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수사 어디서부터 꼬였나... 공천 받고 '통일교 금품 의혹' 족쇄도 풀렸다

위용성 2026. 4. 1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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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소시효 완성됐거나 증거 불충분"
보좌진 증거인멸 혐의만 불구속 기소
세계본부장 민중기 특검 진술이 발단
"특검 수사대상 아냐" 석 달간 미조치
'늦장 수사' 비판 속 물증 확보 실패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가 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본경선 합동연설회에서 기념촬영 후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전 후보는 9일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다. 뉴스1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은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검경 합동수사본부로부터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던 전 의원 해명과 달리 합수본은 명품 시계를 받은 의심 정황까지 파악했지만 공소시효 도래로 '공소권 없음' 결론을 내렸다. 전날 부산시장 후보로 확정된 전 의원은 사법리스크를 덜어낸 반면 야당은 "경선 승리 축하 선물이냐"고 격앙된 반응을 내놨다.

합수본은 이날 '통일교 금품 의혹'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전 의원의 뇌물수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공소권 없음과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뇌물 공여 혐의를 받은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측 인사들, 전 의원과 함께 금품 수수 혐의를 받은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도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의혹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지난해 8월 민중기 특별검사팀 면담에서 한 진술에서 시작됐다. 전 의원과 김 전 의원, 임 전 의원을 거론하면서 "문재인 정부 시절 통일교로부터 수천만 원 상당 금품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전 의원은 2018년 한일해저터널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는 대가로 현금 2,000만 원과 1,000만 원 상당의 고가 시계를 받았다고 지목됐다.

하지만 특검은 특검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판단, 정식 수사로 전환하지 않았다. 이에 야권에서는 '편파 수사' 비판이 제기됐다. 특검은 지난해 12월 10일 경찰로 사건을 이첩했고, 올해 1월 6일 출범한 합수본이 다시 사건을 넘겨받아 약 3개월간 수사해 왔다.

합수본은 전 의원이 경기 가평군 통일교 천정궁을 방문해 시계를 받은 의심 정황을 포착했다. 같은 해 2월 정원주 전 통일교 총재 비서실장이 785만 원 상당의 까르띠에 시계 1점을 구입했고, 이듬해 7월 전 의원 지인이 그 시계 수리를 맡긴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다만 함께 수수 의혹이 제기된 현금이나 불가리 시계 등에 대해선 "확인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합수본은 결국 까르띠에 시계를 포함한 전체 금품 제공 의심 금액을 3,000만 원 이상으로 특정하지 못했고, 형법상 뇌물죄 공소시효(7년) 도과에 따라 공소권 없음 처분했다. 보다 수사가 확대돼 가액 3,000만 원 이상과 대가성 등이 확인됐다면 공소시효가 10~15년인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을 적용할 여지가 있었다. 합수본은 시계 전달 의심 시점을 '2018년 8월 21일'로 특정, 공소시효가 지난해 8월 이미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합수본은 통일교 측이 2019년 10월 선화예술중고 이전 관련 청탁을 하고 전 의원의 자서전 500권을 1,000만 원에 구입했다는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해서도 무혐의 처분했다. 통일교에서 전 의원을 만나 구체적 청탁을 했다고 볼 사정이 없다는 점, 전 의원이 통일교의 책 구입 사실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 등이 근거였다.

이번 전 의원 수사는 숱한 의혹과 정치적 공방의 대상이 됐다. 특검이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하면서 사건을 석 달가량 방치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공소시효가 한창 지난 '늦장 수사'가 진행됐다는 비판이 거셌다. 민 특검은 편파 수사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다. 특검은 입장문을 내고 "특검에서 윤영호의 진술을 최초 확보한 시점(지난해 8월 22일) 정치자금법 위반과 형법상 뇌물죄의 공소시효는 이미 완성된 것"이라며 "특검이 사건을 방치해 공소시효가 완성됐다는 지적은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사건을 넘겨 받은 합수본도 윤 전 본부장 진술 외 물증 확보에 실패했다. 까르띠에 시계 실물도 끝내 찾아내지 못했다. 성과는 전 의원의 보좌진 4명이 경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부산 지역구 사무실 PC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를 확인, 불구속으로 이들을 기소한 게 전부다. 합수본은 여기에도 "전 의원 지시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정권이 나서 꽃길을 깔아주고 있다"며 집중포화를 퍼부었다. 장동혁 대표는 "(김태훈) 합동수사본부장이 전 의원의 선대위원장을 맡기로 한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믿어주신 시민 여러분, 감사하다"며 "지금은 '말'이 아니라 '일'을 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위용성 기자 up@hankookilbo.com
신현주 기자 spic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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