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강남 멈추고 성북·관악이 움직인다 [손바닥부동산]

박지애 2026. 4. 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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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 아파트 규제에 묶이고 중저가는 실수요에 상승
서울 부동산, 가격대 따라 흐름 달라진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을 두고 집값이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는 해석과 여전히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실제 데이터를 보면 현재 시장은 단순한 상승이나 하락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4월 첫째 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서 2025년, 2026년 동일주차 누계 매매가격 변동률을 비교해 보면 서울 시장은 하나의 흐름이 아니라 가격대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는 두 개의 시장으로 분화되고 있다.

우선 2025년 시장을 보면 상승 흐름의 중심은 전형적인 강남권이었다. 2025년 전년 동일주차 기준 누계 매매가격 변동률을 보면 송파구가 4.07%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 뒤를 강남구와 서초구가 잇는 구조였다. 이른바 강남 3구가 상승을 주도하는 전통적인 서울 시장의 패턴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반면 같은 시기 노원구, 도봉구, 중랑구 등 동북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가장 큰 하락을 기록하며 지역 간 격차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즉 2025년 시장은 강남 중심 상승 구조와 외곽 약세 구조가 동시에 나타난 시장이었다.

그러나 2026년 들어 흐름은 상당히 달라졌다. 올해 같은 기준으로 보면 성북구가 3.81%로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그 뒤를 관악구와 강서구가 잇는 구조다. 과거 강남권이 상승을 주도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서울 중저가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이 상승을 이끄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2025년, 2026년 아파트 동일주차 주간아파트가격 누계 (그래픽=도시와경제)
더 주목해야 할 변화는 강남권 흐름의 변화다. 2026년 현재 강남구 매매가격 변동률은 -0.21%로 나타나며 오히려 소폭 하락을 기록하고 있다. 과거 서울 상승장의 중심이었던 강남권이 상승을 이끌기보다 조정 흐름을 보이는 모습이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 원인은 가격대와 금융 규제다. 현재 주택담보대출 규정에서는 15억 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에 대해 대출이 사실상 제한된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주요 단지 상당수가 이 가격대를 넘어 있기 때문에 실수요자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진다. 특히 금리 부담까지 겹치면서 매수 수요가 줄고 거래량도 감소하는 흐름이 나타난다. 그 결과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상승 속도가 둔화되거나 일부 지역에서는 조정 흐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반면 15억 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 시장에서는 전혀 다른 흐름이 나타난다. 성북구, 관악구, 강서구처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은 실수요자의 접근성이 높다.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나 30~40대 실수요층이 대출을 활용해 매수할 수 있는 가격대가 대부분 이 구간이기 때문이다. 결국 고가 아파트 시장에서 막힌 수요가 중저가 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면서 상승을 만들어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요인은 전세가격 상승이다. 전세가격이 오르면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를 유지하기보다 매매로 전환하는것이 더 유리해지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주택 대부분이 15억 원 이하 아파트라는 점이다. 결국 전세가격 상승에서 매매 전환 수요 증가 그리고 중저가 아파트 상승이라는 흐름이 만들어진다. 성북구나 관악구, 강서구 등에서 상승률이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구조와 무관하지 않다.

이처럼 2025년과 2026년을 비교해 보면 서울 부동산 시장의 상승 중심이 강남권에서 중저가 아파트 지역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과거에는 강남권 상승이 서울 전체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면, 현재는 실수요 중심 중저가 시장이 가격 흐름을 주도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서울 부동산 시장은 단순히 상승장이나 하락장으로 설명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다. 고가 아파트 시장은 금융 규제와 가격 부담으로 상승세가 둔화되고, 중저가 아파트 시장은 실수요 중심으로 상승 흐름이 이어지는 이중 구조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서울 집값이 오르느냐 떨어지느냐가 아니라 어떤 가격대와 어떤 지역이 움직이고 있는가다. 만약 중저가 아파트 상승이 계속된다면 이는 결국 서울 전체 가격 상승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반대로 금리 인하나 금융 규제 완화가 나타난다면 지금 조정 흐름을 보이는 강남권 고가 아파트 시장이 다시 상승 사이클을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제 서울 집값의 등락 여부가 아니라, 어떤 입지와 가격대가 시장을 견인하는가를 파악해야 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사진=도시와경제)

박지애 (pjaa@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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