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미사일, 끝난 게 아니다”... 미 당국, 트럼프 ‘궤멸론’과 배치된 평가

권순욱 2026. 4. 1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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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군사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자평하는 가운데, 미 정보 당국 내부에서는 이란이 여전히 수천 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언제든 지하에서 이를 꺼내 사용할 수 있다는 신중한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한 달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역량을 보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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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력화’ 단언한 트럼프 vs ‘재건 가능’ 경고한 정보당국
공습 한계와 특수부대 부재가 낳은 ‘잠재적 불씨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의 군사력을 사실상 무력화했다고 자평하는 가운데, 미 정보 당국 내부에서는 이란이 여전히 수천 발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언제든 지하에서 이를 꺼내 사용할 수 있다는 신중한 평가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현지시간) 복수의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한 달 넘게 이어진 미국과 이스라엘의 집중 공습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수준의 미사일 역량을 보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란의 군사력이 근본적으로 파괴됐다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의 공개적인 발언과는 온도 차가 큰 대목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 당국자들은 이란 내 미사일 발사대의 절반 이상이 파괴되거나 지하 시설에 매몰된 상태지만, 이 중 상당수는 수리가 가능하거나 다시 파내어 즉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란의 미사일 재고 역시 이번 전쟁을 거치며 절반가량 줄어든 것으로 보이나, 여전히 산간 지역 비밀 거점과 지하 시설에는 수천 개의 단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비축된 상태다.

이스라엘 당국자들 또한 전쟁 초기 약 2500발에 달했던 이란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현재 1000발 이상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무인기(드론) 분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공습으로 인해 생산 시설이 타격을 입고 재고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지만, 이란이 러시아로부터 유사한 기종을 조달해 전력을 보충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케네스 폴락 중동연구소 정책부회장은 “이란은 전력을 신속하게 혁신하고 재건하는 데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 국가”라며 “이스라엘을 제외한 중동 대부분의 국가보다 훨씬 더 강한 적이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연일 ‘완전한 승리’를 강조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기자들에게 “이란 군대는 격퇴됐고 사라졌다. 미사일과 제조 역량 모두 극히 적다”고 단언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역시 “이란의 역량이 소진됐고 거의 완전히 무력해졌다”고 밝혔으며, 댄 케인 합참의장은 1만3000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해 이란의 방위산업 기반을 산산조각 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란의 미사일 발사 빈도는 전쟁 초기 하루 수십 발에서 최근 10~15발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수출 통제로 인해 자체적인 추가 제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공습만으로는 이란의 미사일 위협을 완전히 뿌리 뽑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1991년 걸프전 당시 미국과 영국이 이동식 발사대 파괴를 위해 특수부대를 직접 투입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지상군 투입 없이 공군력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다. 특히 깊은 산속 지하 갱도에 구축된 이란의 미사일 시설은 입구를 무너뜨리는 것만으로는 내부 자산의 완파가 불가능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란의 군사적 복원력은 러시아나 중국으로부터 받는 지원 수준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현재 미국과의 종전 협상 조건으로 모든 경제 제재의 해제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스라엘 상공에서 폭발한 이란 미사일. AP 연합뉴스


권순욱 기자 kwonsw8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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