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 의도가 뭐야?”…AI에게 감정 분석 맡겨도 될까

김미지 기자 2026. 4. 1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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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이 지금 나한테 무슨 의도로 이런 말 하는 건지 분석해줘."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메타센싱은 메타인지의 '감정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AI는 정보나 상황 인지에는 아주 뛰어나지만 감정이나 심리를 파악하는 것에선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며 "합리적인 감정 관리 방식이란 점은 좋지만,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법을 잊을 수도 있고, '이런 상황에선 모든 사람이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해'와 같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금물"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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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타인의 감정 객관적으로 보려 하는 청년들
인공지능에게 내 상태·상대방 의도 분석 맡기기도
“과의존은 금물…지나친 일반화의 오류 위험 있어”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생성한 일러스트. 경기일보AI 이미지


“이 사람이 지금 나한테 무슨 의도로 이런 말 하는 건지 분석해줘.”

화성에 사는 20대 권민아씨(가명)는 오늘도 회사 사람과 나눈 메신저 캡처본을 인공지능(AI) 챗봇에게 보냈다. 분석 능력이 뛰어난 AI에게 상대방의 의도를 파악하게 해 좀 더 ‘안전한’ 대화를 하기 위해서다. 

AI는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상대방의 성격과 대화 패턴을 분석한 후, 의도를 추측하고 적절한 답장까지 추천해줬다. 권씨는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갈등이 싫고, 불편한 대화가 길어지는 게 싫어서’라고 말했다.

1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AI에게 자신 또는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태 분석을 부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방법은 불필요한 감정 소모를 줄인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신의 감정을 해석하는 능력을 잃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러한 감정 관리 방식은 ‘메타센싱’(Meta-sensing)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메타센싱’은 ‘한 단계 위에서 바라본다’는 뜻의 ‘메타’(Meta)와 감정 등을 ‘느끼는 것’을 의미하는 ‘센싱’(Sensing)이 합쳐진 신조어다.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보다 객관적으로 보고 다스리기 위한 사고방식으로,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선정한 올해의 트렌드로 지목받기도 했다. 

소셜미디어(SNS)에서는 메타센싱에 AI를 활용하는 것이 일상이란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한 스레드 이용자는 “남편이랑 말다툼 한 내용을 AI에 넣었더니 내 잘못이라고 해서 사과했다(desi****)”며 AI가 분석한 내용을 올렸다. 다른 이용자도 “친구랑 싸우고 나서 AI에게 그 내용을 설명한 뒤 ‘내 잘못 아니지?’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iwon****)”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muzi****)는 자신의 메신저 말투, 목소리 등을 AI에 입력해 스트레스 지수를 측정, 알맞은 휴식 방식을 추천하게 하는 등 메타센싱에 AI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공통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는 ‘스스로 감정을 다스리지 못하게 될까 봐 걱정이다’, ‘얼굴 보고 대화를 나누는 중에는 AI에게 물어볼 수 없으니 조금 불안하다’ 등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다. 앞서 사연을 전한 권씨 또한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심리적 안전을 확보하려는 청년들 나름의 생존 전략으로 보이나,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에 빠질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메타센싱은 메타인지의 ‘감정 버전’이라고 볼 수 있는데, AI는 정보나 상황 인지에는 아주 뛰어나지만 감정이나 심리를 파악하는 것에선 아직 미흡한 점이 있다”며 “합리적인 감정 관리 방식이란 점은 좋지만, 자신의 감정을 마주하는 법을 잊을 수도 있고, ‘이런 상황에선 모든 사람이 이런 감정을 느껴야 해’와 같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가 발생할 수 있어 과도한 사용은 금물”이라고 제언했다.

김미지 기자 unknow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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