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밀고 들고 쏘고”…지하 화재 대응 인천 소방로봇 첫 시연
장애물 제거·견인·배연·고압 방수 구현
인천소방본부 “취약 화재 현장 대응 장비 지속 도입”

10일 오후 3시 인천김포고속도로 남청라영업소.
길이 3m, 폭 1.6m, 높이 2m에 육박하는 4.5t급 궤도형 배연로봇이 굉음을 내며 전진했다.
바닥 곳곳 깔린 과속방지턱 형태의 요철과 콘크리트 블록을 그대로 넘어서고, 앞을 가로막은 차량을 전면에 장착된 지게 포크로 들어올린다.
연결된 송풍 덕트를 통해 건물 내부 연기를 외부로 밀어내며 배연 기능도 수행한다.
불이 붙은 하얀 승용차에는 분당 4700ℓ에 달하는 고압 물줄기를 쐈다. 직사 방수가 불길을 누르고, 분무 방수가 겹치며 차량의 큰 불길이 빠르게 잡혔다.



이날 높이 1.97m의 저상 구조로 설계된 저상 전기소방차도 함께 선보여졌다.
기존 소방차가 진입하기 어려운 지하 공간 대응을 위해 개발된 장비로, 물탱크 500ℓ와 폼탱크 50ℓ를 갖춰 포소화약재를 활용한 초기 화재 진압에 특화됐다.
밀폐된 지하 공간은 화재 발생 시 연기와 유독가스가 빠르게 확산돼 대원 진입이 어렵고 초기 대응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성이 크다.
실제 2024년 인천 청라국제도시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 전기차 화재에서는 차량 900여대 피해와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피해는 38억원에 달했다.
해당 사고를 계기로 지하공간 신속 진입과 대원 안전 확보를 위한 첨단 장비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인천소방본부는 지난해부터 약 10개월에 걸쳐 궤도형 배연로봇을 제작, 올해 3월 서부소방서에 1대를 배치했다.
저상 전기소방차는 약 8개월의 제작 기간을 거쳐 올해 1월 서부·부평·남동·공단 소방서에 각각 1대씩 투입됐다.
장비 가격은 궤도형 배연로봇이 7억1800만원, 저상 전기소방차가 2억원 수준이다.
인천소방본부는 지하주차장과 터널 등 대형·특수 화재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를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실제 현장 대응 체계와 연계해 운용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임원섭 인천소방본부장은 "청라 지하 화재와 같은 대형·취약 화재 현장에 대응할 수 있는 장비 도입을 앞으로도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오늘 시연은 단순한 장비 공개를 넘어 소방 대응 방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궤도형 로봇과 저상 소방차는 지하 공간 화재 대응에 첨단 기술을 접목한 장비로, 앞으로 소방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주는 출발점"이라며 "현장 대응 시스템과 결합해 실질적인 작동 체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글·사진 박해윤 기자 yu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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