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선에서 바라본 저 아름다운 지구에서는 지금…[신문 1면 사진들]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 아르테미스 2호에서 바라본 지구 (4월6일)

반세기 만에 달로 향한 유인 탐사선 ‘아르테미스 2호’가 지난 4일(현지시간) 지구보다도 달에 더 가까운 지점에 도달했다고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밝혔습니다. 발사 5일 차인 다음 날에는 완전히 달의 영향권에 진입했습니다. 이는 달의 중력이 지구의 중력보다 더 크게 작용하는 지점을 뜻합니다. 1972년 12월 아폴로 17호 이후 약 50여년 만에 처음으로 달로 향하는 유인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는 현재(5일 기준)까지 정해진 일정에 맞춰 순조로이 비행 중입니다. 남은 중요한 임무는 달 뒤편을 돌며 지금까지 인간이 눈으로 확인하지 못한 달의 모습을 관찰하는 겁니다. 이 시점에 아르테미스 2호는 지구에서 25만2757마일(약 40만6773㎞) 거리까지 멀어지며 지구에서 가장 멀리 여행한 인류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4월6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지난 2일(현지시간) 아르테미스 2호에서 바라본 지구의 모습입니다. 창가에서 리드 와아즈먼 사령관이 이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는 “지구를 북극부터 남극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어요. 아프리카, 유럽, 그리고 자세히 보면 오로라도 보였고요. 장관이라 우리(우주비행사) 넷 모두 동작을 멈췄죠”라고 감동을 전했습니다. 우주비행사 중 흑인 가운데 처음으로 달 탐사에 나서게 된 글로버는 지구에 있는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은 메시지를 묻자 “먼저 당신(지구인)들은 멋져 보이고 아름답다”며 “이곳에서 내려다보면 여러분은 하나의 존재로 보인다. 당신이 어디에서 왔건, 어떻게 생겼건 모두 호모 사피엔스이고, 하나의 인류”라고 했습니다. 저 아름다운 지구에서, 하나의 인류인 이들이 참혹한 전쟁을 곳곳에서 벌이고 있습니다.
■ 전광판도 ‘에너지 다이어트’ (4월7일)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한국에서 사용하는 1차 에너지의 80%가 화석연료이며, 이 중 93%가 해외에서 수입된다. 연간 약 240조원이 에너지 수입에 쓰이는 것”이라며 “전기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어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 수요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중동전쟁의 영향으로 에너지 수습 불안이 이어지자 정부가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본격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원유 수입 다변화 중심의 기존 에너지 안보 전략이 더는 유용하지 않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등 국내 생산 에너지 비중을 확대해 수입 의존도를 낮추는 새로운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을 밝혔습니다.
7일자 1면 사진은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 빌딩 외벽에 설치된 대형 전광판이 꺼져 있는 장면입니다. 서울시는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 광화문과 명동의 대형 전광판에 대해 이날부터 하루 2시간씩 단축 운영을 실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초대형 전광판 같은 전기 사용량이 큰 시설물들을 랜드마크처럼 여기저기 만들어놓고, 에너지를 절약한다고 기존 운영시간을 2시간 줄인다는 걸 어떻게 봐야합니까.
■ 7개월 만의 ‘손에 손잡고’ (4월8일)

이재명 대통령은 7일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한병도 원내대표, 국민의힘 정동혁 대표·송언석 원내대표 등을 청와대로 초청해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열었습니다. 이 대통령은 “지금처럼 어려운 시기, 특히 외부요인에 의해 공동체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는 내부적 단합이 정말 중요하다”며 “통합이라는 것이 정말 이럴 때 빛을 발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또 “이런 상황에서 야당은 야당으로서의 역할을 잘해주는 게 또 중요하다”며 “지적할 것은 지적하고, 부족한 것은 채워주고, (국정운영이) 잘못된 것은 고쳐나가야 되겠다”고 했습니다. 회담은 약 7개월 만에 다시 만난 이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소통을 재개하고 협치에 재시동을 건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1면 사진은 이 대통령이 회담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던 중 여야 대표의 손을 모아서 잡고 있는 모습입니다. 서로 바라보는 시선과 표정을 고려해 사진을 골랐습니다. 뒷줄에 선 국무총리와 대통령 비서실장, 정무수석의 표정이 흐뭇합니다. 이날 회담의 ‘단 한 장’의 사진이었습니다. 대통령은 이 장면을 염두에 두었을 것 같습니다. 보도(신문)사진을 정확히 꿰뚫어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부분의 일간지 1면에 이 사진이 실렸습니다.
■ 환호하는 이란 시민들 (4월9일)

미국과 이란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을 90분가량 앞둔 시점에 극적으로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습니다. 미국의 이란 기반시설 초토화 등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지만 양측이 원하는 종전 조건의 간극이 커 추후 평화협정을 이끌어내는 과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하게 개방하는 조건으로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습니다. 아바스 아그라치 이란 외교장관도 성명을 내고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된다면 우리 군은 방어 작전을 중지할 것”이라며 “호르무즈를 통한 안전한 통항은 이란군과의 조율 및 기술적 제반 사항에 대한 충분한 고려를 통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지난 2월28일 시작된 전쟁은 10여개국에서 약 2300명의 사망자를 낸 후 약 6주만에 포성을 멈추게 됐습니다.
1면 사진은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발표 후 테헤란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국기를 흔드는 장면입니다. 사진제목은 ‘환호하는 이란 시민들’이라 붙었지만, 불안한 휴전이라 그런지 ‘환호하고 있다’는 느낌의 사진은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비슷한 장면의 사진들 중에서 여성과 아이가 중심에 있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파국적인 확전을 피한 것은 다행이지만, 하루하루 위태로운 상황은 이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 검게 그을린 레바논 (4월10일)

미·이란 휴전 합의 하루 만에 이란이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합의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했습니다. 트럼프는 이란이 합의를 지키지 않으면 “더 강력하고 격렬하게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등 아슬아슬한 휴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이 해협을 다시 걸어잠근 것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대대적인 폭격을 퍼부어서입니다. 이란은 이스라엘이 레바논 100여곳을 공격해 최소 203명이 사망한 것에 대해 휴전 합의 위반이라며 반발했습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레바논은 휴전 합의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1면 사진은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으로 아수라장이 된 레바본 베이루트의 인구밀집 주거지역의 모습입니다. 이스라엘이 중재국들의 노력으로 가까스로 합의된 휴전의 판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개전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협상이 잘 돼서 미국이 전쟁에서 발을 뺄지라도 이스라엘을 통한 중동전쟁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이번 한 주의 1면 사진은 우주비행사들이 우주선 창 너머로 바라본 지구 사진으로 시작해, 그 ‘아름다운’ 지구에서 수많은 사상자를 낸 전쟁사진으로 마무리가 됐습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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