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시대 국제 사법, 관할권 넘어서야”

서하연 기자 2026. 4.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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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법 분야 석학 코노 토시유키(河野俊行, Kono Toshiyuki) 일본 큐슈대 명예특훈교수가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개최된 세계국제법협회 한국본부(ILA Korea) '2026 춘계 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국제지식재산 분쟁의 관할과 준거법 기준을 제시한 '교토 가이드라인'을 주도한 그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복잡해진 국제분쟁 환경에서 기존 국제사법 체계의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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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 토시유키 일본 큐슈대 명예특훈교수
4월 10일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인터뷰 중인 코노 토시유키(Kono Toshiyuki) 일본 큐슈대 명예특훈교수. 백성현 기자

국제사법 분야 석학 코노 토시유키(河野俊行, Kono Toshiyuki) 일본 큐슈대 명예특훈교수가 서울 흑석동 중앙대에서 개최된 세계국제법협회 한국본부(ILA Korea) '2026 춘계 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국제지식재산 분쟁의 관할과 준거법 기준을 제시한 '교토 가이드라인'을 주도한 그는,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복잡해진 국제분쟁 환경에서 기존 국제사법 체계의 보완 필요성을 강조했다. 4월 10일 학술대회 현장에서 코노 교수를 만났다. 

- AI 확산 속에서 국제사법의 한계는
"AI 및 디지털 지식재산 분쟁에 대한 현행 국제사법의 구조적 약점은, 영토적으로 분리 가능한 행위를 전제로 설계됐다는 점에 있다. 반면 디지털 행위는 어디에나 존재하며(ubiquitous), 비국지적(delocalized)이다. AI는 관련 행위자를 특정하고 책임을 일관되게 배분하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든다. 창작·유통·통제가 개발자·배포자·플랫폼·사용자 등 여러 주체에 분산돼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관할권과 준거법의 분절, 그리고 집행의 공백(enforcement gaps)이 발생한다."

-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 회장을 지냈다. 국제사법에서 문화재 불법 거래 문제 어떻게 바라보나.
"아시아 각국의 법체계는 문화유산 불법 거래를 여전히 개별 거래로 보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불법거래는 약탈, 불법 발굴부터 허위 출처 조작, 국경 간 이동, 온라인 판매로 이어지는 공급망 형태로 이뤄진다. 최근 유네스코에 따르면 구매자·공급자·서버가 서로 다른 관할에 위치하는 경우가 많다. 허위 출처(provenance)가 디지털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있으며, 소셜미디어와 온라인 플랫폼이 불법 거래의 주요 경로가 되고 있다. 국내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강화된 국제 협력이 필요하다. 공통된 실사 기준과 출처 인증 강화, 기관 간 정보 공유, AI 모니터링 및 이미지 인식 등 디지털 도구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

- 1994년 일본 최초로 전면 영어 LL.M을 도입하고, 정부 장학 프로그램과 연계해 글로벌 인재들이 유학할 수 있는 통로를 만들었다. 그 성과는 어떤가
"30년 동안 큐슈대 LL.M. 프로그램은 5개 대륙 50개국 이상에서 2,000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들 중 다수는 현재 판사, 검사, 정부 관료, 실무가, 그리고 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2025년 수백명의 동문이 모인 30주년 기념 행사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게 느낀 점은, 이 네트워크가 상징적인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며 지속되는 것이라는 점이었다.  이 네트워크는 다양한 법체계와 공동체에 대한 직접적인 교류를 가능하게 하고, 상호 지원을 훨씬 더 용이하게 만드는 통로가 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협업했던 교수들은 국경을 넘어 학문적·전문적 연계를 계속 발전시키고 있다."

- 최근 국제사법을 넘어 연구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그 배경은
"주요 법적 문제들 중 일부는 더 이상 하나의 법학적 영역 안에서 이해될 수 없게 됐다. 국제사법에서 출발했지만 문화유산에 관한 연구와 법경제학과의 접점을 거쳤다. 이를 통해 법적 문제를 보다 넓은 제도적·사회적 맥락 속에 위치시키는 것이 얼마나 많은 것을 가져다주는지를 깨닫게 되었다. 앞으로 글로벌 가치사슬과 책임 있는 기업 활동과 관련된 법의 분절 문제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