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의 텍스트, ‘대군부인’의 속뜻 [스타공감]

이기은 기자 2026. 4. 11.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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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사 내용 요약

배우 아이유가 이룩한 소구점,
'21세기 대군부인' 서사에 녹아있다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배우로서의 아이유(본명 이지은)에겐 크게 세 가지 계보가 있다. ‘나의 아저씨’, 영화 ‘페르소나’ ‘아무도 없는 곳’을 위시한 어둡고 쓸쓸한 청춘의 단면, ‘최고다 이순신’ ‘프로듀사’ ‘달의 연인’ ‘호텔 델루나’의 드라마틱하고 대중적인 캐릭터 소구점, 중학생 시절 연예계 데뷔해 현 30대 초반에 이르기까지 배우 본인의 커리어 성장사에 가까웠을 ‘폭싹 속았수다’ 속 현실성.

요컨대 그에겐 청춘으로서 흔들렸던 지난 십 수 년 간의 실질적 자기 고민, 반면 스타로서 살아왔던 예인(藝人)으로서의 재능과 내공, 그 녹록지 않았던 시간들을 지나 단단한 커리어우먼으로 우뚝 선 ‘이지금’(현 아이유 유튜브 채널명)이 동시다발적으로 도사린다.

지난 10일 밤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극본 유지원·연출 박준화, 이하 ‘대군부인’) 속 아이유가 분한 성희주 캐릭터는 굳이 분류한다면 ‘호텔 델루나’ 속 장만월 캐릭터와 그 궤를 함께할 것이다.

‘대군부인’은 21세기 입헌군주제를 배경으로 한 가상의 대한민국을 상정한다. 직업과 자본의 귀천, 그에 따른 계급이 여전히 잔존하는 현 한국 사회는 다소 몽환적인 필치의 드라마틱한 시공간으로 탄생했으며, 자연스레 극 중 재벌가 서출 출신으로 신분만은 평민인 성희주의 비틀린 욕망과 상처까지 조명한다.

타고나길 아름답고 총명하지만 ‘겨울왕국’의 엘사처럼 성 안에서만 갇혀 살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 성희주는 그 누구도 함부로 넘보거나 침범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기쁜(희,喜) 성(城)의 주인(主)이 되고자 한다. 그곳이 자신을 지켜줄 테니까.

@1

그런 희주의 다리가 되어줄 도움닫기도 있다. 명목상 왕의 친자지만 현재로선 어린 세자의 허울이 될 수밖에 없는, 허수아비 군주 상징인 이안대군(변우석)은 희주만큼의 태생적인 결핍을 지녔다. 두 인물은 완벽한 데칼코마니는 아니지만, 결국 자신들을 휘두르려는 군중 속에서 자신을 꼿꼿하게 세우려는 강한 입지를 욕망한다. 양측 모두에겐 홀로 설 수 있는 자신의 땅과 흔들리지 않는 자존감, 공명심, 세월의 힘도 필요하다.

굳이 배우로서의 아이유를 3가지 계보로 분류했지만 실상 이 세 갈래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자립’이다. 힘없는 사회초년생의 성장기였던 ‘나의 아저씨’에서도, 천 년 묵은 억겁의 세월을 지겨워하는 ‘호텔 델루나’의 노파 주인 장만월에게도, ‘폭싹 속았수다’ 속 조모와 부모에게 부담과 애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80년대 서울대생에게도 필요한 것은 오로지 하나였다. 누구에게도 신세 지지 않으며 내가 나를 사랑하고 지킬 수 있는 여력.

그렇다면 지금, 21세기에 대군의 부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 이 시점 ‘대군부인’이라는 드라마 제목이 하릴없이 의미심장한 것은, 그 누구보다 자기 삶을 자신의 힘으로 관장하고 싶은 ‘주체로서의 신여성’을 구조적 씨앗으로 심었기 때문이다.

겉보기엔 별 수 없이 한 남자의 부인으로 종속된 듯하지만, 동시다발적으로 성희주가 틀을 깨부수고 나아가는 과정이 곧 최후의 자기 성을 짓는 궁극이 될 것이다. ‘데미안’ 속 알을 깨부수고 자라나는 플롯마냥, 성희주와 이안대군은 서로 간 결핍을 헤집고 보완하며 고군분투할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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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중학생 시절 당차게 데뷔해 19년 째 가수 커리어를 완벽히 구축한 그는 배우로서도 더할 나위 없이 영리한 완성형으로 평가 받는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캐릭터와 대본을 선별하고 숨 고르며 기어이 대중이 원하는 장면과 애틋한 감성까지 만들어낼 줄 아는 연기자.

똑 부러지고 야무진 외양 속 뒤틀린 욕망과 깊숙한 결핍의 교배종인 성희주는, 그래서 여전히 아이유가 잘 읽어내는 아이유 전용 텍스트다. 이 천생 연예인의 선택은 이번에도 전략적이고, 일정 이상의 시청률과 글로벌 화제성 등은 말하지 않아도 따놓은 당상인 것이지. 지금으로부터 약 두 달의 카운트다운 최종 12회까지, 누군들 성희주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

@3

[티브이데일리 이기은 기자 news@tv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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