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내비가 ‘찐’ 벚꽃 명소?”…현대오토에버, 플랫폼 전환 속도
체류시간·수익모델 확대
계절형 콘텐츠로 사용자 경험 확대
검색 트래픽 차량 내부로…인카 주도권 경쟁
광고·제휴·결제 확장 가능성 주목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와 주도권 경쟁
![현대오토에버의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 ‘루토’ 속 벚꽃 3D 모델링 화면 [현대오토에버 제공]](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11/ned/20260411070153242lvzi.png)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 순정 내비게이션 화면에 벚꽃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단순한 계절형 콘텐츠가 아닌 차량용 소프트웨어(SW)를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현대차그룹의 전략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IT 서비스 계열사 현대오토에버는 최근 차세대 모빌리티 플랫폼 ‘루토’를 통해 벚꽃 시즌에 맞춘 테마형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대차·기아 순정 내비게이션 지도 곳곳에는 루토 데이터를 기반으로 3D 벚꽃나무 그래픽이 구현됐다. 기존처럼 사용자가 목적지를 검색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주변 벚꽃 명소와 맛집, 카페 등을 함께 추천하는 구조다.
내비게이션 화면에 벚꽃이 등장한 배경에는 단순한 계절형 이벤트 이상의 전략이 담겨 있다. 길 안내 기능에 머물던 내비게이션을 ‘플랫폼’으로 확장하려는 현대오토에버의 방향성을 보여준다.
그동안 운전자들은 스마트폰 포털이나 지도 앱에서 명소를 찾은 뒤 이를 차량에 입력하는 과정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현대오토에버가 자체 개발한 루토는 이러한 번거로운 과정을 차량 내부에서 한 번에 해결하도록 설계됐다.
봄 벚꽃부터 여름 바캉스, 가을 단풍, 겨울 크리스마스까지 사계절 이동 수요에 맞춰 큐레이션 콘텐츠가 교체되는 구조로, 연중 반복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갖춘 점도 특징이다.

하나의 지도 안에 ‘여행 일정 전체’를 담아내는 구조로, 사용자 경험을 단순화하고 체류 시간을 늘리는 전략이다. 내비게이션의 역할이 ‘길 찾기’에서 ‘경험 추천’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스마트폰으로 빠져나가던 검색 트래픽을 차량 내부로 끌어들이고, 검색 중심에서 추천 중심으로 사용자 경험(UX)을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사용자가 직접 찾기보다 시스템이 먼저 제안하고 선택만 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3차원 그래픽을 활용한 ‘시각적 넛지’ 전략도 적용됐다. 벚꽃 명소로 향하는 경로 위에 벚꽃나무를 구현해 주행 중 해당 공간의 분위기를 미리 체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단순한 길 안내를 넘어 감성적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콘텐츠 소비를 유도하고, 차량 내 서비스 이용 시간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변화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 흐름과 맞물려 있다. 차량이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디지털 플랫폼’으로 진화하면서, 내비게이션 역시 커넥티비티와 데이터 기반 서비스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애플 카플레이·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완성차 자체 운영체제(OS) 간의 인카(In-Car) 주도권 경쟁과도 맞닿아 있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러한 경쟁 구도 속에서 차량 내부에서 검색·추천·결제까지 이어지는 독자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루토는 단순 내비게이션을 넘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커넥티비티, 정밀지도 등을 결합한 통합 서비스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최근 현대오토에버의 SW(소프트웨어) 부문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된 모습이다. 차량 SW 매출 성장률은 2022년 72.9%, 2023년 27.9%, 2024년 25.8%로 고속 성장해왔으나, 지난해에는 매출 8277억원으로 전년 대비 2.9% 증가에 그쳤다. 미국 관세 영향과 유럽 시장 내 가격 경쟁 심화로 내비게이션 옵션 선택률이 하락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내비게이션의 ‘플랫폼화’ 흐름은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현대오토에버의 SW 사업은 향후 호조를 보일 전망이다. 계절별 테마 콘텐츠를 반복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구조로, 광고·제휴·결제 등 다양한 수익 모델로의 확장 가능성이 크다.
또한 순정 내비게이션은 향후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강점은 차량과의 직접적인 연계다. 터널 진입 직전에 창문을 자동으로 닫거나, 전기차 배터리 잔량이 부족할 경우 인근 충전소를 안내하는 기능 등이 대표적이다. 이는 카플레이나 안드로이드 오토와 같은 스마트폰 미러링 방식으로는 차량 제어 데이터 접근이 제한돼 구현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해외 수출에서도 경쟁력이 두드러진다. 현대오토에버는 순정 내비게이션 기술 국산화를 완료한 데 이어 북미·유럽·중국·남미·중동 등 주요 지역에 문화권별 맞춤형 내비게이션을 공급하고 있다. 자체 지도 구축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톰톰이나 히어 등 글로벌 지도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UX·UI와 각종 정보를 결합한 형태로 현지에 공급하는 구조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비게이션 고도화와 SDV 관련 차량용 기본 소프트웨어(미들웨어) 확대 적용이 맞물리면서 소프트웨어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올해 급격한 성장보다는 안정적인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 관계자는 “내비게이션이 단순 기능에서 벗어나 차량 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차량 안에서 발생하는 검색과 소비를 누가 가져가느냐가 향후 경쟁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0년 미제 롱아일랜드 연쇄살인, 범인 자백으로 마무리…한인 여성 의혹은 여전
- ‘케데헌’ 오드리 누나 UN서 연설 “자랑스런 이민자의 딸로 이 자리에 섰다”
- ‘이것’ 공짜로 가져가실 분…당근에 올라온 최다 ‘나눔 물품’ 정체는?
- “과외 해주겠다”며 딸 성추행한 20대男…홈캠에 찍혔는데 “딸이 먼저 유혹했다” 황당 주장
- “당첨되면 10억 번다”…10가구 모집에 1465명 ‘우르르’ 몰린 서울아파트, 어디?
- “3잔 음료에 550만원?”…논란 커지자 더본, 영업정지 카드
- 늑구 탈출 3일차, 수색→포획 전환…대전시 “안전히 돌아오길 기원”
- 퇴직 한 달 만에 구독자 162만…김선태, 골드버튼 들고 시내 나섰다가 ‘썰렁’
- “집도 없는 제가…” 이혜성, 고액기부로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됐다
- “우리나라 산에 ‘깜짝’ 등장” 진귀한 야생동물, 이제 못 본다?…대체 무슨 일이 [지구, 뭐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