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앞두고 속도 붙는 서울 재개발·재건축…오세훈 ‘신통기획’ vs 정원오 ‘착착개발’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2026. 4. 11.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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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통기획, 규제 완화로 사업성 올려
병행 가능 절차 묶어서 빠르게 추진
착착개발, 전담 매니저가 밀착관리
소규모 사업 권한 자치구에 넘겨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31일 무주택 시민 주거 안정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서울시 제공>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오는 6월 지방선거의 최대 화두로 주택 공급이 꼽힌다.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되면서 주택 공약인 ‘착착 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 주택 공급 핵심 축인 재건축·재개발을 놓고 오세훈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과 정 후보의 ‘착착개발’이 맞붙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통기획 “사업성이 공급 속도 좌우”…규제 완화로 정비사업 패러다임 바꿔
신통기획은 정비사업의 첫 단추인 정비계획을 만들기 위해 주민과 서울시, 자치구, 전문가 등이 원팀으로 개발 밑그림을 기획하는 것이다.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지향하는데, 핵심은 사업성 보강에 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이 표류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업성이 부족해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주민 동의, 시공사 입찰 등 재개발·재건축 일련의 과정이 결국 “사업을 끝까지 추진할 만큼 사업성이 충분하냐”에 달려있다는 의미다. 신통기획은 이 지점을 공공이 나서서 보완한 제도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공공이 주민들과 함께 용적률, 건물 높이와 배치, 기반 시설 등에 대한 계획을 세우고 공공성을 유지하면서도 사업이 실제로 성립할 수 있는 정비계획을 짜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과거에 공공은 정비사업에서 주로 공공성을 따졌지만, 신통기획은 정비계획 수립 단계부터 사업성을 핵심 요소로 올려놓은 것이 가장 큰 변화인 셈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월 양천구 신정4구역 정비사업지를 점검하고 있다. <서울시>
여기에 사업성을 더 끌어올리기 위한 파격적인 규제 완화가 잇따랐다. 예컨대 35층 층수 규제 폐지로 목동·대치 49층, 압구정 50~70층, 성수전략정비구역 50~69층 등 강남·한강변 단지들은 초고층 재건축 길이 열렸다. 강북지역에는 사업성을 높여주는 보정계수가 집중적으로 적용됐다. 임대주택은 줄고 분양주택 수가 늘어나면서 낮은 사업성 탓에 오랫동안 방치됐던 사업지들이 줄줄이 부활했다.

신통기획의 또 다른 특징은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 점이다. 기존에 A가 끝나야 B를 시작했던 ‘이어달리기’ 방식 대신에 설계, 감정평가 등 동시에 가능한 것들을 여러 개 묶어서 진행한다. 또 각종 영향평가를 한데 모아 한 번에 진행하는 통합심의를 도입하고, 사업 시행부터 관리처분까지 이른바 ‘주민과 자치구의 시간’까지도 서울시가 사업 진행 속도를 수시로 체크하고 있다.

신통기획에 힘입어 지금까지 정비구역 지정을 마친 재개발·재건축 사업지는 350여 곳에 달한다. 구역지정 및 정비계획 수립에 걸리던 시간을 기존 5년에서 2년 안팎으로 줄이는 등 전체 정비사업 기간을 평균 18.5년에서 12년 이내로 단축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런 실행력을 토대로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세웠다. 이 중 85개 사업지(8만5000가구)를 ‘핵심 공급 전략 사업지’로 지정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 3년간 조기 착공에 나설 수 있도록 밀착 관리하고 있다. 올해 용산 한남3구역, 은평구 갈현1구역, 관악구 신림2구역 등 24개 단지가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당장 이르면 3년 후 3만 가구의 새 아파트가 공급된다.

착착개발 “착공까지 책임”…현장에서 해법 찾고 맞춤형 주택 공급
정원오 후보는 착착개발을 내세우고 있다. 정 후보는 지난 기자 간담회 등에서 “(신통기획이) 호응은 있지만 실제 착공까지 챙기지 못한 한계가 있다”며 “신통기획을 착공까지 책임지는 착착개발로 전환해 속도는 높이고 책임감은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발표한 내용을 종합하면, 정 후보는 착착개발을 통해 재개발·재건축을 착공 단계까지 밀착 관리하겠다는 구상이다. 정비사업 매니저 제도를 도입해 사전기획부터 착공까지 전 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해 사업 지연을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또 500가구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 권한을 자치구로 넘겨서 정비사업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겠다고 공약했다. 이에 대해 정 후보 측은 “업무를 분산하고 사업이 실제 착공까지 이어지도록 관리하겠다는 것”이라며 “행정 부담을 줄이고 현장 중심으로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자치구 역량이 충분하다면 행정 효율성이 높아져 사업 속도가 빨라질 것이란 계산이다. 정 후보는 500가구를 시작으로 권한 이양 규모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6.3 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 후보는 시세 70~80% 수준의 실속형 민간 분양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조합원 이익을 위해 고가로 분양되는 민간 아파트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는데, 다양한 방식으로 토지를 고밀 개발해 공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정 후보는 한 방송에 출연해 “도심 복합 개발과 소규모 정비개발 사업 등에서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고 지자체가 기반 시설을 직접 공급하는 방식으로 하면 건축비를 낮출 수 있다”며 “토지임대부·이익공유형·지분적립형에 리츠를 결합하면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원호 후보는 10일 서울시장 후보를 확정지은 뒤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정비사업이 불필요하게 멈추지 않도록 하고, 현장이 더 빠르고 책임 있게 움직일 수 있도록 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이어 “속도뿐만 아니라 안전도 챙기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개발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문가 “민간 정비사업 꾸준히 추진돼야”
정비업계에서는 신통기획과 착착개발이 ‘정비사업 활성화’라는 큰 틀에서 궤를 같이한다고 보고 있다. 정 후보도 서울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려면 민간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다. 다만 정부가 공공의 역할을 강조하며 공공주택 공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정부와 보조를 맞추지 않겠냐는 관측도 나온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의 주택공급 문제 해결의 핵심은 민간 중심의 정비사업”이라고 강조해왔다.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들도 신통기획의 업그레이드를 예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빈땅이 부족하고, 향후 3년간 입주 절벽이 예고된 서울에선 정비사업을 통한 꾸준한 주택공급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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