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못 잡고 떠나는 이창용 "트럼프가 도와주지 않는다"

이준섭 기자 2026. 4. 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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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앞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와 환율, 수도권 집값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거듭 내놨다.

이 총재는 "자기 자랑 같지만 후회하는 것은 없다"며 "금리 조기 인하에 실기했다는 말도 많았고 금리를 너무 안 올려 환율이 이렇게 됐다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양쪽이 균형이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환율을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차기 총재에게 넘기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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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에 기준금리 2.5% 동결
물가 압력·수도권 집값 불안엔 경계
1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퇴임을 앞둔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물가와 환율, 수도권 집값에 대한 경계 메시지를 거듭 내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0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5%로 유지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물가와 성장의 불확실성이 동시에 커진 상황에서 당장 금리를 조정하기보다 충격의 파급 경로를 더 지켜보겠다는 판단이다.

이 총재는 이날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사태의 추이와 파급 영향을 좀 더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공급 충격이 일시적인 경우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다만 물가 불안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확산되고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해질 경우에는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현 단계에서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물가 흐름이 더 악화하면 대응 강도를 높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환율에 대해선 최근 원화 약세가 국내 요인보다는 대외 충격의 성격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작년 11-12월과 지금은 성격이 다르고 최근 중동 사태와 외국인 주식 매도세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다"며 "이란 사태가 안정되면 그 이전에 환율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올라간 것에 비해 그만큼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외환시장 개입 효과와 관련해선 속도 조절 기능을 강조했다. 이 총재는 "개입을 하지 않았으면 환율이 지금보다 더 높아졌을 수도 있다"며 "외환보유고 개입은 일시적으로 속도를 조정하는 역할이지 환율을 영구적으로 조정하는 수단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퇴임을 앞둔 소회도 직접 꺼냈다. 이 총재는 "자기 자랑 같지만 후회하는 것은 없다"며 "금리 조기 인하에 실기했다는 말도 많았고 금리를 너무 안 올려 환율이 이렇게 됐다고 비난하는 분들도 있었는데 양쪽이 균형이니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환율을 보다 안정된 상태에서 차기 총재에게 넘기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남겼다. 이 총재는 "환율이 안정된 상태에서 자리를 넘기고 싶었는데 그렇게 가지 못했다"며 "중동 지정학 리스크와 외부 충격이 겹치며 변동성이 커졌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수도권 집값 문제도 거론했다. 이 총재는 "국민 양극화 정서 문제, 계층 간 문제뿐 아니라 자본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해서 굉장히 나쁜 방향"이라며 "이 문제는 반드시 고쳐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서울 집값을 잡으려면 결국 수도권 집중 완화 같은 구조적 해법이 뒤따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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