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종 장인·장모 묻힌 곳"…서리풀2지구 개발 '진통'

김동훈 2026. 4. 11.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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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우면동 일원 '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송동마을에 조선 6대 왕 단종의 장인 송현수 일가의 묘역이 조성됐다는 이유로 그의 후손과 지역 주민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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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관계기관 협의완료…문화유산은 아냐"
"정민공(貞愍公) 송현수 어른은 단종의 비인 정순왕후의 부친으로, 오직 충절을 지키려다 비극적인 죽임을 당하셨던 분입니다. 만약 정민공의 묘역이 사라진다면, 비극적인 역사 속에서도 꿋꿋이 지켜온 정민공의 충절과 그 가문이 견뎌온 인고의 세월은 영영 지워지고 말 것입니다."(여산 송씨 종친회)

서울 서초구 우면동 일원 '서리풀2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진통을 겪고 있다. 이곳에 위치한 송동마을에 조선 6대 왕 단종의 장인 송현수 일가의 묘역이 조성됐다는 이유로 그의 후손과 지역 주민이 반대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송동 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최근 "여산 송씨 묘역 및 집성촌인 송동마을이 고층 아파트 건립 계획으로 인해 영원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며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1600만명의 관객을 넘긴 상황에서 단종 장인 송현수 부부의 묘와 단을 포함해 여산 송씨 묘역을 개발 대상지로 포함시킨 것은 문화의 높은 가치가 인정되는 21세기에 부합하지 않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서리풀2 공공주택지구./자료=국토교통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국토교통부는 서리풀2지구 우면동 일원 19만㎡에 2000가구를 공급해 오는 2029년 분양, 2035년 조성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이곳엔 송동마을, 식유촌, 우면동성당 등이 있다.

그러나 시행사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민 공청회를 열지 못할 정도로 주민 반대에 부딪힌 바 있다. 작년 주민들이 정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공청회'를 두 차례 거부하면서, 지난해 12월18일 국토부는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이를 생략한다고 공고하기도 했다.

대책위 관계자는 "우면동 산77번지 일원은 국가유산청이 '여산 송씨 묘역 추정지'로 확정한 곳이고 유물 산포지이므로 개발 전 시굴 조사 및 보존 대책 마련이 필수"라며 "성당과 송동마을·식유촌은 서리풀 1·2지구 전체 면적의 1.88%에 불과하므로 존치를 통한 개발을 하더라도 전체 공급 목표인 2만가구의 큰 틀을 훼손하지 않는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이런 사정이 있는 가운데 지난 8일 국토부는 지난 9일로 예고한 '서리풀2지구 공공주택지구 지정 고시' 일정을 하루 앞두고 돌연 취소하면서 "관계기관 협의를 충분히 마무리한 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 탓에 사업 자체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관계기관과 협의는 완료했고, 저희가 확인한 바로는 주민들이 말하는 묘는 아직은 문화유산이 아니다"라며 "절차상 진행하는 문화재 보존가치 관련 조사 결과가 나오면 또 거기에 맞춰서 계획을 보완하고 주택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상의 수준 때문에 문제를 삼는 분도 있다"며 "이런 의견을 검토해 협의하고 대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그동안 국토부가 주민의견을 수렴한 결과 '주민 재정착 부지 및 간접보상 연계', '공시지가 기준으로 산정된 보상금은 토지의 실질적 가치 및 잠재적인 개발이익을 반영하지 못했으며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침해될 수 있다' 등의 지적도 파악됐다. 

국토부 측은 "법령에 따른 적법한 보상 실시와 이주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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