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하는 리더를 위한 AI 활용법…도구를 넘어 역량으로[IGM경영전략]

한경비즈니스 외고 2026. 4. 11.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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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코칭이 더 중요해졌다면 코칭하는 리더는 툴을 쓰는 것이 아니라 툴로 자신을 키우는 방식으로 성장해야 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공지능(AI)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보고서 초안을 쓰고, 데이터를 분석하고, 회의록을 정리하는 일에서 AI의 유용성은 이미 확인됐다. 그렇다면 사람은 특히 조직의 구성원들은 어떻게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가. 단순 실행을 AI에게 넘긴 자리에서 구성원들은 이제 스스로 더 크고 복잡한 역할을 정의하고 수행해야 한다. 그리고 바로 그 지점에서 리더의 코칭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AI 시대의 코칭은 이전의 것보다 확장된 접근이 요구된다. AI는 많은 조직 구성원들의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나아가 일부 조직 구성원들의 자리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구성원들이 이전만큼의 업무범위와 업무량만큼만 하려 든다면 조직 내에서 그의 자리는 사라질지 모른다. AI 시대의 리더는 구성원이 더 높은 수준과 넓은 범위의 역할로 그가 확장되게 만들어야 한다. 코칭의 목표를 ‘기대된 역할과 수준’에서 ‘기대도 하지 못한 역할과 수준’으로 옮겨야 하는 것이다.

이미 많은 리더들이 자신의 코칭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면담 전에 챗GPT로 질문을 뽑고 면담 내용을 AI로 요약하는 식이다. 혹시 리더들이 코칭에 AI를 사용하면서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설사 AI가 리더의 입과 귀를 대신해주더라도 구성원의 떨리는 목소리나 발개진 얼굴, 숨겨진 두려움이나 열망을 알아채고 등을 툭 쳐줄 수 있는 건 리더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코칭은 AI가 아니라 리더의 역할이며 AI에게 의존한 질문과 코칭은 리더를 나아지게 할 수 없고, 나아지지 못하는 리더는 조직에 해가 될 수 있다. 코칭하는 리더들이 AI를 더 잘 활용하는 방법, 코칭의 흐름인 전·중·후 단계를 기준으로 살펴본다.

◆코칭 전 : 질문을 뽑지 말고 팀원을 관찰하라

많은 리더들이 면담 전에 AI를 이렇게 쓴다. “다음 주에 팀원과 일대일 면담이 있는데 좋은 질문 추천해줘.” 틀린 활용은 아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는 코칭 역량이 늘지 않는다. AI가 질문을 대신 생각해주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간 활용은 이렇다. 면담 전에 팀원의 최근 상황을 AI에게 먼저 설명한다. “이 팀원은 요즘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았는데 회의에서 발언이 눈에 띄게 줄었어. 지난주에는 마감을 한 번 놓쳤고.” 이렇게 관찰한 것들을 언어화하는 과정 자체가 리더에게 훈련이 된다. 그 위에 AI가 “그렇다면 이 팀원에게 지금 필요한 질문은 무엇일까요”를 함께 설계해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리더는 팀원을 더 세밀하게 관찰하는 습관을 기르게 된다. 면담 질문은 AI가 만들어줄 수 있지만 팀원을 읽는 눈은 반드시 리더 자신이 직접 키워내야 한다.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생성형 AI로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면담 전 리허설까지 원한다면 챗GPT의 음성 모드를 활용해보자. 출근길 차 안에서 팀원 상황을 소리 내어 브리핑하고 피드백을 받는 방식이 생각보다 효과적이다. 실제로 많은 교육 기관들에서도 코칭 리더십 교육에 이런 유의 생성형 AI 기반의 코칭 실습을 많이 활용한다. 까다로운 구성원 페르소나를 만들거나 어려운 면담 상황을 프롬프트로 만든 후 이를 교육 중 실습에 적용하는 식이다.

◆코칭 중 : 대화를 기록하되 내 패턴을 보라

면담 중 AI 활용의 대표적인 방식은 대화 내용을 기록하고 요약하는 것이다. 파이어플라이즈AI나 오터AI 같은 툴이 세계적으로 유명하기는 하지만 국내 리더들에게는 한국어 인식률이 높은 클로바노트나 다글로가 더 현실적인 선택이다. 팀즈의 회의 요약 기능도 꽤나 효과적이다. 이들 대화 기록형 툴들은 화자를 분리하고 핵심 키워드와 요약까지 제공해줘 면담 후 내용을 정리하는 수고를 크게 줄여준다.

데이터의 기록보다 중요한 것이 이 데이터를 어떻게 읽느냐다. 단순히 ‘오늘 면담 내용 요약’으로 끝내면 AI는 기록 도구에 그친다. 그러나 AI는 잘만 활용하면 리더 자신의 코칭 습관을 비추는 거울이 되어준다.
 
기록을 AI에게 공유하고 발언 비율을 분석해달라고 해보자. ‘오늘 면담에서 상대방의 발언 비율은 20%에 그친다’는 AI의 판단 결과를 마주하는 순간 리더는 꽤나 당혹감을 느낄 것이다. 그 불편함이 성장의 출발점이 돼줄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 바람직한 코칭의 조건을 바탕으로 나의 코칭 기록을 평가해달라고 하자. ‘오늘 코칭은 구성원에게 문제를 정확하게 짚어줬으나 자신감을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거나 ‘이번 코칭에는 유독 부정적인 표현을 자주 썼다’며 AI가 뼈아픈 피드백을 해준다면 이를 직면할 수 있는 리더만이 진짜 성장할 수 있다.

코칭에 더 특화된 기능이 필요하다면 베터업이나 혼 같은 플랫폼은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패턴과 피드백 스타일을 분석하고 개인화된 개선 방향을 제안해준다. 다만 이런 플랫폼들은 조직 차원의 도입을 전제로 하는 경우가 많아 개인 리더가 바로 접근하기엔 허들이 있다. 관련해 실제 국내의 한 IT 기업에서는 현업 리더들이 좋은 코치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자체적 코칭 평가용 프롬프트를 만들기도 했다. 

◆코칭 후 : 성찰을 루틴으로, 누적을 자산으로

면담이 끝난 후가 코칭 역량이 실제로 자라는 시간이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이 면담을 마치고 나면 다음 업무로 바로 넘어간다. AI를 활용하면 이 성찰의 과정을 짧고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면담 직후 AI에게 오늘의 대화 흐름을 간략히 설명하고 더 좋은 코칭을 하기 위해 나에게 필요한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내가 오늘 팀원의 가능성을 믿고 기다려준 시간은 얼마나 됐나’, ‘내가 오늘 놓친 것은 없을까’, ‘이 팀원의 장기적 성장 목표는 어떻게 잡으면 좋을까’, ‘이 팀원에게 다음 면담에서 더 집중해야 할 부분은’ 등을 AI에게 물어보자. AI의 답변이 정답일 필요는 없다. 그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리더 스스로 면담을 되짚게 되는 것이 핵심이다.

이 루틴을 꾸준히 쌓으면 누적된 기록이 리더 개인의 코칭 성장 데이터가 된다. ‘나는 성과 이슈에는 잘 개입하는데 동기 이슈는 늘 흘려보내는 경향이 있다’는 식의 자기 인식이 데이터로 뒷받침된다. 챗GPT나 제미나이, 클로드 등의 생성형 AI로도 충분히 가능한 루틴이고 이렇게 쌓인 통찰은 다음 면담을 준비하는 코칭 전 단계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성찰이 루틴이 되면 코칭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성장 시스템이 된다.

◆리더에게 : 툴보다 근육이 먼저다

코칭 AI 툴 시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오늘 주목받는 툴이 내년엔 다른 툴로 대체될 수 있다. 특정 플랫폼에 조직의 코칭 문화를 통째로 맡기는 것이 섣부른 이유가 여기 있다. 툴은 바뀌어도 리더가 AI를 코칭에 녹여 쓰는 방식과 루틴은 남는다.

지금 당장 거창한 플랫폼을 구매하거나 도입할 필요는 없다. 다음 면담 전에 팀원의 상황을 AI에게 설명해보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질문을 받아 적는 것이 아니라 팀원을 관찰하고 언어화하는 연습으로서 그 작은 루틴이 쌓이면 어떤 AI 툴이 나와도 코칭에 잘 활용할 수 있는 리더의 근육이 된다.

AI 시대에 코칭이 더 중요해졌다면 코칭하는 리더도 AI 시대에 맞게 성장해야 한다. 툴을 쓰는 것이 아니라 툴로 자신을 키우는 방식으로.

양신혜 IGM세계경영연구원 기업가치혁신본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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