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통령 “기업도 부동산 다이어트” 한마디에···자산매각 도미노 오나

노경은 기자 2026. 4. 11.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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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시지가 45억 초과 3% 과세 구조···세율·과표 조정 검토
기업 자산구조 재편 압박 vs 유동성 리스크···투자 전략 영향 불가피
이재명 대통령 / 사진=청와대통신사진 기자단 연합뉴스

[시사저널e=노경은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 보유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공식 언급하면서 기업 자산 전략 전반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인 부동산 규제에 이어 기업까지 규제 대상이 확장될 경우 시장 매물 증가와 자산 재편 움직임이 나타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동시에 고금리 환경에서 기업 유동성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비업무용 부동산 과세 체계 손질···세율·범위 모두 조정 가능성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최근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기업이 보유한 비업무용 부동산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유 부담을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어 "기업들이 당장 필요하지 않으면서 대규모로 보유한 부동산에 대해 부담을 안기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행 제도에 따르면 기업의 비업무용 부동산 세율은 공시지가 합산 기준 ▲15억 이하 1% ▲45억 이하 2% ▲45억 초과 3%다. 과세표준은 토지 공시지가 합산액에서 5억원을 공제한 금액으로 산정된다.

이번 발언은 세율 자체 인상뿐 아니라 과표 구간 조정, 공제 축소, '비업무용' 범위 재정의까지 포함한 제도 전반의 손질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주택을 시작으로 농지, 일반 부동산까지 단계적으로 보유 부담을 확대하겠다는 방향을 밝힌 만큼 기업 보유 자산도 정책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정부는 농지 투기 문제와 관련해 전수조사와 매각 명령 절차를 추진한 바 있어 비업무용 부동산 역시 유사한 방식의 관리 체계가 도입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자산 매각 압박 vs 투자 위축···기업 전략 재편 불가피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기업의 재무 전략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 고금리와 경기 둔화로 자금 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보유세 강화까지 겹치면 자산매각 압력이 커질 수 있어서다. 특히 업계에서는 시장에 나온 비업무용 토지를 주택 부지로 활용해 공급 확대와도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함에 따라 도심접근성이 좋은 유휴 토지나 투자 목적 부동산을 다수 보유한 기업일수록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비업무용'의 판단 기준이다. 기업들은 중장기 사업을 위해 선제적으로 확보한 부지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자산이 비업무용으로 분류될 경우 투자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산업계에서는 향후 사업을 위한 전략적 토지 확보까지 규제 대상이 될 경우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자산매각이 단기간에 집중될 경우 시장 가격 하락에 따른 기업 재무구조 악화가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보유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매물이 늘어나면 부동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조세 형평성 논란도 변수다. 외환위기 이후 유지돼온 규제 완화 기조와 달리 기업 자산에 대한 과세가 강화될 경우 정책 일관성에 대한 문제 제기가 생길 수 있다. 반면 정부는 비생산적 자산을 생산적 투자로 유도해 자본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입장이다.

글로벌 경쟁력 측면에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국내 기업의 부동산 보유 비중이 높다는 지적을 해소할 기회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과도한 규제가 투자 환경을 위축시켜 자본의 해외 유출을 촉진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결국 향후 핵심은 '비업무용' 정의와 과세 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 기준이 좁아질수록 기업 부담은 급격히 커지고, 완화될 경우 정책 효과는 제한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산업계 간 기준 설정을 둘러싼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과거 부지확보 차원에서 미리 매입한 땅의 가치가 상승한 경우가 많다. 자동차나 중공업은 공장 승설을 대비해 미리 사둔 인근 부지가, 금융권은 디지털 금융 전환으로 오프라인 지점이 줄면서 남은 도심 입지좋은 유휴점포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미래 신사업 진출을 위해 선제적으로 확보한 유휴 부지까지 단순 비업무용으로 간주해 규제할 경우, 기업의 중장기적 투자 동력을 꺾고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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