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일기] 2경기 득실점 마진 –25.5점, 영원한 건 절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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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승 127패 승률 .181. 2012년 위성우 감독이 부임하기 전 4시즌 동안 아산 우리은행의 전적이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 극적으로 4위에 올랐지만, 우리은행이 위성우 감독 부임 후 13시즌 동안 거둔 승률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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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승 127패 승률 .181. 2012년 위성우 감독이 부임하기 전 4시즌 동안 아산 우리은행의 전적이다. 우리은행은 4시즌 모두 최하위에 머물렀다. 선수들의 마음은 모르지만, 한화 이글스를 30년 넘게 응원하고 있는 나로선 매 시즌 꼴찌를 도맡았던 우리은행 팬들의 마음은 누구보다 잘 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위성우 감독 부임 후 펼쳐졌다. 2012~2013시즌을 시작으로 통합 6연패를 달성하는 등 2024~2025시즌까지 정규리그 통산 327승 95패 승률 .784를 거뒀다. 2023~2024시즌에는 정규리그에서 27승 3패를 기록한 청주 KB스타즈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업셋을 연출했고, 핵심 멤버가 줄줄이 이탈한 지난 시즌도 정규리그 우승이라는 반전을 썼다.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라고 했지만, 더 이상은 무리였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 13승 17패에 그쳤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 극적으로 4위에 올랐지만, 우리은행이 위성우 감독 부임 후 13시즌 동안 거둔 승률과 비교하면 말 그대로 ‘격세지감’. 정규리그 순위가 2위 밑으로 내려간 적도 없는 팀이었는데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으로 5할 승률 미만에 머물렀다.

“사실 서서히 내려가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건 진작 피부로 느끼고 있었다. (김)단비를 영입하면서 다시 우승했고,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는데 올 시즌 전력으로는 정말 쉽지 않았다. 성적이 내려오면 젊은 선수를 키워야 하지만,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던 선수들도 다 떠났으니….” 위성우 감독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계속 1위 경쟁만 해왔는데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는 것은 또 다르더라. 마지막까지 4위 자리를 두고 싸웠다. 지나고 돌아보니 나에게는 그것도 좋은 경험이 됐다. 언제 또 이런 경험을 해보겠나.”
수 싸움에 능한 위성우 감독이라 해도 더 이상 꺼낼 카드가 없었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46-73 완패를 당했던 우리은행은 2차전 역시 8명으로 치렀다. 우승이 걸린 챔피언결정전이었다면 이명관이나 이다연도 뛰었겠지만, 위성우 감독은 끝내 이들을 투입하지 않았다. “무리했다간 더 크게 다친다”라는 게 위성우 감독의 설명이었다.
똑같은 전략으로 나서면 결과도 불 보듯 뻔한 상황이었던 만큼 승부수는 있었다. 김단비를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무릎 상태가 썩 좋지 않은 부분도 고려했지만, 박지수와 매치업되는 상황에 조금이라도 더 힘을 쏟길 바라는 마음도 담은 변화였다.
우리은행은 객관적 전력상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전반 내내 팽팽하게 맞섰다. 강계리의 돌파, 오니즈카 아야노의 3점슛을 묶어 2쿼터 종료 2분여 전에는 2점 차 리드를 가져오기도 했다.
우리은행의 반격은 여기까지였다. 박지수에게 버저비터를 내줘 35-37로 전반을 마친 후부터는 한 번도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지 못했다. 2개의 3점슛을 연달아 허용하며 3쿼터를 시작한 후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격차가 벌어질 뿐이었다. 변칙이나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최종 스코어는 54-78. 2경기 득실점 마진은 –25.5점에 달했다.
“영원한 건 없다. 올 시즌 치르면서 새삼 느꼈다.” 위성우 감독이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남긴 말이었다. 그 말대로였다. 급격한 전력 약화에도 자존심을 지켜왔던 우리은행 왕조가 서서히 저물고 있다.
#사진_김소희 인터넷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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