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서민도 우주 갈 수 있을까”…인당 6억원 티켓 가격 낮아질 수 있다는데 [박민기의 월드버스]

박민기 기자(mkp@mk.co.kr) 2026. 4. 1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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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탐사 국가적 경쟁 심화에
‘달 탐사’ 등 관광 사업도 성장
억만장자 덕분에 호황 누렸지만
제한적 수요·기술 한계로 위기
스타쉽 성공 시 가격 하락 전망
아르테미스 2호가 달 지평선 너머로 지구가 저무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 [사진 출처 = AFP 연합뉴스]
인류가 반세기 만에 다시 ‘달 완전 정복’을 위한 위대한 도약에 나섰습니다. 4월 1일(현지시간) 우주 비행사 4명을 태운 미국 항공우주국(NASA) 로켓 ‘아르테미스 2호’가 미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발사됐습니다. 인간이 직접 탄 유인 우주선이 달 탐사에 나선 것은 지난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의 비행 이후 약 54년 만입니다. 아르테미스 2호에는 와이즈먼, 크리스티나 코크, 빅터 글로버, 제레미 핸슨 등 4명의 우주 비행사가 몸을 실었습니다.

아르테미스 2호의 주요 임무 중 하나는 달에서 6000~9000㎞ 상공을 한 바퀴 돌며 인류가 지금까지 직접 보지 못했던 달의 뒷면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입니다. 과거 무인 우주선이 달의 뒷면을 비행한 적은 있지만 우주 비행사가 실제로 탑승한 유인 우주선이 달 뒷면으로 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새로운 도약을 위해 탐사에 나선 아르테미스 2호는 약 10일 동안 총 110만2400㎞를 비행한 뒤 지구로 귀환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달을 비롯해 ‘우주’라는 영역은 인간의 호기심과 정복 욕구를 자극하는 대표적인 ‘미지의 세계’ 중 하나였습니다. 인류가 오랜 과거부터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으며 끊임없이 우주로 무인·유인 우주선을 쏘아올린 것도 이 때문입니다. 소련의 루나 1호는 1959년 인류 최초로 달 근접 비행에 성공했고 루나 3호는 최초로 달 뒷면을 사진으로 촬영했습니다. 경쟁에 뛰어든 미국 역시 1968년 인류 최초로 유인 우주선으로 달 궤도를 비행한 데 이어 이듬해 유인 달 착륙에도 성공했습니다.

우주 탐사를 위한 국가적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자연스럽게 관련 산업도 성장했습니다. 우주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커지면서 민간인을 대상으로 우주 여행을 시켜주는 관광 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미국인 사업가 데니스 티토는 지난 2001년 러시아 소유즈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을 방문하며 ‘세계 최초 우주 관광객’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이후 우주 여행 기업 버진 갤럭틱 홀딩스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설립한 블루 오리진 등이 뛰어들며 산업이 본격화됐습니다.

미지의 세계를 정복할 수 있다며 호기심을 자극한 우주 관광 사업은 호황을 누렸습니다. 버진 갤럭틱과 스케일드 컴포지츠 등 기업들은 2000년대 초 인간을 준궤도 우주로 여행을 보내겠다며 관련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 어드벤처스의 공동 창업자 에릭 앤더슨은 지난 2003년 우주 관광이 수십억달러 규모의 산업으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습니다.

수억원을 훌쩍 넘는 비싼 비용이 들어가지만 살아생전 달과 우주를 직접 두 눈에 담고자 하는 부호들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으며 우주 여행 사업은 본격적인 확대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습니다. 버진 갤럭틱은 지금까지 31명, 블루 오리진은 98명(두 차례 탑승자 포함)을 우주로 보냈습니다. 여기에는 세계적인 팝스타 케이티 페리, 미 CBS 앵커 게일 킹,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아내 로런 산체스 등이 포함됩니다.

미국 플로리다주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아르테미스 2호가 발사되는 모습 [사진 출처 = 로이터 연합뉴스]
이처럼 승승장구하던 우주 여행 산업도 최근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블루 오리진이 우주 비행을 중단한 데 이어 버진 갤럭틱도 새로운 델타 우주선 개발에 착수하면서 지난 2024년 6월 이후 비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버진 갤럭틱의 최근 실적은 전년 대비 크게 하락했습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1만2000달러(약 4억7000만원)로 전년 동기(42만9000달러) 대비 27.3%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154만4000달러(약 23억원)로 전년(703만6000달러)보다 78% 급감했습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제한적인 수요와 다른 산업 대비 아직 크지 않은 시장 규모, 관광 확대를 위한 기술 확장에 걸리는 시간 및 비용 등이 우주 관광 사업 안착의 걸림돌로 지목됩니다. 아직은 여행 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싸 일반 소비자층으로의 확대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거의 유일한 수요인 억만장자 사이에서도 수요가 그리 많지 않아 상용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도 제동이 걸린다는 분석입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주 항공우주·방산 애널리스트는 “우주 관광 사업의 근본적인 문제는 확장성과 비용”이라며 “초고액 자산가들 중에서도 극히 일부만을 겨냥하고 있지만 이들 사이에서도 반복적인 수요를 만들어내지는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기존 기업들이 우주 관광 사업을 잠시 중단한 사이 중국 기업들이 관련 계획을 연달아 내놓으며 본격적인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베이징에 위치한 우주 여행 운영 기업 인터스텔러는 오는 2028년 희망 고객들을 대상으로 1인당 43만달러(약 6억4400만원) 가격에 우주 비행 사업 시작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다른 기업 CAS 스페이스 테크놀로지는 2029년까지 유인 우주 관광 비행을 실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고객들의 발목을 잡는 비싼 가격은 일론 머스크 창업자가 운영하는 스페이스X가 현재 개발 중인 스타십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해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스타쉽은 관광객 1명을 궤도에 올려보내는 비용을 90%까지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미 플로리다대 레이첼 푸 교수는 “우주 관광은 처음부터 억만장자들을 위한 고가 사업에만 머무르기 위해 설계되지 않았다”며 “우주 접근 비용을 낮추고 지구 밖 상업 활동을 확대하기 위한 가교로 거듭나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매일 쫓기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알면 알수록 더 좋은 국제사회 소식. 전 세계가 주목하는 한 주의 가장 핫한 이슈만 골라 전해드립니다. 단 5분 투자로 그 주의 대화를 주도하는 ‘인싸’가 될 수 있습니다. 읽기만 하세요. 정리는 제가 해드릴게요. 박민기의 월드버스(World+Universe)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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