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지구촌 바닷길 21개로 엿보는 강대국의 힘

설지연 2026. 4. 10. 18:3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의 시선은 연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쏠리고 있다.

전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이 좁은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즉각 흔들린다.

그는 이번 책에서 호르무즈 해협, 홍해, 남중국해, 흑해, 말라카 해협 등 21세기 국제 정세의 핵심 무대가 된 바닷길 21곳을 중심으로 세계 질서를 읽어낸다.

해협 하나의 봉쇄가 곧 세계 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이유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2
에밀리 오브리 외 지음 / 이수진 옮김
사이 / 272쪽│3만1000원

미국과 이란의 군사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세계의 시선은 연일 호르무즈 해협으로 쏠리고 있다. 전 세계 석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이 좁은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은 즉각 흔들린다.

최근의 전쟁을 이해하려면 지도 위에서 이 해협의 위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신간 <지도로 보아야 보인다 2>는 바로 이처럼 “지도를 통해서만 보이는 세계의 구조”를 설명하는 책이다.

저자는 프랑스에서 9년째 매주 토요일 방영되는 지정학 프로그램 ‘지도의 이면(Le Dessous des Cartes)’ 진행자로 잘 알려진 에밀리 오브리다. 그는 이번 책에서 호르무즈 해협, 홍해, 남중국해, 흑해, 말라카 해협 등 21세기 국제 정세의 핵심 무대가 된 바닷길 21곳을 중심으로 세계 질서를 읽어낸다. 앞서 1권이 대륙 중심의 지정학을 다뤘다면, 이번에는 바다라는 새로운 좌표를 제시한다.

책이 강조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오늘날 세계의 힘의 균형은 더 이상 육지에서만 결정되지 않는다. 전 세계 무역의 90%가 해상을 통해 이뤄지고 인터넷 데이터의 98%가 해저 케이블을 따라 이동하는 시대에 바다는 곧 권력의 통로다. 해협 하나의 봉쇄가 곧 세계 경제 전체를 뒤흔드는 이유다.

이란 사례는 그 상징적 장면이다. 페르시아만의 유일한 출입구인 호르무즈 해협은 폭이 45㎞에 불과하지만 중동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길목이다. 이 해협을 둘러싼 긴장은 곧 국제 유가와 직결되고, 결국 세계 정치와 군사 전략까지 좌우한다. 바닷길을 장악하는 것이 곧 국가의 힘이라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홍해 역시 마찬가지다. 수에즈 운하와 연결된 이 항로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세계 3대 해상 고속도로 가운데 하나다. 예멘 후티 반군의 공격과 중동 전쟁의 확산 가능성은 이 지역이 얼마나 취약한 전략 요충지인지 드러낸다. 지도 위의 좁은 해협 하나가 국제 정세의 변수가 되는 순간이다.

책은 이런 사례들을 통해 21세기 지정학의 무대가 바다로 이동하고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중국이 남중국해를 사실상의 ‘자국의 호수’로 만들려 하고, 러시아가 흑해를 전략적 출구로 집착하며, 미국이 전 세계 해군기지를 통해 해양을 통제하려는 이유도 같은 맥락에서 읽힌다.

복잡한 국제 정세를 단순한 뉴스의 흐름이 아니라 공간의 구조로 이해하게 만드는 책이다. 세계의 갈등은 종종 지도 위의 좁은 해협에서 시작된다. 오늘의 전쟁을 이해하려면 먼저 바다를 읽어야 한다는 사실을 이 책은 다시 한 번 일깨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