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 한달, ‘건설 ETF’ 수익률 상위권 배경은?

최동훈 기자 2026. 4. 1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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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재건 사업 참여·원전 확대 수혜 기대감 반영
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 등 ETF 구성종목들 각광

[시사저널e=최동훈 기자] 국내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중 건설업에 연계된 상품이 최근 한 달여 이어진 중동 전쟁 기간에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건설 경기가 침체됨에 따라 해당 업종의 관련 종목들이 맥을 못 추던 가운데 나타난 흐름이어서 주목받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 마켓 데이터 플레이스(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3일부터 지난 8일까지 수익률 상위 5개 ETF 중 2개가 건설 관련 테마 상품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기간 중 국내 수익률 상위 ETF를 나타낸 표. / 그래픽=정승아 디자이너

지난달 3일은 이란전쟁 발발 후 국내 첫 거래일이고, 지난 8일은 미국과 이란 양국간 휴전 합의가 이뤄진 시점이다. 해당 기간 'KODEX 건설', 'TIGER 200 건설' 등 두 ETF가 수익률(주가 상승률) 28.25%, 21.78%를 각각 기록해 전체 상품 중 3위, 4위에 올랐다.

KODEX 건설은 삼성자산운용 상품으로 지난 2009년 10월 30일 상장됐고 순자사 규모는 지난 10일 기준 1547억원에 달한다. 국내 대형 건설 시장과 해외 수주 성과를 거둔 주요 종목들을 포트폴리오에 담았다. 해당 상품엔 지난 10일 기준 현대건설(24.92%), 삼성E&A(19.37%), 대우건설(13.07%) 등 종목들이 높은 투자 비중을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11년 4월 6일 상장시킨 TIGER 200 건설은 순자산 규모 1217억원에 달하는 상품이다. 코스피 200 지수에 담긴 종목 중 건설주에 분산 투자하는 특징을 보인다. 현대건설(27.96%), 삼성E&A(17.48%), 삼성물산(12.93%) 등 종목들이 상위에 속했다.

두 상품이 높은 수익률을 나타낸 요인으로 이란 전쟁이 지목된다. 전쟁 중 폭격 당한 지역을 재건하는 사업이 종전 이후 추진될 때 국내 건설 업체들이 직접 참여하거나 이를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등 수혜를 누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이번 전쟁으로 인해 복구해야 하는 각종 건물, 시설 등 인프라의 규모는 원가 기준 1500억달러(약 210조원)로 추정된다. 증권업계에선 중동 지역에 인프라를 구축했거나 이란과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건설주들이 재건 사업의 수혜주로 꼽힌다.

하나증권은 삼성E&A(바레인 밥코 등), GS건설(쿠웨이트 미나 알-아마디 리파이너리 등), 대우건설(쿠웨이트 미나 압둘라 리파이너리)가 인프라를 구축한 점을 짚었다. DL이앤씨는 전쟁 전까지 이란 테헤란에 사무소를 유지하는 등 국가와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각 종목들은 최근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건설 ETF에 담긴 주요 종목들로서, 중동 재건 수혜주로 떠올라 상승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난 6일 보고서를 통해 "정확하게 플랜트별로 어떤 부분에서 복구가 필요한지 아직 확인할 수 없지만 크게 파괴된 것으로 알려진 현장들 위주로 추정했다"면서도 "재건 프로젝트에 있어 시간이 중시되기 때문에 파괴된 현장(인프라)을 과거 구축한 기업에 (재건 사업을) 우선 맡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KODEX 건설 ETF를 소개하는 KODEX ETF 공식 홈페이지 화면. / 자료=KODEX ETF 공식 홈페이지 캡처

이란 전쟁 중 유가 급등에 따른 원자력 등 에너지 대체 영역이 각광받는 점도 건설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 배경으로 분석된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세계에 걸쳐 유가가 급등하고 에너지 확보가 어려워지자 원자력 발전 확대 등 대응 방안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 가운데 현대건설, 대우건설, GS건설 등 종목들이 원자력발전소를 시공하거나 관련 공급망을 구축하는 등 에너지 대체에 관한 역량을 강화한 점으로 조명받는 상황이다. 이란 전쟁이 이어지는 동안 건설 ETF 2종에 이어 원자력 테마 상품인 'TIGER 코리아원자력'이 수익률 20.95%를 기록해 5위에 등극한 점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다만 이란 전쟁으로 인해 건축 원자재의 수급 차질과 가격 인상 추세가 장기간 이어지면 건설 종목들의 본업 수익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되는 중이다.

김승준 연구원은 "(건설주를 두고) 원전을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비중동 에너지 재편 등 중장기적 수혜(영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면서도 "유가 완화가 1년 내로 어려워 건축원가가 상승할 수 있고 (호르무즈 해협 폐쇄의 여파가) 장기화하면 (건축 자재의 수급 측면에서) 일부 문제는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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