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휴전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이참에 '대체 운송로' 개척해야
불안한 전쟁 휴전 · 해협 봉쇄
2주 내 선박 해협 통과 불확실
고유가, 물류난 수개월 지속 전망
전쟁 후 개편될 에너지 질서
공급망 다변화 · 물류망 확보 필수
![에너지 빈국인 한국 입장에서 중동 전쟁 후 재편될 에너지 질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원유 공급망 다변화, 대체 물류망 확보 등 국가 에너지 정책 수립에 힘을 쏟을 때다.[사진 | 연합뉴스]](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1/thescoop1/20260411144612431yndh.jpg)
미국ㆍ이스라엘-이란 전쟁은 '오일 쇼크'를 초래한 1973년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4차 중동전쟁에 버금가는 경제ㆍ정치적 충격을 안겼다. 전쟁 전 배럴당 60달러 안팎이었던 국제유가는 100~150달러를 넘나들며 요동쳤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이어 홍해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막히면 150달러도 넘어설 것으로 우려됐다.
세계 경제에 있어 가장 큰 위협 요인은 호르무즈해협 봉쇄다. 2주 휴전 합의 발표 이후에도 이스라엘이 "레바논은 휴전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포격을 가하자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다시 봉쇄하겠다고 맞섰다.
호르무즈해협 인근에 대기 중인 각국 선박이 2190여척이다.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개방하는 조건으로 공습을 중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유조선 9척을 포함한 한국 선박 26척이 모두 2주 안에 해협을 통과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게다가 이란이 원유 1배럴에 1달러를 받겠다고 밝힌 통행료 징수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휴전 조건과 관련해 "많은 긍정적인 조치가 이뤄지고 큰돈을 벌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란에 통행료 징수를 허용하겠다는 의미로 들린다.
AP통신은 이란이 오만과 함께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이 협상안에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가 서둘러 휴전을 끌어내느라 무리한 조건을 받아줬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도권을 쥔 이란의 선언대로라면 원유 200만 배럴을 싣는 유조선은 30억원을 내야 한다. 호르무즈해협 통행료가 제도화할 경우 국내 정유사가 부담할 직접 비용만 연간 1조원 규모다.
![[사진 | 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1/thescoop1/20260411144613725hqys.jpg)
중동산 원유 의존도가 70%에 이르는 판에 호르무즈해협이 막히자 한국 경제 전반이 흔들렸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반복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대체 운송로 개척, 수입선 다변화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대체 물류망으로 산업연구원이 제안한 '인도ㆍ중동ㆍ유럽 경제회랑(IMEC)' 참여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 IMEC는 2023년 주요 20개국(G20) 뉴델리 정상회의에서 발표된 구상으로 인도-아랍에미리트-사우디아라비아-이스라엘-유럽을 해상ㆍ육로로 잇는 프로젝트다. 중동의 불안정한 3대 해상 요충지-호르무즈해협ㆍ바브엘만데브해협ㆍ수에즈운하-를 우회하는 축이다.
중동발 공급망 위기는 에너지 수급난에 그치지 않는다. '산업의 쌀'인 나프타를 비롯해 식량 생산에 필요한 요소, 헬륨 브롬 등 반도체 핵심 소재에 이르기까지 병목 현상을 빚고 있다. 산업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공급처 다변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가격, 운송비 면에서 다소 불리해도 중동과 경로가 차별화되는 공급처를 확보해야 한다.
이란 전쟁 '2주 휴전' 소식이 전해지자 치솟던 국제유가가 하락했다. 하지만 국제유가 하락세가 국내 유류 소비자가격에 반영되기까진 2~3주 걸린다. 게다가 전쟁의 불확실성이 여전해 고유가와 물류난은 수개월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전쟁이 조기 종식돼도 파괴된 중동 에너지 공급기지를 복원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걸린다.
당장 에너지 절약과 효율화로 위기 상황을 견뎌야 한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존도가 90%를 넘는데도 대표적인 에너지 다소비 저효율 국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이 최근 10년간 에너지 소비를 연평균 0.2% 줄인 반면 한국은 0.9% 늘었다. 산업구조를 단계적으로 에너지 저소비 고효율 시스템으로 바꿔나가야 한다. 쓰레기봉투 사재기 소동에서 보았듯 탈脫플라스틱 정책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산업의 쌀인 나프타를 비롯해 식량 생산에 필요한 요소, 헬륨 브롬 등 반도체 핵심 소재에 이르기까지 병목 현상을 빚고 있다.[사진|뉴시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1/thescoop1/20260411144615059arfx.jpg)
이란 전쟁은 에너지 안보가 국가 생존의 문제임을 확인시켰다. 에너지 빈국인 한국으로선 포스트 중동 전쟁의 새로운 에너지 질서가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국제유가와 연동해 유류세율을 오르내리는 임시방편 대책 정도로는 곤란하다. 원유 공급망 다변화와 대체 물류망 확보,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을 포함한 최적의 에너지 믹스 등 국가 에너지 정책 수립과 실천에 만전을 기할 때다.
양재찬 더스쿠프 편집인
jayan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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