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인성 윤어게인 좌표' 기사, 조인성은 반가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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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4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배우 조인성씨와 류승완 감독이 출연했다.
한 달 뒤인 4월4일, 돌연 조인성씨의 발언이 기사로 등장했다.
적지 않은 기자들은 악플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부당한 공격을 받는 조인성씨를 위해 기사를 썼을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기사는 조인성씨를 둘러싼 상황을 '좌표'라는 단어로 전달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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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미디어오늘 정철운 기자]

지난 3월4일 MBC '손석희의 질문들'에 배우 조인성씨와 류승완 감독이 출연했다. 이날 영화 '휴민트' 제작 뒷이야기가 나왔는데, 제작진이 라트비아 현지 촬영을 위해 출국한 날이 공교롭게도 2024년 12월4일이었다. 출국 전날 비상계엄을 경험한 류승완 감독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라트비아로 가니까 거기 현지 스텝들이 다들 괜찮냐고, 환율이 치솟기 시작하는데”라고 말했고, 옆에 있던 조인성씨가 “그렇죠. 그게 가장 큰 문제였죠”라고 말했다.
류승완 감독이 “저희가 제작비가 많이 든 이유 중에 그것도 있어요”라고 말하자 조인성씨는 “제작비 상승은 저희가 체류를 해야 되기 때문에, 그건 굉장히 치명적이거든요”라고 부연했다. 그러자 손석희 진행자는 “조인성씨가 제작자보다 제작비에 더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다”고 말했고, 다들 웃으며 이야기는 끝났다.
한 달 뒤인 4월4일, 돌연 조인성씨의 발언이 기사로 등장했다. 조씨가 지난달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게시글을 올렸는데 “지금 환율 1510원 넘어갔는데 뭐라고 한마디 해주셔야죠”, “환율 1510원 소감 부탁드립니다”, “계엄환율 1400 지적 감동입니다 재명환율 1500은 어떡합니까” 따위의 환율 관련 댓글들이 달렸고, 조씨가 이 같은 악플에 시달린다는 사실이 스포츠경향을 통해 처음 등장했다.
이후 <“TV 나오지 마라” 조인성 '좌표' 찍은 '윤어게인'…혐오 댓글 폭탄>(서울신문), <조인성 “계엄 때 환율 상승”…지금도 물고 늘어지는 '댓글 폭탄'>(한겨레), <“환율 1500원 어떻게 생각하나?” 조인성에 튄 '고환율 불똥'>(조선일보) <조인성, 난데없는 고환율 불똥…SNS 악플 테러, 이유는?>(동아일보), <환율 1500원대 오르자…조인성 SNS에 때아닌 악플 테러, 뭔일>(중앙일보) 등 기사 수십 건이 쏟아졌다.
연예인은 수많은 악플에 시달린다. 연예인 인스타그램에 악플이 올라온다고 모두 기사가 되는 건 아니다. '비상계엄' 키워드와 현재의 '고환율' 상황이 더해지니 기삿거리가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적지 않은 기자들은 악플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부당한 공격을 받는 조인성씨를 위해 기사를 썼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론은 애초의 의도와 상관없이 악플러 반응을 옮기며 소위 '논란'을 만들어 내버렸다.
계엄으로 환율이 올라 어려웠다는 사실적 경험담에 정치색을 입혀 현 정부 환율 상승에 침묵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선택적 분노'라는 식의 억지에 가까운 메신저 공격을 중계하는데 머무른 언론이 적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악플러들에게 공신력 있는 무대를 마련해준 셈이 되었다. 기사가 쏟아지자 조인성씨를 향한 악플은 더 늘었다. 조인성씨는 쏟아지는 기사들이 반가웠을까.
대부분의 기사는 조인성씨를 둘러싼 상황을 '좌표'라는 단어로 전달하는데 그쳤다. 정치적 양극화 속에 우리 언론이 연예인을 향한 일종의 낙인찍기에 대해 구체적 비판에 나서기보다 '혐오 댓글'이라며 클릭만 유도하는 기사를 쓴 것은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 조인성씨 관련 보도가 '소음의 확산'은 아니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조인성씨와 관련한 일련의 기사들을 보고 있으면 연예인을 향한 이러한 '잡도리'는 반복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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