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매각은 문제”...LH는 왜 거슬렀나

정용진 2026. 4. 10.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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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도심 유휴부지 4곳서 공공주택 공급 추진
“공공택지 매각 중단” 정부 기조 역행 논란
민간참여사업, 공공성 훼손·혈세 유출 우려
경실련 “장기공공임대·기본주택 전환해야”
[지데일리]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서울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한 공공주택 공급을 민간참여사업 방식으로 추진하면서 공공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LH가 서울 도심 유휴부지에 공공주택을 공급하기 위한 민간참여사업을 추진하자 경실련이 강하게 반발했다. 경실련은 LH가 공공택지를 분양 형태로 매각해 공공성을 훼손하고 민간에 이익을 몰아준다고 비판했다. 이어 공공분양 중단과 장기공공임대·토지임대부 주택 전환을 촉구했다. ⓒ픽사베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LH의 도심 유휴부지 공공주택 공급 방안이 “공공택지의 사실상 매각이며 국민 혈세를 민간에 퍼주는 구조”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LH는 지난 8일 “도심 내 유휴부지를 활용해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민간참여사업 공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 대상지는 ▲도봉구 성대야구장 ▲송파구 위례업무용지 ▲서초구 옛 한국교육개발원 부지 ▲강서구 공공시설 부지 등 4곳이다. 

각 부지에는 공공임대와 분양을 병행한 형태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위례지구에서는 999호를 모두 분양으로 공급하고, 성대야구장 부지에는 2100호를 건설해 1709호(81.4%)는 분양으로, 391호(18.6%)는 임대로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LH가 공공택지를 사실상 매각하려는 시도”라며 “공공분양을 중단하고 장기공공임대주택과 토지임대부 기본주택을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냈다. 

경실련은 “‘공공의 땅’은 국민 모두의 소유이며 민간에 매각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LH가 조성한 공공택지를 민간에 매각하는 구조는 근본적으로 문제”라고 언급했던 점을 거론하며, “정부가 9·7 대책에서 공공택지 매각 중단 방침을 밝히고 LH 직주 시행으로 전환했음에도 불구하고 LH는 이를 거스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LH가 추진 중인 공공분양 방식이 본질적으로 토지 매각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주택을 분양한다는 것은 건축물뿐 아니라 부지의 소유권까지 이전하는 것”이라며 “위례와 성대야구장 사업에서 공공분양이 진행되면 공공택지가 시장에 풀리는 결과가 되어 투기를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실련은 ‘공공분양 대신 장기공공임대 및 기본주택 공급’을 요구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정부가 보유한 공공임대주택은 2024년 기준 197만 호로 집계됐다. 그러나 이 가운데 20년 이상 장기 거주가 가능한 임대주택은 99만 호로 절반에 불과하다. 

2012년 당시 전체 104만 호 중 장기공공임대가 74%였던 점을 감안하면, 지난 10여 년 사이 장기임대 비중이 큰 폭으로 줄었다는 것이다. 경실련은 “공공임대주택 수는 늘었지만, 서민들이 안정적으로 살 수 있는 장기공공임대가 오히려 줄었다”며 “LH는 공공분양보다 공공임대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대통령이 과거 유튜브 영상에서 밝힌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 방침도 상기시켰다. 당시 이재명 대통령은 “싱가포르처럼 토지는 국가가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면서 “분양과 임대의 중간 형태인 토지임대부 주택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LH가 정부 기조에 맞춰 토지임대부 방식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실련은 또한 LH의 ‘민간참여사업’ 구조 자체가 혈세 낭비라고 비판했다. 과거 공공주택사업에서는 LH가 단독으로 시행해 민간은 시공만 담당했지만, 민간참여사업에서는 LH와 민간이 공동 시행자로서 설계와 분양을 함께 추진하고 수익을 배분한다. 

경실련은 “민간사업자가 이윤을 배분받는 구조는 분양가와 임대료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공공택지와 자금을 민간이 수익화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LH는 민간참여사업을 통해 “민간의 자금력과 기술, 브랜드를 결합해 효율성과 품질을 높이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경실련은 “공공주택은 본래 동일한 기준으로 시공되기 때문에 품질 격차는 크지 않다”며 “LH가 품질 개선을 원한다면 후분양 제도 강화와 자체 혁신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경실련은 “공공주택은 무주택 서민을 위한 정책이며 투기나 이윤 추구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LH가 도심 유휴부지를 활용해 추진하는 공공분양과 민간참여사업은 본래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분양과 민간참여사업을 지속하면 시장 과열과 투기심리만 자극할 것”이라며 “정부와 LH는 공공분양을 중단하고 장기공공임대주택 및 토지임대부 기본주택 공급으로 정책을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또 “이재명 대통령이 강조한 ‘공공택지 매각 중단’ 기조를 LH가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며 “부적절한 민간참여사업을 취소하고 부동산시장 정상화를 위한 공공성 강화 노력을 통해 국민 주거안정을 실현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