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근민 이후 20년만에 민주당 제주도지사 안긴 '오영훈' 연임 실패

30대 광역의원, 40대 국회의원, 50대에 광역자치단체장에 오르며 승승장구하던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연임에 실패했다. 6.3 전국동시지방선거 더불어민주당 당내경선 TV 토론회에서 재선에 실패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고 선언했음에도 문대림(제주시 갑)·위성곤(서귀포시) 국회의원에 밀렸다.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은 10일 제9회 지방선거 당내경선 개표 결과를 발표하면서 문 의원과 위 의원이 결선투표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현역 오영훈 지사의 연임 실패가 확정된 순간이다.
TV토론회에서 오 지사는 연임에 실패하면 정계에서 은퇴하겠다는 배수진을 쳤지만 끝내 결선에 오르지 못했다. 10일 오후 9시 기준 오 지사는 제9회 지방선거 당내경선 탈락 이후 이렇다할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1968년생인 오 지사는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지내며 학생운동에 몸을 던져 제주4.3 진상규명과 명예회복 운동에 매진했다.
1994년 故 김근태 통일시대국민회의 의장 특별보좌관을 맡아 정치에 입문한 그는 2002년 제3회 지방선거 때 33세 나이로 제7대 제주도의회 의원선거 제1선거구(일도1·2동)에 도전해 한나라당 고석현 후보에게 패배했다.
절치부심한 그는 2006년에 제주시 일도2동에서 첫 도의원 배지를 달았고, 2010년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하며 정치적 몸집을 키웠다.
2012년에는 도의원을 사퇴하고,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현역 김우남 국회의원에게 패배했다.
탈당했던 오 지사는 복당후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 재도전, 당내경선에서 3선 김우남 의원에 짜릿한 승리를 거두며 본선에 진출, 새누리당의 지원을 받은 부상일 후보를 꺾으며 국회에 입성하는데 성공했다.
오 지사는 2020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압승하며 중량감을 키웠다. 당시 이낙연 당대표 비서실장과 제20대 대통령선거 이재명 후보 비서실장을 맡아 이름을 알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국회의원 배지를 내려놓고, 제주도지사 선거에 뛰어들었다. 정치적 동지인 문대림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하며 민주당 대표선수가 됐고, 본선에서 집권여당인 국민의힘 허향진 후보를 꺾는 승부사적 기질을 발휘했다.
오 지사는 2002년 우근민 제주도지사 이후 20년만에 민주당에 제주도지사 자리를 안겼음에도 연임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제주형 행정체제개편을 비롯해 상장기업 유치·육성, 제주형 간선급행버스체계(BRT) 등 굵직한 정책을 추진했으나, 도민 피부에 와닿지 못했다. "(정책이)완결되면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한 오 지사 발언은 정책 초반부터 부정적 여론에 시달렸다.
가뜩이나 악화된 여론 속에 '측근'들의 관권선거 의혹이 증폭되면서 늪에 빠진 오 지사는 끝내 헤어나오지 못했다.
경선 패배로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하게 된 그는 도지사 직무에 복귀, 민선 8기 도정을 차분히 정리하는 마지막 과업을 수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