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빚없는 추경' 지켰다 … 고유가 지원금 3600만명에 지급
건전재정 공감, 총지출 유지
고유가 지원금 10만~60만원씩
취약계층·비수도권은 더 받아
나프타 수급안정 예산 늘리고
단기일자리 사업 예산은 삭감
월 3만원 내면 대중교통 무제한

중동 상황 대응을 위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이 10일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야 간 줄다리기 끝에 추경 총액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일부 사업에서 증액과 감액이 이뤄졌다.
국회는 이날 밤늦게 본회의를 열고 추경안을 여야 합의로 처리했다. 당초 여야는 이날 본회의 개최 후 추경안 통과에 합의했지만, 항목과 금액을 놓고 오전까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다가 막판 타결에 성공했다.
여야는 상임위원회 예비심사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4조원 이상 증액 요구가 있었지만 총지출 규모를 정부안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재정건전성과 물가 상승 압력 등에 대한 우려를 특히 여당이 수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우선 국민의힘이 막판까지 문제를 제기한 고유가 피해지원금은 정부 원안대로 확정됐다. 추경에 담긴 국비 예산 총액은 약 4조8000억원이다. 소득 하위 70%의 국민 3577만명에게 1인당 10만~60만원의 지역사랑상품권과 신용카드 등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난 7일 예결위 전체회의에 나와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 시기와 관련해 "이미 행정 데이터가 있는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4월 중 지급을 목표로 할 것"이라며 "나머지 분들은 건강보험 재원 자료를 갖고 종합적으로 정리해야 하므로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 5월 중 지급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중교통 환급 지원(K패스) 사업도 국회 심사 과정에서 대폭 증액(1011억원·운영비 26억원 별도)됐다. K패스는 월 15회 이상 대중교통 이용 시 이용자에게 지출 금액의 20~53.3%를 돌려주는 기본형과 일정 금액(수도권 일반 국민 6만2000원) 초과 지출 전액을 환급해주는 정액형이 있다. 당초 정부는 추경안을 내며 기본형 환급률을 일률적으로 15~30%포인트 높였다. 하지만 여야는 심사를 통해 시차출퇴근 시간대에 한해서만 추가로 환급률을 30%포인트 높여주기로 했다. 시차출퇴근 시간대는 오전 5시 30분~6시 30분, 오전 9~10시, 오후 4~5시, 오후 7~8시에 해당한다.

이를테면 오전 9~10시에 출퇴근하는 일반 직장인은 기존에 20%를 환급받았는데, 앞으로 50%를 환급받을 수 있다. 출퇴근 시간대를 분산시키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정부안은 정액형에 대해선 혜택이 당초 없었다. 하지만 여야는 심의를 통해 정액형에 대해 가격을 절반 이상 할인한 '반값 패스'를 출시하기로 했다. 수도권 일반 국민은 기존에 월 6만2000원을 내면 모든 대중교통(KTX 등 일부 제외)을 무제한으로 탈 수 있었는데, 올해는 월 3만원만 내면 대중교통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청년과 저소득층은 해당 금액이 2만2000~2만5000원으로 낮아진다.
나프타 수급 안정화를 위한 예산도 2049억원 증액했다. 나프타 가격이 최근 치솟은 것을 감안한 수치다. 이 밖에도 국회 심사 과정에서 전기승용차 보급(600억원), 농기계 3종 면세경유 유가연동보조금(529억원) 등이 증액됐다. 추경 예산 총액을 맞추기 위해 여야는 정부 추경안에 대한 손질도 대대적으로 나섰다. 중소기업 모태조합 출자 예산(1100억원),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 일반 사업(1018억원), 신용보증기금 및 기술보증기금 출연 예산(900억원) 등이 대표적인 감액 사업이다. 청년 일경험지원사업(111억원), 청년 일자리창출지원(86억원), 사회연대경제청년 일경험시범사업(39억원) 등 청년 일자리 사업도 대거 손질됐다.
한편 총지출 규모가 늘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의 올해 총지출은 본예산 기준 727조9000억원에서 753조원으로 확정됐다. 관리재정수지 적자 규모는 약 2000억원 줄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도 당초 3.9%에서 3.8%로 개선될 전망이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본회의 통과 직후 서면 브리핑에서 "여야가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위기 앞에서 국익을 우선한 초당적인 협력으로 추경안을 신속하게 처리해준 것에 감사드린다"며 "이번 추경 예산이 최대한 빨리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추진하는 등 신속 집행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지웅 기자 / 나현준 기자 / 류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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