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 능력 잃은 게임 유튜브...‘가짜 뉴스’에 흔들리는 K-게임

김강한 기자 2026. 4. 11. 07:0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씨, 게임 유튜브 상대 법적 대응
허위 사실 유포로 이용자 혼란 야기
음주·흡연, 불법 환전 광고까지
청소년 유해 콘텐츠, 제재는 어려워
한 게임 유튜버의 실시간 방송 화면 우측 상단에 게임 내 재화나 기프트 카드를 할인 판매한다는 ‘대리 결제’ 업체 광고가 노출되어 있다. 현행법에서는 대리 결제를 금지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국내 게임사들이 게임 유튜버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구독자 수십만 명을 보유한 게임 유튜버들이 근거 없이 게임사나 신작 게임에 대해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기 때문이다. 유튜버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매출이나 주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어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법적 대응에 나선 게임사도 나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수백억 원을 들여 만든 신작 게임에 대해 무턱대고 악평을 쏟아내는 유튜버들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면서 “자정 능력이 없는 유튜브 특성상 조회 수를 노린 자극적인 콘텐츠는 계속 쏟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엔씨, 게임 유튜버 경찰에 고소

엔씨(옛 엔씨소프트)는 지난 7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유튜브 채널 ‘영래기’ 운영자를 상대로 허위 사실 유포 및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구독자 29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영래기는 엔씨의 ‘리니지 클래식’이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들을 방치하고 불법 프로그램을 신고한 이용자들을 근거 없이 제재했다며 허위 사실을 담은 콘텐츠를 올렸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엔씨는 유튜브 채널 ‘겜창현’ 운영자를 상대로 허위 사실 유포에 따른 형사 고소와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 채널은 ‘아이온2’에 대해 “무과금 이용자만 제재한다”와 같은 가짜 뉴스를 반복적으로 언급해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했다. 엔씨 관계자는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 않은 거짓 정보가 불특정 다수에게 빠르게 확산되며 게임을 서비스하는 회사와 이용자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다”면서 “허위 사실 유포 행위, 악의적인 비방과 욕설에 대해서는 게임 이용자와 지식재산권(IP), 임직원 보호를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신작 게임 ‘붉은사막’을 출시한 펄어비스도 유튜버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게임 유튜버들은 지난달 20일 붉은사막 출시 직후 “총체적 실패작” “의도적 기만” 등의 표현을 담아 악성 콘텐츠를 올렸다. 확인되지 않은 펄어비스 내부 사정 등을 언급하며 게임을 비판한 것이다. 이후 펄어비스가 출시 첫날 200만장을 판매했다는 수치를 공개하고, 해외 유튜버와 커뮤니티에서 게임에 대한 호평이 잇따른 뒤에야 국내 유튜버들의 악성 콘텐츠는 잠잠해졌다.

◇악성 유튜브 제재 방안 없어

게임 유튜브 채널이 성행하는 것은 영상이 다른 매체보다 더 빠르고 쉽게 게임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유튜버의 게임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다. 게임사 입장에선 신작 게임을 충실히 소개해주는 유튜브 채널이 홍보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유튜브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부작용도 늘어나고 있다. 허위 사실 유포로 게임사가 피해를 볼 뿐 아니라 청소년들까지 유해 콘텐츠에 노출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 채널 간 조회 수 경쟁이 벌어지면서 일부 게임 유튜버들은 욕설을 하거나 음주·흡연 방송을 하기도 한다. 심지어 현행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불법 환전을 광고하는 경우도 있다. 게임법은 게임을 통해 획득한 유무형의 결과물(점수·경품·게임머니 등)을 가상 화폐로 환전하거나 환전 알선, 재매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러 유튜버들은 방송 화면 배너나 영상 설명란, 고정 댓글을 통해 불법 게임머니 환전상 광고를 노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유튜브 채널에 대한 제재는 쉽지 않다. 유튜브는 부가통신서비스로 분류돼 방송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데다, 해외 플랫폼 기업이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제재하기도 어렵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위해서라도 유튜브 채널의 자극적인 콘텐츠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면서 “플랫폼 사업자가 적극적으로 관리·감독 의무를 이행해야 하고, 관계 당국도 해당 사업자와 긴밀한 협조 체계를 구축해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