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더 잘 돌보려다 지쳤다… 개, 고양이 양육자 3명 중 1명 '정서 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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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1년도 채 안 된 고양이를 살리겠다고 삶을 다해 매달렸던 조씨에게서 무엇이 보이는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 애틋한 부모 혹은 형제·자매를 위해 어떤 것도 아까워하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 확연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월 전국 반려동물 양육 가구 주 보호자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설문조사단은 반려동물 주 양육자의 유형을 크게 △행복한 보호자(정서 안정형) △책임형 보호자(신체적 부담형) △지친 보호자(정서 소진형)로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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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양육 가구 실태 조사' 발표
'지친 보호자', 잘 돌보려다 부담 커져
반려동물, 모든 세대·가구에 걸친 일

"길에서 데려온 지 몇 개월 안 된 고양이가 복막염 진단을 받았어요. 불치병이나 다름없다지만 허망하게 보내기 싫었어요. '스리잡'을 뛰어서 6㎖에 11만 원짜리 약물을 구해 매일 주사를 맞혔어요. 다 나을 때까지 6개월 동안 자취방에 고양이랑 틀어박혀 살았어요." (5세 고양이 점순이를 키우는 30세 조모씨)
태어난 지 1년도 채 안 된 고양이를 살리겠다고 삶을 다해 매달렸던 조씨에게서 무엇이 보이는가.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 애틋한 부모 혹은 형제·자매를 위해 어떤 것도 아까워하지 않는 '가족'의 모습이 확연하다.
어떤 이들에게는 반려동물이 가족임은 더 이상 부정할 수 없다. 그러다 보니 가족을 돌볼 때 생기는 어려움을 개, 고양이를 키우면서 똑같이 겪는 이들도 생겼다. 반려동물을 돌보다 번아웃 증후군(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정신적 피로로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호소하는 반려인이 대표적이다.
한국리서치와 서울대학교 수의대가 '반려동물 양육 실태조사'를 한 결과 반려동물 양육자 3명 중 1명꼴로 정서적 소진을 호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3월 전국 반려동물 양육 가구 주 보호자 2,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잘 돌보려다 지친 보호자들 35.3%

설문조사단은 반려동물 주 양육자의 유형을 크게 △행복한 보호자(정서 안정형) △책임형 보호자(신체적 부담형) △지친 보호자(정서 소진형)로 나눴다. 군집 분석 결과, 행복한 보호자가 전체의 36.8%로 가장 많았지만 지친 보호자 비율도 35.3%로 거의 비슷한 비율이었다.
지친 보호자들은 다른 군집과 비교해 월평균 건강 관리비(14만4,000원)와 일평균 산책 시간(1시간 12분), 일평균 놀이시간(1시간 24분)이 가장 높았다. 동시에 돌봄 부담 척도(ZBI)도 가장 높았다. 잘 돌보려는 의지가 강하고 그에 따른 투자가 많을수록 번아웃 증후군에 취약해지는 역설이 숨어 있다는 뜻이다.

복막염을 앓던 고양이 점순이를 살려낸 조씨 역시 "이제 와서 생각하면 당시 번아웃 증후군의 끄트머리에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환묘(아프거나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 커뮤니티에서 복막염 치료법을 독학하고 진료해 줄 병원을 홀로 찾아다녔다"며 "중간에 재발까지 해 막막한 심정이었지만 그저 버텼다"고 말했다.
반려동물, 이제는 모든 세대·가구의 문제
반려동물을 가족같이 돌보는 건 더 이상 특정 세대나 성별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다. 이번 조사 결과 반려동물 주 양육자 연령대는 40대와 50대가 각각 25%, 30%로 가장 많았고 이외에도 30대 18%, 60대 21%로 고르게 분포됐다. 1인 가구 비율(31%)이 가장 높을 것 같지만 오히려 배우자가 있는 가구 비율(59%)이 훨씬 높았다.
최은서 기자 silver@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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