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팔게 해드립니다…‘영끌 출회’ 나선 李 정부, 효과 있을까 [부동산360]

김희량 2026. 4. 11.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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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낀 매물’ 더 팔도록…매물 출회 단기 공급 카드
연초 대비 2만건 가까이 늘어난 서울 아파트 매물량
관건은 지역별 격차…비거주1주택 퇴로도 열릴 듯
5월 9일이라는 시한을 지키되 (토지거래허가) 신청까지 허용하도록 검토합시다.
1주택자의 ‘세 주고 있는 집 팔고 싶다’는 항변은 상당히 일리가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지난 6일 국무회의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지난 6일 국무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 지시가 나온 지 3일 만에 정부는 다주택자의 매도 데드라인을 한시적으로 연장하는 보완책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은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시한인 다음달 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하면 중과를 피할 수 있다.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 다주택자의 ‘매도 데드라인’을 연장하면서 토지거래허가 절차로 인해 시간에 쫓기거나 판단을 보류했던 이들은 3주 가까운 거래 시간을 추가로 얻게 됐다.

지난 1월23일 이재명 대통령의 ‘다주택자 중과유예 종료’ 발언 이후 정부는 다주택자 보유 수도권 및 규제지역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 만기 연장 금지,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규제 예고를 통해 ‘소유주가 살지 않는 집’은 시장에 나오도록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출규제가 수요 억제책이라면 이 같은 행정 조치는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대표적인 단기 공급 카드에 해당한다. 정부가 지난해 9·7대책으로 수도권에 135만호의 신규 주택을 5년간 공급할 계획을 밝혔지만 주택 건설의 특성상 실제 준공까지는 ‘시차’가 발생한다. 기존 주택을 시장에 유통시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단기 대책, 보완방안이 함께 추진되는 배경이다.

단기 공급책은 통했다. 매물 증가는 사실이다.

세금 중과 부담이 큰 강남3구 등 한강벨트 지역부터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했다. 서울아파트 매물은 10일 기준 7만6519건(아실)으로 5만7000여건이었던 연초 대비 2만건 가까이 늘었다. 초대형 단지인 서울 송파구 헬리오시티의 2배 규모에 달하는 물량이다. 하지만 여전히 1년 전 동기와 대비할 경우 12.5% 가까이 부족하다.

관건은 서울 내에서도 정부의 단기 공급책의 효과가 지역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헤럴드경제가 아실 데이터에 기반해 1월 23일과 4월 9일 사이 25개 자치구별 매물 수 증감을 비교한 결과, 성동구(1212건→2255건) 아파트 매물은 86% 급증했지만 중랑구(1897건→1939건)는 2.2% 증가에 그쳤다. 증가율 기준 40배 가까운 차이다.

증가율 기준 강동구(72.1%↑), 송파구(67.6%↑), 동작구(62.9%↑), 마포구(56.4%↑)가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중랑구, 강북구(3.3%↑), 금천구(6.8%↑) 등 3곳은 증가율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다주택자 급매물 안내문 모습. [연합]

고가주택 밀집 지역에서는 매물 적체에 따른 가격 하락이 벌어지지만 중저가 아파트가 집중된 지역에선 공급보다 수요가 몰리면서 집값이 오르는 모습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한도 6억원을 채울 수 있는 15억원 이하 아파트가 모인 서울 외곽 지역으론 팔겠다는 매물은 없는데, ‘내 집 마련’ 수요가 몰려들면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3월 마지막주(누적) 기준 서울 강남구 가격은 0.11% 내렸지만 성북구(3.57%), 노원(2.65%) 등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 올해 1분기 서울 자치구별 아파트 거래량 상위 3개 자치구(8일 집계 기준, 직방)는 서울 외곽 지역인 ▷노원구(1917건) ▷강서구(1022건) ▷성북구(1021건)으로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전후 강남3구가 거래량 1~3위를 차지하며 시장 흐름을 이끌었던 것과는 대비된다. 강남3구는 거래량이 지난해 1분기 4970건에서 올해 1619건으로 70% 가까이 급감했다.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광고. [연합]

이 대통령은 지난 6일 다주택자의 ‘매도 데드라인 연장’ 외에도 비거주1주택자의 ‘세 낀 매물’ 매도를 원활하게 만들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1일 가계부채 관리방안 발표에서 주담대를 이용하는 다주택자의 ‘세 낀 매물’에 대해 최장 2028년 7월 31일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하는 퇴로를 열어준 점도 매도를 유도하는 기능을 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당분간 매매 물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공급책은 단기 효과에 그칠 수밖에 없어 민간정비사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를 함께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주택은 필수재인데 정부의 통제 안에 두기에는 한계가 따른다”면서 “현재 일시적 갭투자가 사실상 허용된 상태인데 이건 공급이 늘어난 만큼 수요 또한 단기가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근본적인 처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랩장은 “(단기 공급 카드와 별도로) 이주비 대출 문제나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같은 정비사업의 핵심적인 규제들을 완화하지 않으면 공급을 한다면서 민간이 공급할 여건은 저해시키는 모순적인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한강벨트 쪽은 수요 대비 가격 조정 폭이 크지 않아 매물이 쌓이는 반면 외곽은 ‘전월세 대신 매매’를 선택하는 수요가 높아져 소진율이 높아졌다”면서 “다주택자의 아파트 주택담보대출 연장금지 등 추가 매물 출회 여력이 없진 않으나 급증으로 이어지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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