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중년에 '첫 저축'하는 부부를 위한 조언 [재테크 Lab]
늦은 나이에 저축 시작했다면
수익성에 욕심 내선 안 돼
손해 메꾸기 어려운 연령대
자금 안전성 1순위로 둬야
50대에 본격적으로 저축을 시작하는 이들이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감정은 '초조함'이다. 은퇴 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자녀 교육비 지출은 정점을 향해 치닫는데, 모아둔 돈이 없다면 막막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수익성만 바라보고 주식이나 펀드 등에 섣부르게 투자하는데, 그래선 안 된다. 재테크 초보자라면 어떤 경우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더스쿠프와 한국경제교육원㈜이 50대 자영업자 부부를 위한 맞춤형 솔루션을 설계했다.
![늦은 나이에 저축을 시작했다면, 수익성보단 안전성을 추구해야 한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1/thescoop1/20260411174426589orxn.jpg)
부부의 가계부가 회사 지출과 뒤섞여 있다는 게 가장 큰 문제였다. 남편이 지인들과의 관계를 쌓느라 가입한 보험 비용만 한달에 172만원에 달했다. 아내가 수년째 동결된 생활비를 올려달라고 몇번이나 요청했지만 남편은 번번이 반대했다. '사업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게 이유였다.
남편의 고집에 아내도 점점 지쳐갔다. 혼자서 비정상적인 보험료와 주택담보대출금 등을 감당하느라 스트레스가 쌓여가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10)의 교육비 부담도 점점 커져만 갔다. 위기감을 느낀 아내는 남편의 손을 잡고 필자를 찾아와 재무 상담을 신청했다.
지금까지의 상담 과정을 요약하면 이렇다. 부부는 한달에 500만원을 생활비로 쓴다. 쇼핑몰을 운영하는 남편이 아내에게 생활비 명목으로 지급하고 있다. 지출은 정기지출 505만원, 1년에 걸쳐 쓰는 비정기지출 월평균 67만원 등 572만원이다. 한달에 72만원씩 적자가 발생했다. 재산은 자가 아파트(시세 5억원)가 전부고, 모아둔 돈은 한푼도 없다.
이랬던 부부의 가계부는 상담을 진행하면서 많은 변화를 거쳤다. 부부는 갖은 노력 끝에 회사 지출과 가계부 지출을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 보험료와 주택담보대출 등 규모가 큰 지출 항목들을 대거 줄이면서 72만원 적자를 157만원 흑자로 돌려놓았다.
고무적인 소식은 하나 더 있다. 남편 민혁씨가 사업 자금 확보를 이유로 500만원으로 고정해 왔던 생활비를 650만원으로 150만원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는 그동안 적자 가계부를 끌어안고 고생한 아내에게 보내는 남편의 '미안함의 제스처'였다. 그 덕분에 부부가 쓸 수 있는 여유자금은 157만원에서 최종적으로 307만원까지 불어났다.

따라서 '한방'을 노리고 수익성에만 치중하는 위험한 투자는 금물이다. 필자는 원금을 지키는 '안전 자산'과 시간의 복리 효과를 누리는 '투자 자산', 그리고 새 나가는 돈을 막아줄 '절세 상품'을 적절히 배분해 포트폴리오를 짰다.
먼저 부부는 1년 만기 정기적금에 월 100만씩 가입하기로 했다. 현재 부부는 당장 쓸 수 있는 자금이 전혀 없는 상태다. 큰돈을 써야 하는 비상 상황이라도 발생하면 큰 곤란에 빠질 수 있다. 따라서 1년 동안 1200만원의 종잣돈을 모아 심리적 안정감을 확보하기로 했다.
자영업자인 남편 민혁씨를 위해서는 노란우산공제(50만원) 가입을 권유했다. 이 상품은 자영업자를 위해 중소기업중앙회가 운영하는 공적 공제 제도다. 연간 최대 5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절세 효과가 탁월하다. 또 자금난을 이유로 폐업해도 압류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일종의 퇴직금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기초체력을 어느 정도 다졌으니, 수익성을 조금 높여보자. 가장 먼저 부부는 연금저축펀드(50만원)에 가입했다. 이 상품도 절세 효과가 꽤 좋다. 연간 납입액의 13.2~16.5%를 세액공제받을 수 있다. 은퇴 후엔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어 노후 대비에 도움이 된다. 물론 투자상품이므로 원금 손실의 가능성은 염두에 둬야 한다.
부부는 자녀 교육비를 마련하는 방법 중 하나로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선택했다. ISA의 특징은 예금, 적금,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한다는 것이다. 자산을 빠르게 확인하기에 좋고, 순수익 200만원까지 비과세여서 '만능 통장'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부부는 월 50만원씩 납입하면서 다양한 저축ㆍ투자상품을 익혀보기로 했다.
이와 별도로 ETF에도 30만원씩 따로 납입하기로 했다. ETF는 주식과 펀드의 장점을 골고루 합친 상품으로, 적은 돈으로 다양한 종목에 투자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부부는 10살 자녀가 대학에 가기까지 10년의 시간이 남았다는 점을 고려해 성장성이 높은 우량주로 구성된 ETF를 선택했다. 10년간 꾸준히 투자하면서 복리 효과를 노리기로 했다.
마지막으로 남은 27만원은 CMA통장에 넣어두었다. CMA통장은 투자상품임에도 자유입출금 통장처럼 언제든지 돈을 인출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자녀 학원비나 병원비 등 자잘하게 발생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활용하기로 했다.
![CMA통장은 하루만 예금해도 이자가 쌓인다는 장점이 있다.[사진 | 게티이미지뱅크]](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1/thescoop1/20260411174429211kkxs.jpg)
상담을 진행하면서 부부의 경제관념도 크게 바뀌었다. 특히 남편 민혁씨가 그랬다. 상담 초기엔 "사업하는 데 보험 없으면 큰일 난다" "생활비 올릴 여유 없다"며 날을 세웠지만, 숫자로 증명된 가계부의 변화 앞에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자신의 고집을 내려놓았다. 돈 문제로 사이가 소원해졌던 부부가 함께 의논하며 신뢰를 회복했다는 점도 큰 수확이다. 이제 막 시작된 부부의 여정이 훗날 큰 결실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
서혁노 한국경제교육원㈜ 원장
shnok@hanmail.net | 더스쿠프 전문기자
이혁기 더스쿠프 기자
lhk@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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