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에 등장한 국채 '순상환'?…'바이백'과는 뭐가 다를까 [남정민의 정책레시피]

남정민 2026. 4. 11.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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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보다 많이 걷힌 세금
나랏빚 '순감' 효과
美-이란 전쟁 여파에
바이백, 단순매입 총출동
사진=뉴스1

최근 기사에서 ‘국채 순상환’이라는 표현을 많이 보셨을 겁니다. 정부가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짜면서 그중 1조원은 국채를 사고 나랏빚을 갚는 데 썼기 때문인데요. 국채 순상환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또 최근에 많이 보이는 표현이 ‘바이백’입니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채권 금리가 치솟자 정부가 국채를 사들인 건데요. 바이백에도 ‘긴급’ 바이백이 있고, 그냥 바이백이 있습니다.

둘다 나라가 국채를 사는 행위라는 점에서는 똑같지만, 의미도 목적도 조금씩 다릅니다. 헷갈리기 쉬운 국채 순상환과 바이백을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먼저 국채 상환이란 말 그대로 정부가 찍어낸 국채를 정기 혹은 비정기적으로 갚는 것을 뜻합니다. 국채는 대표적인 적자성 채무, 즉 빚이기 때문에 세금 등으로 상환을 해야만 합니다.

정부는 연례적으로 국채 상환에 나서고 있습니다. 다만 국채를 갚음과 동시에 발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국채 상환이 이뤄졌다는 것만으로 나랏빚이 순감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반면 국채 ‘순상환’은 국채 발행량, 즉 나랏빚 총량과 관계가 있습니다. 국채 순상환을 하면 발행량 자체가 순감하게 됩니다. 올해 우리나라 국채 발행계획은 260조4000억원입니다. 그런데 이번에 법인세, 증권거래세 등의 세금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이 걷혀서 1조원의 국채 순상환을 추진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국채 발행량 자체가 기존 260조4000억원에서 259조4000억원으로 줄어들게 됩니다.

나랏빚이 순감하고 애당초 ‘이만큼의 국채를 찍어내야 올 한해 우리나라 경제가 돌아가겠다’고 예상했던 숫자 자체가 바뀌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이번 순상환도 2021년 이후 5년 만입니다.

"국채 순상환은 국가채무가 직접적으로 축소가 된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말 그대로 순감입니다.
채권 만기와는 상관 없습니다. 그해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이든 아니든, 재정경제부가 종목을 정해 사들이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
표=남정민 기자

그렇다면 국채 바이백은 뭘까요? 산다는 뜻의 ‘바이(buy)’가 포함된 만큼, 국채를 사들인다는 것 자체는 순상환과 같습니다. 다만 목적이 조금 다릅니다. 국채 순상환은 나랏빚을 갚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바이백은 시장 안정 조치입니다. 즉 채권 금리가 지나치게 불안정할 때 유동성 관리 측면에서 정부가 나서서 국채를 사버리는 거죠.

정부는 3월 27일과 지난 1일 두 차례에 걸쳐 5조원 규모의 바이백을 시행했습니다. 각각 2조5000억원씩 총 5조원입니다. 시장에 미칠 여파를 생각해서 두 번에 나눠서 사들였습니다.

정부가 국채를 사들이면 국채 가격이 오르고,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금리는 떨어지게 됩니다. 최근 미국-이란 전쟁으로 미국 국채 금리가 올라버리자 한국 국채 금리도 치솟았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바이백과 순상환의 또다른 차이점은 국채 발행량 총량에 있습니다. 순상환을 진행하면 국채 발행량이 순감하죠. 260조4000억원이었던 올해 국채 발행량이 259조4000억원이 된 것처럼요.

하지만 바이백은 총량과 상관없습니다. 이번에 5조원어치를 사들였지만, 하반기에 다시 5조원어치를 찍을 예정입니다. 시장 안정을 위해 잠시 사줬을 뿐, 그만큼 다시 발행을 하기 때문에 259조4000억원이라는 숫자에는 변함이 없게 됩니다. 

그렇다면 ‘긴급 바이백’은 뭘까요? 최근 정부가 두차례 추진한 바이백은 ‘긴급’ 두 글자가 붙은 바이백으로 그냥 바이백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긴급 바이백은 공고를 하루 전에만 하면 됩니다. 하지만 통상 바이백은 3일을 줘야 하죠.
긴급을 붙일지 말지는 재정경제부가 정하게 됩니다. 그만큼 시장 불안정성이 크고, 지금처럼 전쟁이 발생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상황이 급박할때 긴급 바이백을 실시하게 됩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  

하나 더, 바이백과 비슷한 또다른 용어로는 ‘단순매입’이 있습니다. 시장 안정화 조치라는 측면에서 목적이 같지만 주체가 다릅니다. 바이백은 재정경제부가 국채를 사들이는 것을 뜻한다면, 단순매입은 한국은행이 사들여 시장금리를 끌어내리는 효과를 냅니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3조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실시했죠. 단순매입에 긴급 바이백까지 총출동했던 지난 3월, 중동 사태 여파로 국내 채권시장 변동성이 얼마나 커졌는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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