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등권인데 공격 축구 한다''…토트넘, 데 제르비 선택은 도박?

이인환 2026. 4. 10.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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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은 줄인다.

선택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다.

데 제르비의 축구는 이해보다 체화가 먼저 필요하다.

데 제르비는 중앙을 파고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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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인환 기자] 보통은 줄인다. 실점부터 막는다. 승점 1점이라도 챙긴다. 강등권 팀의 생존 공식이다. 그런데 토트넘은 반대로 간다. 선택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다. 가장 위험한 방식이다.

시간이 없다. 남은 7경기다. 적응을 기다릴 여유도 없다. 문제는 스타일이다. 데 제르비의 축구는 이해보다 체화가 먼저 필요하다. 짧은 시간에 완성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이 길을 택했다.

핵심은 빌드업이다. 후방에서 시작한다. 일부러 상대를 끌어들인다. 그리고 한 번에 벗겨낸다. 좁은 공간에서 패스를 주고받다가 순간적으로 전진한다. 성공하면 단번에 수비를 무너뜨린다. 실패하면 곧바로 실점 위기다.

브라이튼과 마르세유에서 이미 증명된 방식이다. 몇 번의 패스로 압박을 풀고, 순식간에 골문 앞까지 도달한다. BBC 역시 이를 “위험을 감수하고 최고의 기회를 만드는 축구”라고 정의한다.

디테일은 더 과감하다. 센터백이 공을 오래 잡는다. 압박을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템포를 늦춘다. 수비수가 공 위에 발을 올리는 장면까지 나온다. 상대 공격수를 끌어내기 위한 의도된 행동이다. 그 순간 공간이 열린다.

중앙 미드필더는 그 공간을 연결한다. 좁은 지역에서 원터치, 투터치로 탈압박을 시도한다. 길게 끌지 않는다. 빠르게 이어준다. 일종의 벽 패스 구조다. 압박을 벗겨내는 순간, 전방은 비어 있다.

문제는 적합성이다. 현재 토트넘 선수단은 이 구조에 최적화돼 있지 않다. 기존 팀 컬러는 정반대였다. 측면 중심, 롱볼 연결, 낮은 리스크 구조였다. 안전하지만 단조로웠다.

데 제르비는 중앙을 파고든다. 가장 위험한 공간을 선택한다. BBC도 현재 스쿼드에서 좁은 공간 탈압박이 가능한 자원이 많지 않다고 지적한다. 루카스 베리발, 사비 시몬스, 아치 그레이 정도가 예외다.

그나마 위안은 경험이다. 포스테코글루 시절 유사한 접근이 있었다. 골키퍼까지 빌드업에 참여하고, 중앙 수적 우위를 만든 뒤 전진했다. 기본 구조는 닮아 있다.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은 아니다.

차이는 활용 방식이다. 포스테코글루는 풀백을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데 제르비는 중앙 미드필더를 더 적극적으로 쓴다. 그래도 본질은 같다. 공을 지키고, 압박을 끌어내고, 중앙에서 벗겨낸다.

수비 역시 공격적이다. 공을 잃어도 물러서지 않는다. 전방 압박을 선택한다. 브라이튼 시절 1대1 마크를 기반으로 전원이 달려드는 구조다. 뒤로 물러나는 순간이 아니라, 뒤로 돌리는 순간이 압박 신호다.

토트넘도 이미 한 차례 경험했다. 튜도르 체제에서다. 결과는 실패였다. 44일 만에 끝났다. 하지만 경험 자체는 남았다. 데 제르비에게는 참고 자료다.

결국 본질은 ‘시간’이다. 시스템 축구는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보다 구조를 우선하는 방식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아모림 사례가 이를 증명한다. 혼란은 필연이다.

그럼에도 토트넘은 선택했다. 이유는 분명하다. 데 제르비는 최근 몇 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감독 중 하나다. 과르디올라조차 그의 영향력을 인정했다. 단기보다 장기를 본 선택이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하다. 강등권이다. 결과가 필요하다. 철학보다 승점이다. 이 간극을 메우지 못하면 선택은 실패가 된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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