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겐 자유의지란 없다 선택은 수많은 요인의 결과”
백수진 기자 2026. 4. 11. 00:43

모든 것은 결정되어 있다
로버트 M. 새폴스키 지음 | 양병찬 옮김 | 문학동네 | 648쪽 | 4만3000원
인간에게 ‘자유 의지’가 있는지는 오랫동안 과학과 철학이 붙들어온 난제다. 자유 의지란 인간이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해 행동할 수 있다는 믿음을 뜻한다. 미국 스탠퍼드대 신경학과 교수인 저자는 “인간에게 자유 의지는 없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스스로 선택했다고 믿는 결정조차, 실은 통제할 수 없는 생물학과 사회적 환경의 결과라는 것이다.
유머러스하고 경쾌한 문체로 급진적인 주장을 흥미롭게 밀고 나간다. 철학·심리학·신경과학·물리학을 넘나들며 인간의 행동을 좌우하는 수많은 요인을 제시한다. 일례로 한 연구에서 판사가 식사를 한 지 오래됐을수록 가석방을 허가할 가능성이 낮아졌다. 흔히 ‘의지’라고 믿는 성실함이나 자제력조차 어린 시절 형성되는 뇌 구조의 영향을 받았다.
이는 자연스럽게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진다. 개인의 성취로 여겨지던 것들이 실은 수많은 변수들이 빚어낸 결과라면, 성공과 실패를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수긍할 순 없지만, 인간의 오만에 돌을 던지는 도발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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