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식? 프랑스식? 설탕부담금 논쟁…저당제품은 신났다 [푸드360]

김진 2026. 4. 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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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 논의 본격화 속 쏟아지는 저당 신제품
영국식 3단계 차등안·9단계 법안까지 제안
일반설탕 구매 줄고 천연·인공 감미료는 ↑
편의점도 매출 증가…“다양한 연령대 관심”
당을 90% 이상 줄인 ‘라이트 앤 조이(LIGHT&JOY) 저당 드레싱’ 2종 [오뚜기 제공]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정치권에서 촉발된 설탕부담금(설탕세) 논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식품업계에서 저당 신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제품의 판매량도 늘어가는 추세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최근 당을 90% 이상 줄인 ‘라이트 앤 조이(LIGHT&JOY) 저당 드레싱’ 2종을 출시했다. 파리바게뜨의 건강 베이커리 브랜드인 파란라벨도 ‘저당 말차 케이크’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100㎖당 당류 함량을 2.5g 미만으로 줄인 ‘게토레이 런’을 내놨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대체당 알룰로스를 사용한 그릭요거트 신제품을 출시했다.

저당 신제품 출시 행렬은 올해 들어 본격화한 설탕부담금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설탕부담금 논의는 지난 1월 이재명 대통령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설탕부담금을 통해 확보한 세수를 지역·공공의료 강화에 재투자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정치권뿐 아니라 학계에서도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과 경제·인문사회연구회,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지난 7일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당 함량에 따라 부담금에 3단계 차등을 두는 안이 제안됐다. 발제자인 박은철 연세대 보건정책 및 관리연구소 교수가 제안한 안은 ▷과세 대상 제외(100㎖당 당 함량 5g 미만) ▷리터당 225원(5g 이상 8g 미만) ▷리터당 300원(8g 이상)으로 설계됐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진열된 설탕. [연합]

박 교수의 안은 영국이 2018년 도입한 ‘소프트드링크 산업부담금’에 기반하고 있다. 영국은 100㎖당 당 함량이 5g 이상일 때 리터당 약 19.4펜스를 부과한다. 당 함량이 8g 이상일 때는 리터당 약 25.9펜스가 부과된다. 영국의 첫해 설탕부담금 수입(약 4435억원)을 감안하면 한국의 설탕부담금 규모는 약 2276억원이 될 것이란 추산이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이 대통령의 제안을 뒷받침하기 위한 법안이 다수 발의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이수진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100리터당 함량이 1㎏ 이하일 때부터 20㎏을 초과하는 경우까지 100리터당 1000원에서 최대 2만8000원까지 총 9단계 세금을 적용하도록 한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허성무 민주당 의원은 설탕뿐 아니라 영양성분 전체를 평가하자는 취지의 ‘식품 등의 표시·광고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내놨다. 영양성분 구성비에 따라 등급을 지정하고 이를 제품 표면에 직관적으로 표시하는 게 골자다. 지난 2017년 프랑스에서 처음 시행된 ‘뉴트리스코어(Nutri-Score)’ 제도를 모델로 했다는 설명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3월 발간한 저감 트렌드 보고서 [aT 홈페이지 캡처]

소비자들의 구매 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3월 발간한 보고서의 최근 1년간 당류 구매량 변화에 따르면 천연감미료 구매 증가율은 타 품목보다 높은 62%로 나타났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설탕을 대체하기 위한 인공·합성 감미료(42.3%)는 2위에 올랐다. 자일로스 등이 첨가된 기타 설탕(34.0%), 원당 또는 비정제설탕(33.4%)도 증가했다.

반면 일반 정제설탕과 당 시럽류는 구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제품의 감소율은 각각 24.4%, 20.5%다. 보고서는 설탕이나 지방, 나트륨 등을 대상으로 한 ‘저감 트렌드’를 언급하며 “전세계 식품·음료 산업의 핵심 흐름으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흐름은 현장에서도 나타났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저당, 제로슈거를 포함한 이른바 ‘로우 스펙 푸드(Low Spec Food)’ 상품군의 올해 1분기 매출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27.4%로 나타났다. 운영 품목도 지난해 220종에서 올해 300여종으로 늘었다. GS25 관계자는 “다양한 연령대에서 로우스펙푸드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관련 상품군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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