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기차, ‘첫 경험’ 관문…수입차 시장 구조 재편
유럽 점유율 두 배 확대…‘첫 경험’과 ‘최종 선택’ 분리 현상 확산

11일 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4.6% 증가한 2만7190대로 집계됐다.
특히 수입차 판매량 10대 중 9대는 친환경차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 중 전기차 판매량은 작년 동기(3757대)의 약 3배 규모로 늘었다.
이 같은 판매 증가에는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이 안정화되면서 대기 수요가 본격적으로 출고로 이어짐과 동시에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중심의 신차 출시 효과가 판매 증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유류비 부담과 친환경차 전환 흐름이 맞물리며 소비자 수요가 내연기관에서 전동화 모델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가운데 중국 전기차는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과 상품성을 앞세워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현재 BYD가 3000만~4000만 원대 가격과 보조금 적용을 통한 실구매가 인하 전략으로 초기 수요를 자극하면서다.
실제 지난달 BYD는 3968대를 판매하면서 전체 판매량 4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첫 진출해 연간 판매량 6107대로 10위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분기 판매량만으로 지난해 전체 판매량의 65% 수준을 달성한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를 단순한 시장 점유율 경쟁으로 보기보다 소비자 경험 구조의 변화로 해석하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핵심은 소비자 이동 경로의 변화다. 과거에는 국산차에서 곧바로 프리미엄 수입차로 이동하는 구조였다면 최근에는 중국 전기차를 거쳐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동하는 ‘단계형 소비’ 패턴이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가격 접근성이 높은 중국 전기차가 수입차 시장의 진입 장벽을 낮추며 전체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 시장에서 중국 전기차 점유율은 최근 1~2년 사이 두 배 가까이 증가했으며, 일부 국가에서는 10% 내외 수준까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 수요를 대체하기보다 신규 전기차 구매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중국 브랜드의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2025년 약 5.8%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초기 전기차 수요를 흡수하며 시장 내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업계에서는 중국 전기차 확산이 단기적으로는 시장 경쟁을 심화시키는 요인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프리미엄 수입차 브랜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양면성을 지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첫 경험’을 담당하는 브랜드와 ‘최종 선택’을 담당하는 브랜드가 분리되는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수입차 진입 자체가 하나의 목표였다면, 이제는 어떤 경로로 수입차를 경험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중국 전기차의 등장은 경쟁 심화와 동시에 시장 구조를 다층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