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그거 긁는 거 아니야!”…연금복권 긁으면 무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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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복권을 처음 사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는 실수가 있다.
최근 복권 판매점에서 연금복권 720+를 처음 구매한 기자의 어머니가 곧장 동전을 꺼내 스크래치처럼 보이는 영역을 긁기 시작한 것.
연금복권의 스크래치 영역을 긁으면 추첨번호가 일부 훼손될 수 있지만, 이것이 곧 복권의 무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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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복권을 처음 사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겪는 실수가 있다. 스피또처럼 생긴 외형에 무심코 동전을 가져다 긁어보는 것이다.

기자의 어머니도 예외는 아니었다. 최근 복권 판매점에서 연금복권 720+를 처음 구매한 기자의 어머니가 곧장 동전을 꺼내 스크래치처럼 보이는 영역을 긁기 시작한 것. 추첨번호가 인쇄된 부분이 즉석복권의 당첨 확인란과 흡사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금복권은 긁는 복권이 아니다.

긁는 부분의 정체는? 알고 보니 ‘반품용 QR코드’
연금복권 720+는 매주 목요일 생방송 추첨을 통해 당첨 여부를 확인하는 ‘추첨식 복권’이다. 복권에는 조와 6자리 숫자가 인쇄돼 있으며, 이를 추첨 결과와 대조하는 방식이다. 동전으로 긁어 즉석에서 결과를 확인하는 스피또와는 구조 자체가 다르다.
그렇다면 왜 굳이 긁을 수 있는 영역을 만들어 오해를 부르는 걸까.
11일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스크래치 부분은 ‘판매점 반품 처리용 코드’다. 팔리지 않은 복권을 회수할 때, 점주가 해당 부분을 긁어 나오는 QR코드로 반품 절차를 밟게 된다. 즉 소비자가 아닌 판매자를 위한 장치다.

“긁어도 당첨금 수령 가능”… 온라인 루머는 ‘사실무근’
실수로 긁었을 경우 당첨금을 받지 못한다는 불안감도 크다. 실제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금복권을 긁으면 당첨금 지급이 불가능하다”, “번호 위 스크래치를 훼손하면 무효다”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스크래치를 긁었더라도 당첨금을 받는 데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복권위원회 관계자는 “해당 스크래치는 판매자가 반품 절차를 보다 간편하게 처리하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정상적으로 구매한 복권이라면 스크래치 유무가 당첨금 지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히 스크래치를 긁었다는 이유만으로 당첨금 지급이 거절된 사례도 없다”고 덧붙였다.
번호 일부 훼손돼도 ‘QR코드’로 확인 가능
결국 핵심은 ‘인식 가능 여부’다. 연금복권의 스크래치 영역을 긁으면 추첨번호가 일부 훼손될 수 있지만, 이것이 곧 복권의 무효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복권 우측 상단에 인쇄된 ‘당첨 확인 QR코드’라는 확실한 대체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동행복권 약관에 따르면 당첨금 지급이 제한되는 경우는 복권의 절반 이상이 오염·훼손돼 데이터 판독이 불가능할 때다. 즉 숫자가 지워졌더라도 우측 상단의 QR코드 인식이 가능하다면 당첨금을 받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다만 복권 표면에는 분명하게 “추첨번호가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적혀 있다. 실수로 긁은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용도를 정확히 알게 된 이상 굳이 번호를 지워가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다.
결론적으로 연금복권의 스크래치 영역을 긁었다고 해서 당첨권이 종잇조각이 되는 것은 아니다.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려면 ‘긁고 싶은 마음’은 스피또에 양보하는 편이 좋겠다.

김리원 기자 rewonv@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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