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거나 고립·은둔… 시흥시 청년 위기 대책은?

김성주 2026. 4. 1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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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 청년스테이션에서 청년들이 창업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흥시 제공


자립의 위기를 맞은 청년세대를 위해 시흥시가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 ‘시흥시청소년재단’을 확대해 ‘시흥시청소년청년재단’으로 새로 출범한 데 이어, 최근에는 ‘시흥시 고립·은둔 청소년 및 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는 등 청년들을 건강한 사회의 일원으로 맞이할 수 있도록 지원할 준비를 마쳤다.

■청년의 위기를 드러내는 수식어 ‘쉬었음’, ‘고립·은둔.’

최근 주목을 받는 개념은 ‘쉬었음’ 청년이다. 이는 경제적인 관점에서 분석한 것이라면, 사회적·심리적 관점에서는 ‘고립·은둔청년’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들 모두 노동 시장이나 교육 체계 밖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먼저 지난 2월 기준으로 20~30대 청년들 가운데 ‘쉬었다’고 답한 인구가 75만명을 넘어서 청년 고용난이 심각한 상황임을 확인할 수 있다. 더욱이 미국과 이란 간의 전쟁 등으로 인해 고용 위축이 심화할 수 있는 상황에서 청년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국가 경제적으로도 심각한 인적 자원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퍼지고 있다. 청년들이 노동시장에서 장기간 빠져있는 경우 국가 산업 전반에 숙련된 노동의 부족 사태를 가져올 수 있다.

‘고립·은둔 청년’으로 분류해본다면, 경기도의 ‘2024 고립·은둔 청년 실태조사’ 결과로 현재 청년들의 위기 상황을 엿볼 수 있다. 고립 청년(도움을 청할 수 있는 지지체계 등이 부족한 청년)의 비율은 2019년 3.9%에서 2021년 6.4%로 늘었다. 2023년 5.9%로 다소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청년이 고립감을 느끼고 있다.

은둔청년(사회적 관계 없이 제한된 공간에서 살아가는 상황-고립의 정도가 심화되면 은둔에 해당한다)은 지난 2022년 3.3%로 전국 평균이 2.4%보다도 0.9%p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역적으로는 부천·화성·안산·평택·시흥·광명·오산 등 서해안권에 집중된 특징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청년의 위기가 교육을 마치면 자연스럽게 취업과 독립, 결혼으로 이어지는 ‘표준적 생애 주기’가 작동하지 않아서 발생한 문제로 보고 있다. 고학력화와 취업 준비 기간의 장기화, 그리고 대기업·공공기관 대 중소기업·비정규직으로 나뉘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원인으로 본다.

시흥시 청년스테이션에서 청년들이 창업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시흥시 제공


■기회의 창을 만드는 시흥시

위기의 청년을 위해 먼저 정부는 단순히 청년들을 ‘돕자’는 의미가 아닌, 사회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미래에 발생할 수 있는 막대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미래 투자라는 측면에서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1천억 원 규모로 ‘K-뉴딜 아카데미’ 사업을 시작한다.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비경제활동 청년을 대상으로 직업훈련과 직장 적응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교통비와 식비 명목으로 월 30만~50만 원의 훈련수당을 지급하는 방안도 내놨다. 기업에도 시간당 1만4천 원에서 2만 원 수준의 훈련비를 지원해 참여를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경제적인 관점에서의 문제 해결에 나섰다면, 시흥시는 보다 사회적인 의미에서 청년을 지원하고 나섰다.

지난 1월 ‘시흥시청소년청년재단’의 출범을 통해 기존의 청소년 지원에서 역할을 넓혀 청년까지 아우르는 통합 지원체계를 만들었다. 재단은 청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이어지는 성장 과정 전반을 지원하는 생애주기 기반 정책 플랫폼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흥시가 조성한 협업마을 뮤직스테이션 전경 /시흥시 제공


현재 ‘청년 마음건강 상담 지원사업’을 펼쳐 청년의 마음건강 회복과 일상 적응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한다. 청년스테이션(정왕대로 233번길 19-1)에 전문 상담사가 상주해 전문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시흥형 청년 사회안전망 시스템을 구축해 청년들이 고립감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돕는다. 보다 긴급한 상황에 처한 청년의 경우에는 외래치료비를 지원하거나 보다 심층적인 상담도 한다.

최근에 제정된 ‘시흥시 고립·은둔 청소년 및 청년 지원에 관한 조례’로 지원의 근거를 마련하면서 보다 폭넓은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실린다. 고립·은둔 청소년과 청년의 자립, 사회참여를 통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복지향상과 사회참여 지원을 시장의 책무로 담았다. 조례를 통해 고립·은둔 청소년, 청년 지원을 위한 연도별 시행계획을 매년 세우고 시행해야 하며 실태조사를 벌이는 것도 내용에 포함됐다.

지난달 열린 재단 재출범식에서 임병택 시흥시장은 “청소년과 청년은 서로 분리된 정책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성장 과정 속에 있는 시민”이라며 “(재단이)청소년과 청년의 참여와 경험이 지역의 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정책 현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 주길 바라며, 청소년과 청년이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달라”고 밝혔다.

시흥시 청년스테이션 리빙랩 전경 /시흥시 제공


■시흥시 청년공간

시흥시는 지난 2014년 청년스테이션 개관을 시작으로 꾸준히 청년공간을 확대하고 있다. 먼저 청년스테이션은 정왕동에 1천542㎡ 부지에 개방형 협업공간과 전시·공연 공간, 다용도 공유주방 등을 꾸몄고, 소규모 모임과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모이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시설을 개방했다.

지난 2016년에는 청년협업마을(소래산길 11)을 조성해 사진이나 음악 작업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갤러리, 창작 공예실을 청년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청년창업팀 사무실과 컴퓨터실 등 미래를 일굴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가구·목공예 교육, 3D프린터 활용과 실습이 가능한 공간도 있어 호응을 얻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장곡청소년복합센터(인선길 14)가 새로 문을 여는데, 청년 오피스공간과 미디어녹음실, 연습실, 자치활동실, 진로교육실 등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2028년 예정된 신천청소년문화의집 내에 청년공간이 조성되면 시흥시 청년·청소년들이 관계를 회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데 보다 많은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흥/김성주 기자 ksj@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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