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경제] "봄바람 휘날리면~지갑도 날아가고?" 립스틱 매출 증가, 경제 불황 신호탄? (영상)

이선영 2026. 4. 1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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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의 전조 '립스틱 미스터리'와 호르몬의 경제학


[더팩트ㅣ정리=이선영 기자]

◆ 방송 : 더팩트 유튜브 콘텐츠 'THE 미스터리경제' EP.05

◆ 출연 : 금융증권부 이한림, 이선영 기자

◆ 편집 : 디지털미디어팀 이상빈, 이환호, 유영림 기자

선영>세상에 당연한 경제는 없다. 팩트 뒤에 숨겨진

한림>기묘하고 오싹한 경제의 진실을 파헤칩니다

한림,선영>더팩트 경제 추리 콘텐츠 '미스터리경제' 시작합니다.

선영>드디어 꽃구경의 계절 봄이 왔습니다. 여러분은 꽃구경을 다녀오셨나요? 거리마다 핑크빛으로 좀 물드니까 저는 마음도 막 설레고 그러더라고요.

한림>네, 저도 지난주에 아주 잘 보고 왔는데 다녀오셨어요?

선영>네, 저는 근처 안국 쪽에 다녀왔어요.

한림>안국에 뭐가 있나요?

선영>안국 쪽에 정독도서관? 이런 데도 있고 소소하게 꽃구경을 즐길 만한 곳이 있더라고요.

한림>이제 꽃이 벌써 만개한 느낌이 나요. 올해 봄이 조금 일찍 찾아온 감도 있는 것 같고. 출근길에 보니 여전히 벚꽃도 피어 있고 사람들 다 사진 찍고 있는 모습들이 있잖아요. 그 모습 보면 어땠어요?

선영>행복해 보이죠

한림>표정이 너무 밝고 너무 행복하고 그런 걸 보면 '봄이 왔긴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사람들 입술이 조금 무서운 것 빼고.

선영>입술이 왜 무서울까요? 봄이라서 다들 화사하게 립스틱도 바르고 나들이도 가는데 감성 파괴하시는 거 아닌가요? 혹시..T신가요?

한림>T는 맞습니다만 저도 감성 있고 화사한 립스틱이나 립밤 아주 좋아합니다. 요즘 뭐 남자들도 비비크림이나 입술을 바르는 거에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런 시대잖아요. 그런데 경제적으로는 좀 무서운 이야기를 연결 지을 수가 있어요. 봄날에 립스틱이나 그런 화장품 같은매출이 늘어나는 게 사실 비명 지르는 가계 경제의 신호탄일 수 있습니다.

선영>오늘은 봄 이야기를 하나 했더니 또 기묘한 경제 이야기인가요?

한림>네

선영>오늘은 노래나 부르고 좀 쉬엄쉬엄 하면 안 될까요?

한림>어? 좋아요! 노래 부르시죠

선영>봄바람 휘날리면~

한림>지갑도 날아가고~ 죄송합니다. 할 건 해야죠. 오늘 파헤칠 미스터리경제는 당신의 파우치 속에 숨겨진 '불황의 증거'입니다. 설렘이 사실 위로였다면 어땠을까요? 시작합니다

선영>선배, 아까 립스틱이 경제 위기의 신호라고 하셨는데, 아직은 와닿지가 않는데 어떤 사건이 있나요?

한림>네. 2000년대 초반에 IT 버블 터졌을 때 전 세계 경제가 곤두박질쳤는데 희한하게 '에스티 로더(Estee Lauder)' 같은 화장품 회사 립스틱 매출이 폭등했다고 하네요. 전년 대비 11% 정도 폭등했다고 하는데 이걸 두고 '에스티 로더'의 레너드 로더 회장이 '립스틱 인덱스(Lipstick Index)'라는 말을 만들었어요. '립스틱 지수' 오늘은 이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선영>네. 보통은 경기가 나쁘면 가계 지출도 줄이게 되고 필요하긴 하지만 화장품 지출도 줄여야 되는 게 맞지 않을까요?

한림>그렇죠. 그게 그런데 또 미스터리라는 겁니다. 사람들은 돈이 없으면 명품 가방이나 자동차 같은 큰 소비는 포기하는데 나를 위한 보상까지 포기하기는 힘들거든요. 그래서 선택하는 게 가장 저렴한 사치로 불리는 립스틱인 셈입니다.

선영>립스틱이 잘 팔리는 거는 나는 지금 비싼 건 못 사니까. 이런 립스틱이라도 사서 저렴하게 본인의 가치를 만족하는 그런 눈물겨운 고백인 셈이네요.

한림>또 이거를 '넥타이 효과'라고 하기도 하고 일은 해야 되기 때문에예전에 금융 쪽에 다니신 분들은 항상 넥타이는 차고 다녔잖아요. 내 지갑이 아무리 얕아도 일은 해야 되기 때문에.

선영>일은 해야지

한림>그래서 넥타이라도 사야 되겠다. 넥타이가 그렇게 비싸지 않으니까 그렇게 불리기도 하는데. 수백만원짜리 명품 백은 못 사더라도 2~3만원짜리 립스틱 하나로 '이거라도 사야지 하는' 일종의 가성비 창구인 거죠. 그리고 이제 이 시장 사이즈 자체가 워낙 작았기 때문에 매출이 확 오르면 그 전보다 훨씬 더 크게 오른 것처럼 보이는 착시 효과도 있습니다.

선영>그럼 경제는 안 좋은데 저렴한 물건들이 가격이 오른다고 내수 경제가 살아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네요.

한림>네, 그렇습니다. 더 오싹한 건 기업들이 이 '립스틱 효과'를 감지하는 순간인데요. 서민들이 비싼 건 못 사고 작은 사치에 매달리기 시작했다는 걸 눈치를 채면 그때부터 생필품 가격이나 저렴했던 그런 제품들 가격을 확 올려버리는 경우가 또 있어요. 저가형 마케팅을 한다는 거죠. 2+1도 다 마찬가지고요. 서민들이 봄날에 집어든 그런립스틱 같은 작은 거 하나가 이 시장 전체를 바꿔버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선영>듣다 보니까 '왜 유독 봄일까?'라는 생각도 드는데요. 립스틱은 이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 대표하는 물건 하나에 불과하더라도 봄이라는 계절에 국한되지만 않을 것 같은데, 봄이라서 설레는 그런 걸까요?

한림>오프닝 때 노래하신 것처럼 봄이라서 설레서 그런 거겠죠? 그런 것도 있겠죠? 그런데 이제 이건 기업들의 정교한 마케팅이나 그런 거와 연관 있다고도 볼 수 있는데 '호르몬 마케팅'과 연관이 있다고도 볼 수 있어요.

선영>호르몬이면 우리 뇌를 조종한다는 그런 걸까요?

한림>네. 봄은 낮에 유난히 따뜻한 느낌을 받는 계절이잖아요. 또 이 직전 계절이 겨울이었기 때문에 겨울은 낮에도 좀 추웠잖아요. 그래서 그런 기저효과도 있지만 실제로 봄이 되면 햇빛이 쬐는 이 지수 일조량 자체가 급격히 높아진다고 합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선영>그렇네요. 보통은 여름이라고 생각을 하잖아요

한림>실제로 국가데이터처 통계에 따르면 2019년부터 봄의 일조량이여름보다 높았어요. 데이터가 2024년이 최근이어서 작년 건은 집계되지 않았는데, 2024년 봄이 670.4 여름이 636.6이었다고 하네요. 꽤 차이가 나죠?

선영>그렇네요. 같은 해 가을은 496.1 겨울이 627.9인 것도 좀 놀랍습니다.

한림>네. 다시 호르몬 이야기를 해 본다고 하면 일조량이 늘면 세로토닌(serotonin)이라는 호르몬 분비가 급증한다고 해요.

선영>'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그 세로토닌 말인가요? 어쩐지 요즘 좀 행복한 것 같기도 합니다.

한림>아까 보니까 많이 행복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세로토닌 하면저희가 잠이 안 오면 저는 수면 유도 음악 같은 걸 유튜브에 검색해서 틀어놓긴 하는데, 그 시간에 필요한 호르몬을 이렇게 찾는다기보다는우리가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너무 잘 알잖아요. 그거랑 반대로 생각하면 된다고 하더라고요. 도파민은 내 뇌를 자극시키고 계속 움직이게 만드는데. 세로토닌은 보상 호르몬이라고 해서 저도 자세히는 잘 모르겠지만, 행복해지는 마음이 평온해지는 그런 호르몬이라고 합니다.

선영>그 호르몬 들어간 주파수 이런 거 들으시는 거예요?

한림>네, 맞아요. 머리 아플 때는 무슨 '뚜뚜뚜뚜' 혹시 엠씨스퀘어라고 아세요?

선영>엠씨스퀘어?

한림>엠씨스퀘어라고 예전에 있었는데, 저는 그 세대여서 그걸 쓰고 있는데 '뚜뚜뚜뚜뚜' 하는 소리 들으면서 자는 거예요. 물론 그게 계속 틀어놓고 자게 되면 잠든 이후에는 그렇게 효과가 좋지는 않다고는 하는데. 불면증을 앓는 분들이나 수면에 좀 방해되는, 깊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잠이 드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때 세로토닌 호르몬이 분비가 되면 잠이 잘 온다고 해요. 그래서 봄에 또 잠이 많이 오는 것 같기도 해요. 그것 때문인지 몰라도 어쨌든 세로토닌 분비가 일조량이 늘면 급증한다고 합니다. 이게 또 실제 연구 결과가 있어요. 2024년 8월 옥스퍼드 대학교 캐서린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세로토닌과 정서 처리 사이의 관계를 연구한 그런 연구였는데요. 세로토닌 수치를 높이는 약물 항우울제 같은 그런 약물을 피실험자들에게 투여를 하면 그들이 부정적인 정보보다 긍정적인 얼굴 표정이나, 단어나 이런 거를 더 빨리 인식하고 기억한다는 긍정 편향이 나타난다는 결과가 있었어요. 또 부정적인 결과에 대한 민감도 자체도 현저히 낮아졌다고 합니다.

선영>그럼 민감도가 낮아졌다는 거는 손해를 봐도 아프게 느껴지지 않는다, 이런 건가요?

한림>그래서 평소라면 이번 달 카드값 무서워서 내려놨을 것 같은 물건도 이 일조량 때문에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해져서 '이거 뭐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위험을 좀 과소평가하게 되는 경향이 생긴다는 거죠.

선영>이게 더 오싹한 것 같습니다

한림>그게 더 오싹한 것 같아요. 또 립스틱 같은 경우는 비교적 비싼 물건이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물론 비싸요. 비싼 것 같아요. 하지만 비교적 고지출 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더욱 그렇고요. 그런데 그런 소비가 늘어나면 수혜를 보는 쪽은 어디일까요? 그런 립스틱 같은 소비가 크게 늘어나면

선영>기업이겠죠

한림>그렇죠. 립스틱을 판매하는 곳이겠죠. 그 기업들이 돈을 벌고

선영>기업의 주가도 올라가고

한림>그래서 이제 봄날의 그런 핑크빛 유혹 뒤에 숨겨진 호르몬 마케팅이 이런 거다. 그런 셈이죠

선영>오늘 이야기를 듣고 나니까 제 모습이 다르게 보이기도 하고요.립스틱이 진짜 좋아서 산 건지 아니면 불안과 호르몬이 결합을 해서 이렇게 내 손에 쥐어진 건지 헷갈리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한림>네. 그런데 너무 허탈해할 필요는 없습니다. '립스틱 효과'를 뒤집어 생각을 하면 어떤 불황 속에서도 나 자신을 포기하지 않겠다, 내 입술 색깔은 포기하지 않겠다. 이런 강력한 인간의 생존 의지가 되거든요. 그리고 또 나 자신을 예쁘게 잘 가꾸면 자신감도 생기고, 내 일도 더 잘되고 그런 연구 결과도 있어요. 오늘 연구 결과 얘기를 많이 하네요. 어쨌든 사실 내가 번 돈으로 내 소비를 내가 컨트롤 가능한 범위 내에서 나를 위해 투자하겠다는데 전혀 잘못된 게 아니라는 거죠.

선영>네, 맞습니다. 큰 사치는 못 되더라도 립스틱 하나로 다시 일어설에너지를 얻는다면 그것도 가치 있는 소비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데요.나의 소비의 실체를 아는 것도 중요할 것 같습니다.

한림>네, 그렇습니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지갑을 다잡는 힘은 내 지출이 '진짜 설렘'인지, 아니면 '불황이 만든 위로' 인지. 이런 걸 정확하게 인지하는 데서 나오지 않을까. 사실 과소비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을 타지 않고 다 문제잖아요. 과소비를 하지 않으면 된다는 거죠.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선영>그래서 핑크빛 유혹 속에서도 저희는 팩트를 놓치지 않는 눈오늘 봄날을 맞아서 립스틱 미스터리를 풀어봤습니다. 여러분의 파우치 속에는 어떤 경제 신호가 들어 있나요? 오늘은 여기까지 하고다음 편에 뵙겠습니다.

한림,선영>구독과 좋아요. 미스터리경제! 다음 편에 만나요 안녕.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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