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투어] 음지서 들개들의 반란 도운 협회 3x3 담당 직원 "한국 3x3도 희망을 봤다"

서울/서호민 2026. 4. 11.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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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울/서호민 기자] "한국도 들개라는 콘셉트로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역할을 분담했고, 그로 인해 좋은 팀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분명 큰 희망을 봤다."

눈에 잘 띄지는 않았다. 그러나 들개들이 경기를 계속해나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바로 대한민국농구협회 3x3 국제육성과에 속해 있는 정재혁 사원이다.

한국 남자 3x3 대표팀은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FIBA 3x3 아시아컵 2026에 출전해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이라는 역사를 썼다.

대표팀 지원을 위해 파견된 정재혁 사원은 물심양면으로 선수단을 뒷바라지하며 대표팀의 사상 첫 4강과 결승 진출의 디딤돌 역할을 해냈다.

배길태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도 선수단이지만 대한민국 3x3에 관한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정재혁 사원 또한 이번 아시아컵을 통해 잊지 못할 경험을 쌓았다고 돌아봤다.

정재혁 사원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아시아컵에 파견을 나갔는데 남자 3x3 대표팀이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둘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며 “대회가 끝난 지 일주일이 다 되어가지만 아직도 싱가포르에서의 기억들이 생생히 남아 있다. 영광의 순간을 직접 목격해 뿌듯하고 3x3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로서도 잊지 못할 경험이 됐다”고 여운에서 채 빠져나온지 못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2년 전인 2024년 협회에 입사해 3x3 전담 파트를 맡으며 올팍투어부터 트라이아웃, 강화훈련 등 일련의 과정들을 모두 지켜본 정재혁 사원은 “사실 인제 촌외 훈련 때만 해도 연습경기에서 패하는 등 3x3에 적응하는 속도가 더뎌 내심 걱정이 많았다”며 “하지만 선수들의 마인드 셋만큼은 흔들리지 않았다. 대학 최고의 재능들이라고 해서 자칫 상대 선수들을 얕잡아 볼 수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우리는 3x3 초보자’라며 항상 자세를 낮추더라. 그 정도로 정신 무장이 잘 갖춰져 있었다. 실제 대회에서도 4명의 선수 모두가 일치된 마인드셋으로 임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2년 째 국제 무대를 경험하며 아시아 3x3 강국들로 분류되는 팀들이 왜 강국인지를 몸소 느꼈다는 정재혁 사원은 “개최국 싱가포르와 아시아 3x3 최강으로 분류되는 몽골은 확실히 수준과 지원 등 여러 측면에서 다르다는 걸 느꼈다. 또, 팀마다 확고한 팀 컬러가 있다는 걸 느꼈다. 여러모로 부러운 부분이 많았다”면서도 “한국도 들개라는 콘셉트로 개개인의 특성에 맞게 역할을 분담했고, 그로 인해 좋은 팀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 그런 부분에서는 분명 큰 희망을 봤다”고 바라봤다.

이주영의 ‘핏빛 투혼’은 한국 농구 팬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물했다. 대회 전체적으로 봐도 명장면 중 하나였다. 정재혁 사원은 이주영이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 속에서도 결승전 출전을 강행하게 된 뒷 이야기에 대해서도 전했다.

정 사원은 “(이)주영이와 응급실을 같이 갔었는데 갑자기 결승전을 꼭 뛰어야겠다고 하더라.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순간이 될 것 같다면서 간절함을 보였다. 다만, 봉합이 다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병원에서 극구 반대했고, 나 역시 이번 대회가 최종 목표가 아니다라며 계속 반대했지만 주영이의 고집(?)을 이겨낼 수 없었다”며 “병원에서 대기하다가 부랴부랴 택시를 타고 다시 경기장으로 이동했고, 결승전 시작 5분 만에 도착해 경기를 뛸 수 있었다. 주영이의 간절한 의지와 투혼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들도 그렇고 트레이너 등 지원 스태프들과 나이차가 많아야 3~4살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원래 알고 지낸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색함이 있을 법도 했지만, 그래도 비슷한 또래이기에 통하는 부분이 많았고 선수들도 나를 서스럼 없이 대해줬다. 팀웍이 좋다는 걸 보여주는 또 하나의 장면이지 않았나 싶다. 선수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물론 모든 여정이 완벽하지는 않았다. 남자 3x3 대표팀이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며 많은 농구 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반면, 여자 3x3 대표팀은 선수 구성부터 어려움을 겪으며 진통을 겪었다. 싱가포르 출국 하루 전이 돼서야 4명의 선수가 모두 소집됐을 만큼 소집 자체가 힘들었던 대표팀은 싱가포르 현지에 와서야 세 번의 연습 경기를 가졌을 만큼 사전 준비도 빈약했다.

결과는 불 보듯 뻔했다. 지난해 3x3 아시아컵에서 사상 첫 8강 진출에 성공하며 한국 여자 3x3 역사를 새로 썼던 전병준 감독과 여자 3x3 대표팀은 1년 만에 다시 고배를 마시게 됐다.

정재혁 사원은 “선수 선발이 순조롭게 이뤄졌던 남자 3x3 대표팀과 달리 여자 3x3 대표팀은 선수 구성부터 애를 먹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최선의 대안을 찾으려 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며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도 있었다. 여자프로농구 시즌이 예년과 비교해 늦게 시작됐고 이번 시즌 순위 경쟁히 치열했던 탓도 있다. 어쨌든 여자 3x3 대표팀도 아시안게임을 바라보고 있기 때문에 아시안게임에선 좀 더 매끄럽게 준비 과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재혁 사원은 “3x3 전국체전 정식종목 채택에 이어 아시아컵 준우승이라는 쾌거 등 한동안 계속 침체됐던 한국 3x3에도 호재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데 앞으로 이런 호재들을 등에 업고 얼마나 더 발전시킬 수 있느냐가 과제다. 결국 협회의 몫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9월에 열릴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올해 한국 3x3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이다. 여기에 더해 코리아투어를 통한 3x3 보급화 등 안정적인 내실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 이런 핵심 과업들이 매끄럽게 달성돼 한국 3x3가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도록 협회에서도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사진_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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