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공포감 갖지 말라”…‘소상공인 단결권’ 허용도 언급

전희윤 기자 2026. 4. 11.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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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과 첫 단독 간담회
‘공정거래법’ 개정 추진 시사
“2년 이상 고용 금지법인가”
현행 기간제법 손질 필요성도 언급
‘피지컬AI, 일자리 소멸 추구’
민주노총 우려에 “활용 방법 연구”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양경수 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을 만나 ‘소상공인 단결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상공인 등의 단체 행동을 ‘담합’으로 규정한 현행법 개정을 주문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0·21대 대선 당시 중소기업 단결권을 공약으로 내걸었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않은 가운데 다수 의석을 보유한 여당 주도로 현행법 개정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소상공인도 집단 교섭·단결권을 허용을”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 간담회에서 “소상공인들도 집단적 교섭을 허용하고 최소한 단결권을 허용해야 한다”고 화두를 던졌다. 이 대통령은 “노동자들이 처한 본질적인 약자의 위치가 언제나 문제가 된다”며 “‘노동 3권(단결·단체행동·단체교섭권)’이 헌법에서도 보장되는데 단결권이 충분히 확보되지 못해 실효적으로 작동하고 있느냐에 대해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사안별로 납품 업체끼리, 또는 체인점끼리, 지점끼리 이렇게 집단적으로 교섭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한다”고 부연했다.

현행법상 ‘담합’, 개정시 ‘협상력 보완 수단’

현행 공정거래법상에서는 소규모 사업자들의 대기업 상대 단체행동이 ‘담합’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당시 대기업에 납품하는 여러 중소기업들에 단결권을 부여해 협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을 내걸었다. 이는 2022년 대선 당시에도 더불어민주당이 공약한 바 있지만 당시 민주당이 대선에서 패하며 본격적으로 추진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국회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점하고 있어 공정거래법 개정안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회도 그간 ‘담합’으로 규정해온 중소 사업자 간 공동행위 가운데 일부를 예외로 인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소상공인이나 가맹점주 등이 단체를 구성해 본사와 가격, 수수료, 거래 조건 등을 협상하는 행위를 경쟁 제한이나 담합이 아닌 ‘협상력 보완 수단’으로 보겠다는 취지다.

가맹점주협의회나 대리점주 단체 등에 대해 단체 구성권과 교섭권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거래법 적용 대상에서 경제적 약자를 제외하는 방안을 보고 있다”며 “소규모 사업자들에게 정당한 몫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기간제법, ‘2년 이상 고용금지법’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민주노총 초청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노동시장 이중구조 문제도 재차 거론했다. 특히 현행 기간제법의 부작용을 들어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해야 된다는 법 조항 때문에 아예 1년 11개월 딱 잘라 가지고 절대로 2년 넘게 계약을 안 하니 오히려 실업을 강제하는 측면들이 있다”며 “보호하자고 하는 게 사실은 보호는 그냥 ‘방치 강제법’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제를 어떻게 실용적으로 해결할지 고민을 좀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민주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또 “가능하면 따로따로 보지 말고 한국노총·민주노총 같이 움직여 달라”며 양대 노총의 공조도 주문했다.

“피지컬 AI로 일자리 소멸”…“너무 공포감 가질 필요 없어”

‘산업 현장의 인공지능(AI) 도입’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이 대통령은 AI 기술이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다는 민주노총 우려에 “너무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며 “적극적인 활용 방법을 공동 연구하자”고 제안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노동 현장의 가장 큰 관심사는 아무래도 AI”라며 주제를 꺼냈다. 이어 “자동화라고 하는 것이 곧 일자리의 상실이라는 역사적 경험 속에서 우려가 많을 수밖에 없다”며 “피지컬 AI의 도입은 일자리의 변화가 아니라 완전한 소멸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그간의 대책과는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단순히 일자리 정책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사회 안전망, 노동권, AI로 발생하는 기업의 초과 이윤을 어떻게 환수할 것인지까지 종합적인 논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다 맞는 말씀”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이어 “AI 도입은 저도 걱정이 되지만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노동계가 대책을 논의해주면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대한 수용해 정부 정책으로 만들어 한꺼번에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회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필요하면 재정이든 인력이든 다 함께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이 취임 후 민주노총과 단독으로 만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김남명 기자 nam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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