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L 대장에 4L 공기 넣은 것"…에어건 제조사 "명백한 학대"

배양진 기자 2026. 4. 11. 09:3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에어건 제조사 인터뷰
"가까이서 쏘면 피부 터질 정도"
"옷 입고 있더라도 장 파열 가능"
"인체 분사 절대 안돼, 명백한 학대"

이주노동자의 항문에 에어건으로 공기를 주입해 장기를 손상하는 학대 사건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에어건이 실제로 얼마나 위험한 물건인지 제조사에 직접 물었습니다.

먼저 학대가 일어난 경기 화성의 도금업체에서 쓰던 에어건은 한 제조사에서 만드는 산업용 에어건입니다. 해당 업체 이승준 부사장은 에어건을 신체에 분사하는 행위에 대해 "말은 장난이지만 터무니없는 학대"라며 "대장 용량이 2L 정도 되는데, 거기에 4L 공기가 들어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장 파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뜻입니다.
학대가 발생한 공장에서 사용하던 산업용 에어건.

이 부사장과의 인터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습니다.

Q 에어건을 신체에 쏘는 행위는 얼마나 위험한가요?
A 시중에서 살 수 있는 일반적인 에어컴프레셔(공기 압축기) 압력이 8kgf/㎠에요. 손톱 하나를 8kg의 힘으로 누르고 있는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이 공기를 에어건으로 쏘면 최대 음속(초속 약 340m)으로 튀어나옵니다. 가까이에 대고 쏘면 피부가 터질 수도 있습니다.

Q 에어건의 공기로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을 정도인가요?
A 저희 에어건이 토출할 수 있는 공기가 1분에 최대 380L에요. 적정 압력으로 토출한다고 하더라도 250L에 이릅니다. 1초만 에어건을 분사해도 약 4L의 압축 공기를 쏘는 것입니다. 사람 대장 용량이 2L 정도라고 하니까 항문에 밀착해서, 혹은 삽관해서 쐈다면 얼마든지 장 파열이 올 수 있습니다.

Q 옷을 입은 상태였다고 하더라도 장에 공기가 들어갈 수 있나요?
A 옷 위에 그냥 분사만 했다면 저항이 발생하니 괜찮을 수 있죠. 그러나 옷을 입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에어건 관이 조금이라도 항문 쪽으로 들어간 채 분사했다면 얼마든지 옷을 뚫고 공기가 주입됐을 것입니다. 풍선이나 물놀이용 튜브를 생각하면 됩니다. 튜브 입구 밖에서 에어건을 쏘면 공기가 하나도 안 들어가죠? 하지만 입구에 딱 맞춰서 쏘면 순식간에 부풀어 오르고, 아차 하는 순간 터지기도 합니다. 그 원리와 똑같습니다.

Q 실제 에어건을 판매할 때 위험성을 안내하나요?
A 제품을 뜯기 전에 포장지에 '에어건을 인체에 직접 분사하지 마시오'라고 다 명시가 돼 있습니다. 특히 노출된 안구라든지 이런 곳에 절대 쓰시면 안 된다, 산업용이기 때문에 의료용과는 다르다고 안내를 합니다. 또 어린이들 같은 경우는 장난을 쉽게 칠 수 있으니까 어린이들 손에 닿지 않도록 하라고 그렇게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에어건을 제조하는 입장에서 너무나 어이없는, 말은 장난이지만 터무니없는 학대 행위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피해 이주노동자의 장 파열 위치는 맹장과는 정반대편입니다.
가해자인 공장 사장 이모 씨는 사고 당일 소방과 경찰 등엔 "피해 노동자가 혼자 장난치다 항문에 에어건을 쐈다"고 주장하다, 언론이 취재를 시작하자 "내가 직원들과 장난치다 에어건이 신체에 스친 정도"라는 취지로 말을 바꿨습니다. 그러면서도 "피해 노동자가 맹장염에 걸렸던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도 했습니다. 경찰은 현재 이씨를 상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에어건의 위험성을 고려해 위험한 물건으로 상해를 입힌 경우 적용하는 특수상해로 혐의를 바꾸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