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이 저자] 선술집 운영하는 ‘가녀장’ 부모를 직원으로 두다

“효도도 부양도 아닌, 지속 가능한 ‘동료 가족’의 탄생”
에세이 ‘내 가게에 부모님을 고용했습니다’(파이퍼프레스)에 붙은 부제가 눈길을 끈다. 부모와 자식이 고용 계약을 맺고 ‘가족’이라는 경제 공동체를 굴린다. 단, 가부장이 아닌 ‘가녀장’이 총대를 멨다. 이 책을 쓴 최윤선(36)씨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서 선술집을 운영한다. 올해로 5년 차다. 최씨가 사장이고 부모님이 직원으로 일한다. 아버지 최철균(74)씨가 홀서빙과 재료 구매 등을 맡고, 어머니 김민자(68)씨가 조리 실장으로 주방을 진두지휘한다. 셋으로 시작한 가게는 정직원 다섯에 파트타임 직원 포함 총 여덟 명으로 늘어 성업 중이다.
패션 회사를 다니던 평범한 직장인이었던 저자는 “이렇게 계속 쳇바퀴 돌 듯 살 수 없다”는 생각에 자영업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고향에서 포차를 운영하다 폐업해 재정적 어려움을 겪던 부모님을 사업에 끌어들였다. 그는 “부모님을 먹여 살리고 싶은데 나에겐 그럴 능력이 없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보니 부모님은 능력이 정말 많은데 시대가 빨리 변하는 바람에 설 자리를 잃어가고 계셨다”고 했다. 최씨 부모님은 그가 태어나기 전부터 백반집 ‘깻묵이네’를 운영했고 이후 ‘또또포차’까지, 38년 내공의 자영업 베테랑이었다. 최씨는 “나의 젊음과 패기, 부모님의 능력을 합쳐 도전해 봐야겠다는 용기를 냈다”고 했다.
최씨는 일터에선 냉정한 사장이다. 개업 당시 아버지를 인턴으로 고용해 ‘철균님’으로 불렀다. 월급은 80%만 줬다. 52년생 아버지가 젊은 여성 손님들과 마찰을 빚지 않게끔 대화법을 일일이 가르쳤다. ‘손님이 먼저 말을 걸기 전까지는 말하지 말라’는 규칙을 적용한 적도 있다. 이에 철균님은 “악덕 사장”이라고 딸을 흉봤지만, 3개월 인턴을 거쳐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집에서는 따듯한 격려를 보내는 딸 역할을 한다. “엄마 꿈이 ‘과일을 죄책감 없이 먹고 싶다’였어요. 제가 희생해서 사드리는 게 아니라 다 같이 열심히 일한 돈으로 사요. 그런 지금이 꿈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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