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렁이·나비에도 발견되는 미세플라스틱…생태계 먹이사슬의 역설

손인하 기자 2026. 4. 11.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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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이사슬을 나타낸 이미지. Chat GPT 생성 이미지

생물은 무엇을 먹고사는지에 따라 생산자와 소비자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생산자는 빛에너지를 이용해 스스로 양분을 만듭니다. 식물과 식물 플랑크톤이 대표적입니다. 소비자는 다른 생물을 먹어 에너지를 얻는 생물로 초식동물과 육식동물이 있습니다.

생물 사이 먹고 먹히는 관계를 이은 것을 ‘먹이사슬’이라고 합니다. 생산자인 풀을 먹는 달팽이는 1차 소비자, 이들을 잡아먹는 개구리나 뱀은 2차 소비자, 그리고 이들을 먹는 사자나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은 3차 소비자 혹은 최종 소비자입니다. ‘풀-달팽이-개구리-뱀-사자’가 하나의 먹이사슬이 됩니다.

먹이 피라미드는 생산자부터 최종 소비자까지 생물을 단계별로 쌓아 올린 모양입니다. 이 피라미드는 먹이 단계가 올라갈수록 생물의 개체 수 등이 줄어들기 때문에 아래가 넓고 위가 좁은 모양이 됩니다. 위 단계로 갈수록 소수의 개체만 살아남기 때문입니다. 

사자와 같은 포식자는 몸집과 활동량이 커 먹이를 많이 먹어야 합니다. 하지만 자연에서 이들이 먹을 수 있는 생물의 수는 정해져 있습니다. 사자는 먹이 경쟁을 해야 하고 아래 단계보다 적은 수만 살아남습니다.

생태계는 먹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을수록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양이가 먹을 수 있는 생물이 쥐만 있을 때 쥐가 없어지면 고양이가 굶어 죽게 됩니다. 하지만 쥐뿐 아니라 개구리도 있다면 고양이는 쥐가 사라져도 개구리를 먹고 살 수 있습니다. 

이렇듯 먹이 관계가 복잡해 먹이사슬이 여러 개 얽혀 있는 것을 ‘먹이 그물’이라고 합니다. 보통 자연에서는 생물들이 하나의 먹이사슬로만 연결되지 않고 먹이 그물로 복잡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애벌레를 먹고 있는 나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지렁이부터 나비까지, 미세플라스틱 발견!

무척추동물은 척추가 없는 동물입니다. 각종 곤충이나 달팽이, 지렁이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체 동물종의 97%를 차지하고 있을 만큼 종류가 다양합니다. 무척추동물은 먹이사슬과 먹이 피라미드에서 주로 1차 소비자에 속합니다.

영국 서식스대 생명과학대 연구팀 등으로 이뤄진 공동 연구팀은 무척추동물에게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다는 연구 결과를 2025년 4월 ‘환경독성화학회’에 발표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은 크기가 5mm 이하인 아주 작은 플라스틱 조각을 말합니다. 자연적으로 분해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연구팀은 영국 51개 지역에서 나무 위나 땅속에 사는 무척추동물 581마리를 채집했습니다. 지렁이류, 달팽이 및 민달팽이류, 딱정벌레목, 나비와 나방목 등 6개 동물 분류군에 해당하는 무척추동물이었습니다. 그리고 특수 적외선 현미경을 통해 무척추동물의 몸속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의 종류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채집한 무척추동물의 11.8%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이 가장 많이 발견된 무척추동물은 지렁이류와 달팽이류였습니다. 지렁이류 중에서는 29.4%, 달팽이류 중에서는 24.1%의 비율로 미세플라스틱이 나왔습니다. 

무척추동물 중 육식동물에서는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된 비율은 낮았지만, 초식동물보다 더 큰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습니다. 가장 많이 발견된 미세플라스틱 종류는 폴리에스터였습니다. 폴리에스터는 옷을 만들 때 많이 사용하는 섬유입니다. 

연구팀은 “지렁이 같은 무척추동물이 토양에 있는 물질을 먹는 과정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섞여 들어갔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연구팀은 작은 무척추동물을 먹는 새나 포유류 같은 포식자에게도 미세플라스틱이 전달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습니다. 새나 포유류는 무척추동물을 주식으로 먹는 만큼 평생 많은 양의 미세플라스틱이 몸속에 쌓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뿐만 아니라 먹이사슬에서 더 높은 단계에 있는 동물들의 건강에 줄줄이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연구팀은 “플라스틱의 양을 줄여야 생태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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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과학동아 4월 1일, [편집부와함께 미리보는 통합과학] 편집부에서 제일약한 사자?!

[손인하 기자 cown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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