ‘마지막 아프리카 식민지’로 불리는 차고스 제도를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국제사회도 반환을 압박했다. 국제사법재판소(ICJ)는 2019년 영국이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초 차고스 제도의 반환을 지지했으나 그린란드 문제를 두고 영국을 비롯한 유럽 동맹국과 갈등을 빚자 태도를 바꿔 “멍청한 행동”, “큰 실수”라고 비판하며 영국이 “디에고 가르시아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1970년대 이 섬에 설치한 해군 기지를 동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를 아우르는 안보 작전의 중요 기지로 여긴다. 특히 미국은 2월28일 이란을 기습 공격하기 전 영국에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 이용을 요청했다가 거절당하자 비난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결국 영국 정부는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방어적’ 작전에만 영국 기지를 이용할 수 있게 허용했다.
모리셔스는 영국의 제도 반환이 늦어지자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란은 지난달 20일 약 4천㎞ 떨어진 디에고 가르시아 기지를 향해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2발 모두 명중하지 않았지만 이란이 자체 제한했던 미사일 사거리 2천㎞의 배가 넘는 곳을 겨냥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전지현 기자 jhy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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