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 언박싱] 10년 만의 ‘국공 회담’…‘14초 악수’가 다 했다
지구촌 이슈를 깊이 있게 풀어내 보는 시간, W언박싱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시진핑 주석이 오늘 베이징에서 만난 사람.
바로 타이완의 제1야당, 국민당을 이끄는 정리원 주석입니다.
웃으며 손을 내미는 시 주석.
무려 14초간 악수가 이어졌는데요.
지난해 10월, 일본 다카이치 총리와 만날 때 시진핑의 굳은 표정 기억하시나요?
당시 차가웠던 분위기와는 확실히 달랐습니다.
중국 공산당과 타이완 국민당, 이른바 '국공회담'이 열린 건 10년 만입니다.
오늘 회담에서는 '92 공식'과 '하나의 중국' 원칙이 재차 강조됐는데요.
'92 공식'.
쉽게 말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하자는 1992년 합의입니다.
[시진핑/중국 국가 주석/오늘 : "'92 공식'을 준수하고 '타이완 독립'에 반대한다는 공동의 정치적 기반 위에서, 우리는 국민당을 포함한 타이완의 여러 정당과 단체, 각계각층의 인사들과 교류를 강화할 것입니다."]
시진핑 주석이 이 시점에 타이완 야당 대표를 직접 초대한 이유는 뭘까요?
전략은 명확합니다.
친미, 반중 성향인 현재 라이칭더 정부와는 달리 야당과는 이렇게 화기애애 지낼 수 있다는 걸 보여줘 타이완 내부 여론을 흔들겠다는 건데요.
중국은 타이완을 영토 일부라 주장하며 필요시 무력 사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죠.
타이완 주변 군사 활동을 강화하면서도, 한쪽으론 야당과 웃으며 대화하는 '투트랙' 전략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시진핑의 시선은 타이완 너머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있는데요.
다음 달 미중 정상회담에서 대미 협상 카드로 쓸 수 있다는 가능성도 나옵니다.
타이완 안에도 중국과 발맞추는 세력이 있다는 걸 보여줌으로써 타이완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나 개입 명분을 선제적으로 차단하려는 의도인 건데요.
마침, 타이완 정계의 뜨거운 감자가 바로 4백억 달러 규모의 특별 국방 예산안입니다.
라이칭더 정부가 타이완을 지키기 위해 미국 무기를 사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국민당은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가로막고 있는 상황인데요.
시진핑이 이 지점을 정확히 파고든 겁니다.
중국과 사이 좋게 지내면 평화가 오고, 그럼 굳이 많은 돈을 군비 증강에 쓸 필요가 없다는 걸 타이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거죠.
국민당 안에서도 유독 친중파로 꼽히는 정 주석.
오늘도 시진핑의 장단에 맞춰 중국 밀착 발언을 쏟아냈는데요.
'타이완 독립' 노선이 오히려 중국을 자극해 전쟁 위험을 높인다는 게 정 주석의 주장입니다.
[정리원/타이완 국민당 주석/오늘 : "양당의 끊임없는 노력 아래 타이완 해협은 더는 잠재적인 충돌 초점이 되지 않을 것이고, 외세 개입의 바둑판은 더욱 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바둑판'이라는 표현도 미국과 일본의 개입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거란 분석이 나오는데요.
타이완 정부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중국에 대한 굴복'이라며 비판이 거센데요.
[추추이정/타이완 대륙위원회 주임위원/장관급/오늘 : "정리원 주석이 공산당의 논리에 동조하며 그들의 통치 성과를 찬양한 것은 타이완 주류 민심에 반할 뿐만 아니라, 타이완 해협의 평화를 염원하고 공산당의 강압에 반대하는 국제 사회의 시각과도 완전히 대조됩니다."]
평화 사절을 자처해 베이징으로 향한 정리원 주석.
이번 회담이 곧 있을 미중 정상회담엔 어떤 변수가 될지, 계속해서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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