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산·한화, 탄약사업 매각 협상 왜 깨졌나

안대규/최석철/서형교 2026. 4. 10.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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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 주가가 10일 14.48% 급락했다.

전날 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 방위산업 부문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공시한 여파다.

풍산그룹이 한화그룹과의 방산 부문 매각 협상을 돌연 중단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풍산은 과거에도 방산 부문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협상이 결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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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홀딩스 주가 14% 하락
양측 가격 입장차 못 좁히고
당국은 솔루션 2.4조 유증 제동
兆단위 투자에 대한 부담 커져
풍산, 승계 위해 방산 매각 불가피
매수자 찾기 조만간 재개될 듯

풍산그룹 지주사인 풍산홀딩스 주가가 10일 14.48% 급락했다. 전날 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풍산 방위산업 부문 인수 검토를 중단했다고 공시한 여파다. K-9 자주포를 생산하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포와 탄을 아우르는 시너지를 내겠다는 계획을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풍산그룹이 한화그룹과의 방산 부문 매각 협상을 돌연 중단한 이유는 복합적이다. 매각 흥행 실패와 가격 협상 결렬,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 등의 변수가 양측의 합의를 어렵게 했다는 게 투자은행(IB)업계의 설명이다.

 ◇금감원 제동까지 ‘엎친 데 덮친 격’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3일 진행된 풍산 탄약사업 매각을 위한 입찰에 단독으로 최종입찰제안서를 제출했다. 인수를 검토하던 LIG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옛 LIG넥스원)와 현대로템, 심팩 등은 최종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풍산으로서는 복수 후보자 간 가격 경쟁을 유도할 기회를 잃은 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의 자금 여력과 인수 의지가 워낙 강해 승산이 없을 것으로 보고 포기한 후보가 많다”고 말했다. 한화 측이 제출한 최종입찰제안서는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 따른 인수의향서(LOI)보다 구속력이 강한 것으로, 풍산그룹과 한화그룹은 가격 협상만 남겨둔 상태였다.

풍산 측은 인적 분할을 통해 방산 부문을 떼어낸 뒤 매각하는 방식을 검토했다. 이를 통해 신설 방산법인의 풍산홀딩스 지분 38%에 경영권 프리미엄 20~30%를 더한 1조5000억원 수준을 매각가로 기대했다. 하지만 한화그룹은 이보다 낮은 가격을 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2조4000억원 규모의 한화솔루션 유상증자 논란도 가격 협상을 힘들게 했다. 시장에선 한화솔루션이 과도한 차입 투자로 인한 재무적 부실을 주주에게 전가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급기야 지난 9일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하며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었다. IB업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이 주주에게 재무적 부담을 전가한다는 비판을 받는 가운데 또 다른 계열사가 인수에 조 단위 투자를 하면 더 큰 지탄을 받게 된다”며 “높은 인수가격을 써내기에도 부담이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주포와 자주포용 포탄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독식하면 공급망 리스크가 발생할 것이라는 경쟁사들의 우려도 이번 M&A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구조조정을 우려한 풍산 노동조합의 반대 역시 걸림돌 중 하나였다.

 ◇과거에도 결렬…매각 재개 가능

IB업계에선 기업 승계 문제로 풍산의 방산 부문 매각이 언제든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류진 풍산그룹 회장의 장남 로이스 류(한국명 류성곤)는 미국 국적으로, 한국 국적자만 방산업체 경영이 가능하도록 한 방위사업법상 기업 승계가 불가능하다. 풍산은 과거에도 방산 부문을 한화그룹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가 협상이 결렬됐다. 당시에는 부산 기장 공장의 가치평가를 놓고 양측 간 이견이 발생해 매각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한화솔루션의 유상증자에 제동을 걸면서 한화그룹의 자금 조달 계획에도 비상이 걸렸다. 시장에서는 이번 정정 요구를 단순한 기재 보완을 넘어 주주 가치 훼손 가능성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책임 있는 해법을 내놓으라는 압박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증자 규모를 축소하자니 기한이익상실(EOD) 우려 등 자본 확충 압박이 재발하고, 그 부담을 짊어져야 할 ㈜한화는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한화솔루션이 증자 규모를 줄여 주주 가치 희석을 최소화하거나 신주 발행 방식을 제3자 배정으로 변경해 대주주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안대규/최석철/서형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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