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비대면은 옛말”…원격의료, AI 주치의 시대로 진화한다

심희진 기자(edge@mk.co.kr) 2026. 4. 10.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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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가 단순히 화면으로 의사 얼굴을 마주하는 화상 통화 단계를 넘어 인공지능(AI)이 환자의 평소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을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지능형 주치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AI의 오진을 막을 안전벨트를 구축하고 올해부터 시행된 '디지털의료제품법'을 현장에 어떻게 안착시킬지가 향후 원격의료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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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의료학회 춘계학술대회

원격의료가 단순히 화면으로 의사 얼굴을 마주하는 화상 통화 단계를 넘어 인공지능(AI)이 환자의 평소 데이터를 분석해 위험을 선제적으로 감지하는 ‘지능형 주치의’ 모델로 진화하고 있다.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AI의 오진을 막을 안전벨트를 구축하고 올해부터 시행된 ‘디지털의료제품법’을 현장에 어떻게 안착시킬지가 향후 원격의료 시장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10일 서울대 의과대학에서 열린 ‘2026년 한국원격의료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한림대학교,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 법무법인 태평양 등 산·학·관 전문가들이 모여 이같은 원격의료의 패러다임 변화를 집중 조명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의료진의 업무 효율을 극대화하는 ‘AI 에이전트’ 기술이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의료진과 환자의 대화를 실시간 요약해 전자의무기록(EHR)에 자동 반영하는 기술이 소개됐다. 이는 의료진의 고질적인 행정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 의사가 오롯이 환자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기술적 변곡점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성민지 마이크로소프트 테크 전략가는 “미래의 AI 에이전트는 단순한 데이터 수집 기능을 넘어 환자의 상태를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대응하는 ‘오케스트레이터(지휘자)’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술의 진보가 곧바로 현장의 신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유재용 한림대 교수는 AI의 위험 요소를 관리하는 ‘AI 어슈어런스(신뢰성 보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를 “의료 AI의 안전벨트”라고 정의했다. 원격의료 특성상 병원 밖에서 정보가 수집되는 만큼 기기 오작동이나 주변 소음과 같은 부정확한 신호가 섞이기 쉬운데 이런 잡음을 걸러내지 못하면 기술의 생명력도 길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유 교수는 “설계부터 임상 이후까지 전 주기에 걸친 다차원적 평가 체계를 통해 AI의 환각 현상(잘못된 정보를 사실처럼 제시하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AI 기술에 대한 신뢰를 실제 의료 현장에 안착시킬 법적 토대도 마련됐다. 그간 AI나 소프트웨어는 형태가 없는 디지털 기술임에도 덩치 큰 의료 기계와 똑같은 하드웨어 규제를 적용받아 시장 진입이 늦어지는 등 현장과의 괴리가 컸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시행된 ‘디지털의료제품법’은 이러한 칸막이를 허물고 디지털 특성에만 최적화된 별도의 관리 체계를 마련해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였다.

김은철 한국의료기기안전정보원(NIDS) 센터장은 “낡은 규제의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제품에 맞는 유연한 인증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이를 통해 혁신 제품이 안전성을 담보하면서도 시장에 더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고속도로를 깐 셈”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부터 새롭게 시행된 ‘인공지능기본법’은 기술 활용에 따른 책임의 경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이시항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되는 의료 AI는 법적으로 ‘고영향 인공지능’으로 분류돼 엄격한 신뢰성 확보가 요구된다”며 “의료행위에 관여하는 AI는 원칙적으로 의료인의 검토 절차가 반드시 포함되는 ‘인간 감독의 내재화(HITL)’가 핵심 원칙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가 아무리 강력한 보조 도구로 진화하더라도 최종적인 진단과 처방의 주체는 결국 전문가인 의료인이어야 한다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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