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냥개들2' 황찬성,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갖는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갖는다. 이 단순하고도 명료한 명제는 오랜 시간 수많은 사람들의 증명으로 그 영향력을 이어왔다. 배우 황찬성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일이 주어지든 허투루 하는 법 없이 매번 치열하게 달려왔기 때문에 ‘사냥개들2’라는 기회를 잡았다. 그 기회가 황찬성의 길에 어떠한 기회들을 또 불러올지 기대되는 이유다.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사냥개들’ 시즌2(연출 김주환, 이하 ‘사냥개들2’)는 극악무도한 불법 사채꾼 일당을 때려잡은 건우(우도환)와 우진(이상이)이, 돈과 폭력이 지배하는 글로벌 불법 복싱 리그를 상대로 또 한 번 통쾌한 스트레이트 훅을 날리는 이야기다. 황찬성은 극 중 메인 빌런 백정(정지훈)의 오른팔 태검을 연기했다.
황찬성과 ‘사냥개들2’의 시작은 김주환 감독과의 인연에서 출발했다. 평소 친한 사이였던 김주환 감독으로부터 빌런 중 한 명인 태검 역을 제안받았다고 했다. 물론 친분에만 기댄 캐스팅은 아니었다. 김주환 감독은 그간 빌런의 얼굴을 보여준 적 없었던 황찬성에게서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고 싶었다.
김주환 감독의 제안이 유달리 고마웠던 이유는, 그 시기 황찬성이 하고 있었던 고민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변화를 원했던 황찬성에게 김주환 감독의 제안은 그야말로 그 고민을 해소시켜 줄 절호의 기회였다. 그렇지만 그 기회를 덥석 잡기에는 고민되는 지점들이 있었다. 시즌1을 재밌게 봤던 만큼, 자신의 소화해야 할 액션의 수위도 충분히 예상이 갔기 때문이다.
그 고민들을 김주환 감독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레 ‘사냥개들 2’의 태검으로 향하는 길이 됐다. 황찬성은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지점들이 있었고, 그 지점들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라고 했다.

그렇게 황찬성은 태검을 발 밑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 올리기 시작했다. 김주환 감독은 황창성에게 메인 빌런인 백정이 불 같은 에너지와 다혈질 기질의 폭력성이 짙은 사람이라 그 곁에 있는 태검은 이성적이고 백정을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황찬성은 김주환 감독이 던진 그 설정을 붙잡고 태검의 서사를 나름 생각해 나가기 시작했다. 대본에는 없는 나름의 서사를 그려나가며, 태검이라는 인물에 대해 이해하고 또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는 “태검은 백정 돈이 필요해서 그와 손을 잡았지만, 이후 백정에게 가족이 볼모로 잡히면서 일을 그만두고 싶지만 그 악의 사슬이 끊길 기미가 없으니 피로했을 거다. 초반에는 자신이 하는 일이 나쁜 일이라는 걸 알았지만, 점차 양심과 도덕성이 마모되지 않았을까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황찬성은 “태검이라는 인물이 어떤 사람인가를 봤을 때에는 악한 인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살생을 즐기며 다른 사람의 고통이 자신의 기쁨이 되는 부류의 사람은 아니다”라면서 “나름 합리적이고 희생할 줄 알고 좋은 사람이다. 절박했을 때 뒷 상황을 생각 못하고 백정의 손을 잡았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태검의 내면에 깊이 파고들며 그 옷을 입을 준비를 마친 황찬성은, 캐릭터의 주요 축 중에 하나인 액션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황찬성은 복싱을 베이스로 발차기나 레슬링 기술 등이 접목된 태검의 액션을 소화하기 위해 여러모로 심혈을 기울였다. 아이돌로 활동했던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액션의 합을 외우는 것도 큰 무리 없이 수월했다.
다만 액션신에서 ‘태’를 보여주는 게 유달리 어려웠다는 황찬성이다. 멋은 둘째 치고, 상대와 겨뤘을 때 이길 수 있을 법한 실력을 가진 사람처럼 ‘태’를 내는 것이 힘들었단다. 그는 “액션이 처음이었는데, 발차기와 주먹을 내질러도 어느 정도 태가 나야 하지 않나. 그래서 액션팀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훈련했다”라고 했다.
연기와 캐릭터, 그리고 액션에 대한 고민으로 어깨는 무거웠지만 함께하는 배우들이 있어서 이겨낼 수 있었다. 특히 백정을 연기한 정지훈을 비롯해 이시언 태원석 등 ‘빌런즈’와의 현장 호흡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고. 황찬성은 “지훈이 형 같이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좋았다. 시언이 형도 촬영 준비하면서 친해졌다”라고 했다.

작품과 캐릭터를 대하는 시선 역시 한층 성숙해졌다. 과거에는 대본을 볼 때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만 몰두하며 스스로의 재미를 찾았다면, 이제는 작품 전체를 아우르는 넓은 시야를 갖추게 됐다. 황찬성은 “지금에 와서는 캐릭터 자체의 타당성과 이 인물을 탐구하기도 하지만, 작품 전체의 플롯에서 이 캐릭터가 하는 기능적 영향은 무엇인가도 본다”며 “그렇게 해야 객관화가 되고 튀려고 하는 이상한 짓도 안 하게 되더라. 연출하시는 작가님과 감독님을 조금 더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다. 무리 안에서 나는 뭘 어떻게 하고 있을까 고민하며 시선을 넓혀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시야의 확장은 스스로에 대한 냉철한 자기 객관화에서 비롯됐다. 연기에 대한 끝없는 고민은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었다. 그는 “스스로 재능이 엄청 뛰어난 것 같지는 않다. 하지만 그걸 상쇄할 만큼의 집중력은 있다”고 담담하게 고백하며 “어떤 역할을 어떻게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하게 될 역할들에 대해서는 무조건 그 기준 이상을 해내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연기를 향한 다부진 의지를 드러냈다.
쉼 없이 달려온 그에게 결혼과 소속사 이적 등 삶의 굵직한 변화들은 새로운 원동력이자 묵직한 책임감으로 다가왔다. 황찬성은 “결혼을 하기 전이나 회사를 옮기기 전에도 열심히 안 한 적은 없다. 늘 치열하게 해 왔지만, 책임감이 달라졌다는 정도인 것 같다. 가장의 무게감은 확연히 다르다”고 털어놨다. 이어 “내 커리어, 내 일과 관련해서 이제부터는 확실히 디벨롭이 있지 않으면 앞으로 더 힘들어지겠구나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매년 해가 지날수록 더 배우고 감각을 확장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 예전보다 좀 더 진중한 느낌으로 가는 것 같다”며 한층 깊어진 속내를 전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넷플릭스, 엘줄라이엔터테인먼트]
사냥개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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