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듣고 이해’ 자필로”…상품설명서에 ‘서명’ 있으면 보험사 설명의무 다했다? [어쩌다 세상이]

전종헌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cap@mk.co.kr) 2026. 4. 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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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에 그야말로 역대급 태풍이 불어 닥쳤습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상품설명서에 '원발암(처음 발생한 암) 기준 보상 규정'을 빠뜨린 보험사들을 향해 일반암 보험금과 지연이자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보험가입 시 상품설명서에 '원발부위 기준조항' 즉, 쉽게 말해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됐더라도 처음 발생한 부위(원발암)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주겠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은 경우로, 소액암이 전이돼 일반암이 발생한 보험가입자가 그 대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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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발암 기준 보상 놓고
금감원 판단에 업계 긴장
보험금 추가 지급 압박↑
[챗GPT 생성]
보험업계에 그야말로 역대급 태풍이 불어 닥쳤습니다. 지난달 금융감독원이 상품설명서에 ‘원발암(처음 발생한 암) 기준 보상 규정’을 빠뜨린 보험사들을 향해 일반암 보험금과 지연이자를 추가로 지급하라고 요구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보험업계는 소액암에서 전이된 이차성 일반암에 대해서도 원발암이 소액암이라는 이유로 일반암 보험금이 아닌 소액암 보험금만 지급해 왔습니다. 일반암은 소액암보다 보험금이 많습니다.

보험가입 시 상품설명서에 ‘원발부위 기준조항’ 즉, 쉽게 말해 암이 다른 곳으로 전이됐더라도 처음 발생한 부위(원발암)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주겠다는 내용이 기재돼 있지 않은 경우로, 소액암이 전이돼 일반암이 발생한 보험가입자가 그 대상이 됩니다.

금감원이 이같이 요구한 것은 최근 대법원이 원발부위 기준조항을 보험가입 시 보험계약자 등에게 설명해줘야 하는 중요한 내용이라고 판결한 부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렇다면 상품설명서에 원발부위 기준조항이 기재돼 있기만 한다면, 보험사는 어떤 경우라도 설명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한 사례를 소개합니다.

A씨는 2018년 복수의 암보험에 가입했습니다. 4년 뒤 갑상선암(C73)이 발견됐고, 암세포는 이미 목 림프절(C77)까지 전이된 상태였습니다. A씨는 일반암에 해당하는 전이암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보험사는 “원발암인 갑상선암이 기준이기 때문에 소액암 보험금만 줄 수 있다”며 오히려 채무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보험사는 재판 과정에서 A씨의 자필 서명과 ‘설명 듣고 이해’라고 적힌 상품설명서를 증거로 제시했습니다. 보험계약자인 고객이 직접 서명하고 이해했다고 썼으니 설명 의무를 이행했다는 주장이었습니다.

이 사건에는 계약자보관용 상품설명서와 회사보관용 상품설명서 두 가지가 제시됐습니다. 회사보관용 상품설명서에는 A씨의 자필 서명이 명확히 남겨져 있었지만, 정작 이 서류 어디에도 원발부위 기준 조항에 대한 설명은 없었습니다. 반면 해당 규정이 예시와 함께 상세히 기재된 계약자보관용 상품설명서에는 A씨의 자필 서명이 있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보험사가 계약체결 시 원발부위 기준 조항이 없는 상품설명서에 서명을 받고, 원발부위 기준 조항이 있는 상품설명서를 나중에 발행했다고 추측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법원은 원발부위 기준 조항이 명시된 설명서가 가입 당시 실제 교부됐거나 설명됐다고 단정할 증거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보험사에게 일반암 보험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보험 가입 시 우리는 수많은 서류에 기계적으로 서명하곤 하지만, 그 종이 한 장에 담긴 내용이 훗날 수천만원의 보험금을 결정짓게 됩니다.

한세영 법무법인 한앤율 변호사는 “특히 상품설명서에 설명을 들었다는 사인은 더욱 신중히 할 필요가 있다”며 “혹시 상품설명과 관련해 보험사로부터 거절 통보를 받았다면 본인이 서명한 상품설명서의 원본을 다시 한번 꼼꼼히 대조해볼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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