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조던 키즈’ 퇴장...2000년대 ‘코비 세대’가 시장 연다 [비즈니스 포커스]

박정원 2026. 4. 11.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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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에어 조던)'이 오랜 시간 농구화 시장의 중심에 있었다.

조던이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지만 시장의 중심은 코비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과거 1990년대 농구를 보며 자란 세대가 조던 제품을 소비했다면 이제는 2000년대 중후반 코비를 보며 자란 세대가 구매력을 갖춰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오고 있다.

이처럼 조던이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으로 오랜 기간 수요를 유지했다면 최근 코비의 부상은 세대교체와 맞물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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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3일 기준 코비 에어 포스1 로우 '로어 메리온 하이 어웨이'가 품절 상태다. / 나이키 공식홈페이지



‘조던(에어 조던)’이 오랜 시간 농구화 시장의 중심에 있었다. 최근 나이키가 ‘코비(줌 코비)’ 라인을 전면에 내세우며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품은 연달아 품절되며 시장의 관심은 빠르게 이동한다. 인기 제품 교체를 넘어 소비의 축이 이동하고 있다.

마이클 조던은 농구선수를 넘어 하나의 ‘아이콘’이었다. 에어 조던은 운동화를 패션의 영역으로 끌어올린 상징적인 제품이다. 농구를 모르는 사람도 찾아 신었고 국내에서도 오랜 기간 ‘힙함’의 기준으로 소비됐다.

서울 가로수길에 ‘조던 서울’ 매장이 처음 들어섰을 때는 분위기가 지금과 달랐다. 매장 앞에는 긴 줄이 늘어섰고 입장을 통제하는 가드도 배치됐다. 신발을 사기 위해 줄을 서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최근 분위기는 달라졌다. 조던이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지만 시장의 중심은 코비 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런 변화에는 크게 두 가지 원인이 있다. 먼저 ‘세대’다. 코비 브라이언트를 보며 자란 세대가 이제 본격적으로 구매력을 갖추기 시작했다. 조던과 코비는 10여 년 이상의 커리어 차이를 두고 활동했다. 과거 1990년대 농구를 보며 자란 세대가 조던 제품을 소비했다면 이제는 2000년대 중후반 코비를 보며 자란 세대가 구매력을 갖춰 시장의 중심으로 올라오고 있다.

20대 남성 A 씨는 “학생 때는 코비를 사고 싶어도 용돈을 아껴야 했지만 지금은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그때 좋아했던 모델을 지금 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취업 시기가 늦어지면서 이 같은 소비가 다소 뒤늦게 나타났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른 이유는 ‘대체 불가능성’이다. 농구 실력이나 기록만 놓고 보면 르브론 제임스를 비롯해 수많은 슈퍼스타가 있다. 실제로 르브론은 득점과 도움 등 주요 기록에서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그러나 조던이 보여줬던 상징성과 스타성, 그리고 경기에서 만들어낸 ‘서사’는 쉽게 대체되기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이 지점에서 코비 브라이언트가 주목된다. 코비는 조던의 플레이 스타일과 승부욕, 그리고 경기에서 만들어내는 극적인 장면까지 이어받은 거의 유일한 선수로 평가된다. 조던 이후 그 감동과 ‘멋’을 가장 가까이에서 재현한 선수라는 점에서 조던을 잇는 존재로 소비되고 있다.

4월 3일 기준 코비8 주니어 농구화도 품절 상태다. / 나이키 공식홈페이지



이는 시장 반응에서도 확인된다. 나이키 공식 홈페이지와 앱에서는 코비 제품이 출시되자마자 빠르게 품절이 이어진다. 주니어 라인(아동용)까지 품절되며 일시적 유행을 넘어선 흐름을 보인다. 일부 모델은 리셀 시장에서도 높은 가격을 형성한다.

매장 현장 분위기도 비슷하다. 한 매장 직원은 “코비 4, 5, 6 같은 인기 라인은 들어오는 대로 바로 품절된다”며 “남는 것은 일부 색상뿐이고 그마저도 사이즈가 거의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비의 상징성도 영향을 미친다. 그는 20년 동안 한 팀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자 ‘맘바 멘털리티’로 대표되는 집요한 노력과 승부욕의 아이콘이다. 이러한 서사는 스포츠를 넘어 하나의 가치로 여겨지며 제품 선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이처럼 조던이 시대를 초월한 아이콘으로 오랜 기간 수요를 유지했다면 최근 코비의 부상은 세대교체와 맞물린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조던이 여전히 강력한 브랜드이지만 소비의 중심은 다음 세대로 이동하고 있다.

특정 세대를 떠올리게 하는 가상의 이미지 / 챗GPT



한편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조던이 특정 세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한다는 점이 선택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예전에는 조던을 자주 신었지만 요즘은 영포티로 볼까봐 시선을 의식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엇을 신느냐는 어떤 시대를 기억하고 어떤 선수의 서사에 공감하는지를 드러내는 선택이 됐다.

박정원 인턴기자 jason20147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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