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2경기 득실점 마진 –25.5점, 영원한 건 절대 없어

청주/최창환 2026. 4. 10.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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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승 127패 승률 .181. 2012년 위성우 감독이 부임하기 전 4시즌 동안 아산 우리은행의 전적이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 극적으로 4위에 올랐지만, 우리은행이 위성우 감독 부임 후 13시즌 동안 거둔 승률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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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청주/최창환 기자] 2026년 4월 10일/아직 젊은 줄 알고 반팔 입었는데…

28승 127패 승률 .181. 2012년 위성우 감독이 부임하기 전 4시즌 동안 아산 우리은행의 전적이다. 우리은행은 4시즌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들의 마음은 모르지만, 한화 이글스를 30년 넘게 응원하고 있는 나로선 매 시즌 꼴찌를 도맡았던 우리은행 팬들의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위성우 감독 부임 후 펼쳐졌다. 2012~2013시즌을 시작으로 통합 6연패를 달성하는 등 2024~2025시즌까지 정규리그 통산 327승 95패 승률 .784를 거뒀다. 2023~2024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27승 3패를 기록한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업셋을 연출했고, 핵심 멤버가 줄줄이 이탈한 지난 시즌도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반전을 썼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라고 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13승 17패에 그쳤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 극적으로 4위에 올랐지만, 우리은행이 위성우 감독 부임 후 13시즌 동안 거둔 승률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 정규리그 순위가 2위 밑으로 내려간 적도 없는 팀이었는데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 미만에 머물렀다.

줄부상 앞에선 천하의 위성우 감독과 우리은행도 방도가 없었다. 박신자컵에서 폭발력을 보여줬던 세키 나나미부터 이민지, 이명관에 이르기까지. 주전이 줄줄이 시즌아웃된 가운데 이다연마저 몸에 탈이나 플레이오프 출전은 무리였다.

“사실 서서히 내려가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 진작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김)단비를 영입하면서 다시 우승했고,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올 시즌 전력으로는 정말 쉽지 않았다. 성적이 내려오면 젊은 선수를 키워야 하지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선수들도 다 떠났으니….” 위성우 감독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계속 1위 경쟁만 해왔는데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르더라. 마지막까지 4위 자리를 두고 싸웠다. 지나고 돌아보니 나에게는 그것도 좋은 경험이 됐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수 싸움에 능한 위성우 감독이라 해도 더 이상 꺼낼 카드가 없었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6-73 완패를 당했던 우리은행은 2차전 역시 8명으로 치렀다. 우승이 걸린 챔피언결정전이었다면 이명관이나 이다연도 뛰었겠지만, 위성우 감독은 끝내 이들을 투입하지 않았다. “무리했다간 더 크게 다친다”라는 게 위성우 감독의 설명이었다.

똑같은 전략으로 나서면 결과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던 만큼 승부수는 있었다. 김단비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무릎 상태가 썩 좋지 않은 부분도 고려했지만, 박지수와 매치업되는 상황에 조금이라도 더 힘을 쏟길 바라는 마음도 담은 변화였다.

우리은행은 객관적 전력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반 내내 팽팽하게 맞섰다. 강계리의 돌파, 오니즈카 아야노의 3점슛을 묶어 2쿼터 종료 2분여 전에는 2점 차 리드를 가져오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반격은 여기까지였다. 박지수에게 버저비터를 내줘 35-37로 전반을 마친 후부터는 한 번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지 못했다. 2개의 3점슛을 연달아 허용하며 3쿼터를 시작한 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격차가 벌어질 뿐이었다. 변칙이나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최종 스코어는 54-78. 2경기 득실점 마진은 –25.5점에 달했다.

“영원한 건 없다. 올 시즌 치르면서 새삼 느꼈다.” 위성우 감독이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남긴 말이었다. 그 말대로였다. 급격한 전력 약화에도 자존심을 지켜왔던 우리은행 왕조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사진_김소희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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