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값도 비싼데 팁까지?” 스타벅스, ‘손님 주머니’로 노조 임금인상 논란 [오찬종의 매일뉴욕]

오찬종 기자(ocj2123@mk.co.kr) 2026. 4. 11.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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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종 기자의 매일뉴욕-스타벅스 편
한때 스타벅스는 단순한 커피숍을 넘어 현대인의 안식처로 꼽혔습니다. 집과 직장을 넘어 마음 편히 머무를 수 있는 휴식처라는 뜻의 ‘제3의 공간(The Third Space)’이란 개념을 창조했죠. 스타벅스 컵을 들고 걷는 것이 하나의 세련된 라이프스타일로 통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스타벅스 5년간 주가추이
최근 스타벅스의 위상은 예전만 못합니다. 한때 120달러를 훌쩍 넘겼던 주가는 경영 부진과 노사 갈등을 겪으며 하락했습니다. 새로운 CEO 브라이언 니콜이 취임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여전히 전성기 고점 대비 약 20% 이상 낮은 수준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터진 ‘팁’ 논란은 새로운 스타벅스에 대한 민심을 커피 포트처럼 부글부글 끓게하고 있습니다.

스벅 노조의 ‘레드컵 반란’
스타벅스의 최근 시즌 ‘레드컵’. 연말 시즌 맞춰 무료로 지급되는 스페셜 제품이다.
논란의 시작은 노조의 파업부터입니다.

미국 내 스타벅스 노조는 상당히 강력합니다. 수시로 파업 행동까지 나서며 주요 경영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표적 사건이 바로 ‘레드 컵 반란(Red Cup Rebellion)’입니다.

스타벅스는 매년 연말 홀리데이 시즌에 맞춰 무료로 재사용 컵을 나눠주는 ‘레드 컵 데이’ 행사를 엽니다. 1년 중 매출이 가장 높은 날이지만, 바리스타들에게는 그만큼 업무 강도가 높은 날입니다.

노조는 이를 겨냥해 2022년부터 연중 피크인 이 시즌에 맞춰 파업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현지 언론은 이를 ‘레드 컵 반란’으로 이름 붙였습니다.

노조 측은 경영진이 막대한 수익을 챙기는 반면 직원들은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고객의 팁에 의존하지 않고도 생계 유지가 가능한 수준으로 실수령액을 인상할 것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모바일로 주문했는데도 ‘팁’을 줘야할까
스타벅스의 모바일 팁 선택 화면 모습. 자료 출처=EATER
임금을 올려달란 요구에 사측이 내놓은 해법은 기묘하다 못해 ‘창조적’이라 불릴만 합니다.

임금 인상 대신 ‘팁 확대’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오는 7월부터 미국 내 스타벅스 매장에서는 고객이 앱으로 주문할 때 팁을 줄 수 있는 옵션이 대폭 늘어납니다.

이전에는 모바일 주문시 스타벅스 전용 카드로 결제할 때만 팁을 주는게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신용카드를 사용한 결제 화면에도 “팁을 얼마 주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 뜨게 됩니다.

물론 고객은 팁을 지불하고 싶지 않은 경우 ‘팁 없음(No Tip)’ 버튼을 누를 수 있습니다. 다만, 결제를 마치려면 반드시 직접 스크롤을 내려 ‘팁 없음’ 버튼을 선택해야만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생깁니다.

일각에서는 직원 대면 없는 모바일로 주문까지 팁을 요구받는 것이 부당하다는 불만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미 비싼 커피값에 추가 비용을 강요받는 기분이다”라는 목소리와 “고생하는 바리스타를 위해 줄 수 있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이러한 새로운 보너스 프로그램과 팁 옵션 확대를 통해 대상 직원들의 총수입이 평균적으로 약 5~8%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스타벅스 노조의 파업 시위 모습. 자료=스타벅스 노조
이러한 정책을 바라보는 스타벅스 노조의 시선은 싸늘합니다. 노조 측은 이번 정책이 “회사가 줘야 할 임금을 고객의 주머니(팁)에 떠넘기는 방식”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쿨한 분위기 ‘더치 브로스’의 추격
고객과 상호작용에서 우위를 보이는 미국 신흥 커피 강자 더치브로스
최근 미국에서 무섭게 성장 중인 라이벌 ‘더치 브로스(Dutch Bros)’와 비교해 보면 스타벅스의 고민이 더 깊어집니다.

레딧 등 주요 커뮤니티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스타벅스보다 경쟁사 더치 브로스에서 팁을 지불하는 데 상대적으로 저항감이 덜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더치 브로스의 직원들은 주문을 받으며 고객과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신나게 대화를 나눕니다. 고객과 정서적인 유대감을 만드는 데 더 집중하죠. 반면, 효율성과 빠른 속도를 강조하며 ‘기술 기업’처럼 변해버린 스타벅스에서는 개인적인 교감이 줄어들었습니다.

메뉴 줄이기부터 컨베이어식 제조까지 전방위 효율화
‘백 투 스타벅스(Back to Starbucks)’ 슬로건을 앞세우고 경영 효율화에 나선 브라이언 니콜 CEO
사실 논란이 된 팁 확대는 스타벅스가 준비한 개혁안 중 일부일 뿐입니다.

브라이언 니콜 CEO는 ‘백 투 스타벅스(Back to Starbucks)’라는 슬로건 아래 매장의 본질을 되찾으려는 대대적인 개혁안을 내놨습니다.

우선,메뉴들을 대폭 단순화하고 있습니다. 음료 종류가 너무 복잡해서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기 때문이죠.

또 ‘사이렌 크래프트 시스템’이라는 일종의 ‘제조 공정 현대화 프로젝트’를 시작했습니다. 음료가 나오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중이겠다는 취지입니다.

대표 사례로 이전에는 음료 한 잔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 명이 책임지는 방식이었다면, 이제는 여러 잔의 음료를 동시에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도록 컨베이어 방식을 실험중입니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매장에 다시 세라믹 컵과 편안한 소파를 늘리겠다는 선언입니다. 회전율에 치우쳤던 무게중심을 다시 사람과 공간으로 옮기겠다는 의지입니다.

스타벅스의 ‘백 투 스타벅스’ 개혁이 성공할지는 아직 미지수입니다. 팁에 지친 고객들이 등을 돌릴지, 아니면 개선된 서비스와 공간에 만족하며 돌아올지 시장의 냉정한 평가는 현재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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